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발사체조립동의 누리호 3차 발사를 위한 발사체 조립작업 모습.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의 우주를 향한 세번째 비행(24일)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22일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발사체종합조립동에서 누리호를 무인특수이동차량(트랜스포터) 위에 옮기는 작업을 진행이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전날 1∼3단의 기체 조립을 최종 마무리하고 마지막 성능 점검을 마친 누리호는 이날 무인특수이동차량에 실렸다가 23일 오전 발사체 조립동에서 1.8㎞ 떨어진 제2발사대로 이동을 시작한다.
최종 발사 여부는 발사 당일인 24일 오후 2시께 결정된다. 기체에 연료와 전기 등을 공급하는 장치를 연결한 뒤 점검에서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누리호는 오후 6시24분에 발사대를 떠나 우주로 떠난다.
누리호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제작한 총길이 약 47.2m·직경 3.5m·무게 17.5t의 3단형 발사체로, 지난해 6월21일 2차 발사에서 1.5t 무게의 위성을 지구 상공 700㎞ 궤도에 올려놓는 능력을 입증했다. 이 성공으로 한국은 실용위성을 독자적으로 우주로 보낼 수 있는 세계 일곱번째 국가가 됐다. 특히 이번 3차 발사는 민간 기업이 발사에 참여하는 첫 발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국내 발사체 산업 생태계의 기술 수준을 향상시킬 ‘체계종합기업’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선정한 바 있다.
앞선 발사가 능력을 검증하는 ‘시험 발사’였다면 이번 3차 발사는 실용위성을 우주로 보내는 발사체 본연의 임무를 띤 첫 ‘실전 발사’이기도 하다. 2차 발사 때 누리호는 성능검증위성과 진짜 위성이 아닌 위성모사체를 싣고 날았다면, 이번에는 주탑재 위성인 ‘차세대소형위성 2호’는 물론 부탑재 위성인 ‘큐브위성’(초소형위성) 7기 등 8기 모두 궤도에서 일정 기간 머무르며 수행할 임무를 가진 진짜 위성이다.
이에 따라 발사 고도, 발사 시간, 비행 시간 등 모든 것이 실용위성을 궤도에 투입하는 실제 임무에 맞춰졌다. 2차 때는 탑재 중량을 최대치인 1.5t에 맞춘 반면, 이번에는 궤도에 올릴 실제 위성만 싣다보니 탑재 중량이 504㎏으로 줄었다. 발사 고도도 2차(700㎞)때보다 150㎞ 낮춘 550㎞에 맞췄다.
발사 시간을 2차 때보다 2시간 이상 늦춘 것도 위성 배달 임무 때문이다. 카이스트 인공위성연구소가 개발한 차세대 소형위성 2호는 해상도 5m의 영상레이더(SAR)를 이용한 지구 관측과 근지구 궤도의 우주방사선 변화 관측 용도로 제작됐다. 이 영상레이더는 야간과 악천후에도 지상 관측이 가능한 대신 전력 소모가 많아 태양동기궤도인 550㎞ 고도에서 항상 태양 빛을 받아 태양전지를 충전할 수 있어야 한다.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체를 쏴 이 위치에 위성을 올릴 수 있는 시간은 오후 6시24분 전후 30분간이다. 이 때를 놓치면 발사를 미뤄야 한다. 누리호 발사관리위원회는 이런 가능성을 고려해 25~31일을 발사 예비일로 설정해 뒀다.
도달할 고도가 낮다 보니 위성 분리도 빠르게 시작된다. 2차 누리호는 이륙 875초(14분35초) 뒤 위성 분리를 시작한 반면, 3차 누리호는 이보다 92초 빠른 이륙 783초(13분3초)에 주탑재 위성을 분리하게 된다. 하지만 20초 간격으로 부탑재 위성 7개를 분리해야 하기 때문에 총 비행시간은 3차 누리호가 1138초(18분58초)로, 2차 누리호 1095초(18분15초)보다 43초 길어질 예정이다.
3차 누리호 위성의 초기 교신 성공 여부는 발사 후 1시간30분 쯤 지난 뒤 확인될 전망이다.
김정수 선임기자
jsk21@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