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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온난화 인간 탓’ 99~100%…30년내 북극 다 녹을 수도

등록 2021-08-09 17:09수정 2021-12-28 11:06

5개 시나리오 중 최선-최악 따라
2050년 이산화탄소 배출량
현재 2배 되거나 탄소중립 갈려

북극 기온상승, 전지구의 2배
세기말 해수면 0.55~1.01m 상승
태평양 섬나라 잠기고 부산도 위태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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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2013년 제5차 평가보고서 제1실무그룹 보고서에서 “기후시스템에 대한 인간의 영향은 확실하다(clear)”고 선언했다. 8년이 지난 올해 아이피시시는 9일(한국시각) 발표한 제6차 보고서에서 “인간의 영향으로 대기와 해양, 육지가 온난화한 것은 자명하다(unequivocal)”고 밝혔다. 인간이 배출한 온실가스에 의한 지구온난화가 과학적 사실이라는 점을 더욱 강하게 규정한 것이다.

보고서는 특히 자연이 아닌 인간 유래 기후변화가 폭염·호우·가뭄·열대저기압 등 세계의 많은 기상·기후 극한 현상에 이미 영향을 끼치고 있음이 ‘사실상 확실하다’고 평가했다.

아이피시시는 과학 연구를 직접 수행하는 기구가 아니라 기존에 동료평가를 통해 검증된 연구 결과들을 평가해 과학적 결론을 내리는 조직이다. 평가 결과 99∼100% 가능성이 있으면 ‘사실상 확실’, 95∼100%면 ‘대단히 가능성 높음’, 90∼100%면 ‘매우 가능성 높음’ 식으로 단서를 단다. 6차 보고서는 “최근 10년 동안 관측된 일부 고온 현상은 인간 영향 없이는 발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 분석에는 ‘대단히 가능성 높음’ 단서가 붙었다.

인간으로 인한 전지구 지표면 온도 상승은 산업화 이전(1850~1900년) 대비 0.8~1.3도 가량이다.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온난화 1~2도, 대기오염물질(에어로졸)에 의한 냉각화 0.8도 등이 반영된 수치다.

6차 보고서는 인간 영향이 명백해짐에 따라 미래 기후변화 전망도 인구, 경제, 토지 이용, 에너지 사용, 탄소배출 감축 노력 등 사회경제적 활동과 연계한 새로운 시나리오를 도입해 제시했다. 5차 보고서에서는 단순히 온실가스 배출 감축만 따지는 시나리오를 사용했다.

대기중 이산화탄소는 우리가 어떤 사회경제적 활동 등을 했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사회 발전과 온실가스 감축을 모두 이루거나 한 쪽만 잘하는 경우, 그 사회가 석탄발전 구조를 기반으로 하는지, 재생에너지를 기반으로 하는지에 따라 미래가 달라진다. 6차 보고서에서는 이런 점을 반영한 5개의 사회경제경로(SSP) 시나리오로 미래를 전망했다.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시나리오(SSP5-8.5)에서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2050년까지 현재의 2배가 된다. 반면 온실가스를 가장 적게 배출하는 시나리오(SSP1-1.9)로 미래가 진행되면 2050년께 세계는 탄소중립(이산화탄소 배출과 흡수가 0이 되는 것)에 도달한다.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느 시나리오로 진행되든지 2040년까지 지구 평균온도는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6차 보고서의 ‘미래기후 전망’ 총괄주저자인 이준이 부산대 교수는 “2021∼40년에 1.5도에 도달한다는 것이 어떤 특정 해에 1.5도를 넘는다는 의미는 아니다. 10년 또는 20년을 평균했을 때를 말한다. 1.5도에 도달하는 시점은 2030년대 중후반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현재 수준의 탄소 배출이 지속될 경우(SSP5-8.5 시나리오) 세기말인 2081∼2100년 전지구 지표면 온도는 4.4도(3.3∼5.7도) 상승한다. 반면 우리나라를 포함해 여러 나라들이 공약한 2050년 탄소중립이 실현(SSP1-1.9 시나리오)되면 21세기 말 전지구 지표면 온도 상승은 1.4도(1.0∼1.8도)로 낮춰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6차 보고서는 북극 기온 상승이 전지구 온난화 속도보다 2배 이상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고 우려했다. 모든 시나리오에서 2050년 이전 최소 한 번은 9월 중 북극 해빙이 거의 다 녹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변영화 국립기상과학원 연구관은 “북극 해빙이 녹으면 대서양 해양순환 속도가 느려지거나 멈출 수 있다. 북극 해빙 소멸은 제트기류에 영향을 줘 우리나라에 겨울철 한파를 야기할 수 있고, 여름철에는 블로킹 생성으로 폭염을 강화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구온난화로 빙하가 녹으면서 해류 흐름을 바꿔 지구 북반구가 빙하로 덮이는 상황을 그린 영화 ‘투모로우’가 영화로 그치지 않을 가능성도 있는 셈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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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지 빙하, 해양 빙상 소멸 시나리오를 보면, 해양온난화는 이번 세기중 기후시스템이 급격히 변하는 임계점(티핑 포인트)을 지날 것으로 점쳐진다. 온실가스를 가장 적게 배출해도 21세기 말까지 해수면이 1995∼2014년에 비해 최고 0.55m 높아지고, 가장 많이 배출하면 최고 1.01m까지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단체 등은 해수면이 0.5m 상승하면 태평양 섬나라는 대부분 물 밑으로 사라지고, 인도 뭄바이, 중국 상하이 등 인구 1천만~2천만명이 넘는 초대형 해안도시가 침수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1m 이상 상승할 경우 인천·부산 일부 지역이 바닷물에 잠기게 된다.

보고서는 “과거와 미래 온실가스 배출량으로 인해 해수면은 수백~수천년 간 상승할 것이고, 상승한 해수면은 수천년 동안 되돌릴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근영 김민제 기자 kylee@hani.co.kr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기후변화의 과학적 규명을 위해 세계기상기구(WMO)와 유엔환경계획(UNEP)이 1988년 공동설립한 국제협의체이다. 기후변화에 관한 가장 포괄적인 최신 정보를 제공한다. IPCC 평가보고서(AR)는 1990년 처음 나온된 뒤 5~7년 간격을 두고 발간된다. 기후변화 관련 모든 사항의 표준 참고자료로, 각국 정부 기후변화 정책 수립에 과학적 근거로 쓰인다. △기후변화 과학적 근거(제1실무그룹) △기후변화 영향·적응·취약성(제2실무그룹) △기후변화 완화(제3실무그룹) △종합보고서 등 4가지 평가보고서를 작성한다. 2014년 제5차 평가보고서(AR5)는 80여개국 과학자 800여명, 기여저자 및 검토전문가 각 1000여명이 참여해 3만편 이상 과학논문을 평가해 만들어졌다. 제6차 평가보고서는 2021년 8월 제1실무그룹보고서를 시작으로 2022년 9월 종합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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