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3차 발사를 위한 1단과 2단 로켓 조립 작업 모습.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다음달 24일 세번째로 우주를 향해 날아오른다. 지금까지 진행된 2차례의 발사가 ‘예행연습’이었다면, 이번 발사는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위성을 우주 궤도에 올려놓고 ‘실전 임무’ 수행을 위한 것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국내 자체 기술로 개발한 누리호는 2021년 10월21일 1차 발사 실패를 딛고 지난해 6월21일 2차 발사에서 마침내 목표 궤도에 도달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이때 탑재하고 간 것은 진짜 위성이 아닌 ‘위성 모사체’와 성능 검증용 위성이었다. 하지만 다음달 24일 오후 6시24분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될 누리호에 실리는 위성은 모두 고유한 임무를 가진 ‘진짜 위성’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발사체 본연의 역할을 처음 수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누리호에는 주탑재 위성인 차세대 소형위성 2호와 부탑재 위성 7기를 포함해 모두 8기의 위성이 실린다. 카이스트 인공위성연구소 주관으로 개발된 차세대 소형위성 2호(NEXTSAT-2)는 고도 550㎞의 태양동기궤도(궤도면이 태양과 항상 일정한 각도를 유지하는 궤도)에서 2년 동안 소형영상레이다 기술 검증과 근지구 궤도 우주방사선 관측 등의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이를 위해 영상레이다와 우주방사선 관측기, 열제어장치, 전력증폭기 등의 다양한 장치가 장착돼 무게가 179.9㎏에 이른다. 크기는 누리호에 장착된 상태에서는 가장 긴 쪽의 길이가 1340㎜이지만, 궤도에서 임무 수행을 위해 태양전지판을 완전히 펼치면 최대 길이가 5203㎜로 늘어나게 된다.
부탑재 위성 7기는 모두 무게가 10㎏을 넘지 않는 큐브위성(초소형 꼬마 위성)으로, 전체 무게가 60㎏에 불과하다. 비록 크기는 작지만 이들 모두 고도 550㎞ 궤도에서 짧게는 6개월, 길게는 1년 동안 실제 수행할 임무를 가진 엄연한 ‘실용 위성’이다. 이 가운데 4기는 한국천문연구원이 개발한 ‘도요샛’(SNIPE)이라는 군집 위성이다. 1기당 무게가 10㎏인 이 위성은 장착된 입자검출기(SST), 자력계(MAG)를 이용해 임무 수명 1년 동안 궤도에서 지구 인근 우주 공간의 플라스마 미세 구조를 관측하는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나머지 큐브위성 3기는 모두 국내 민간기업들이 개발한 것들이다. 카이로스페이스가 제작한 큐브위성(KSAT3U)은 지표면 편광 측정을 통한 기상현장 관측과 우주쓰레기 경감기술 실증에, 져스텍의 큐브위성(JLC-101-v1-2)은 지구관측 영상 활용을 위한 광학탑재체 검증 영상 획득과 자세제어시스템 검증에, 루미르의 큐브위성(Lumir-T1)은 우주 방사능 측정 등에 활용된다. 이 가운데 가장 작은 져스텍의 큐브위성은 무게가 4㎏에 불과하다.
3차 발사되는 누리호의 주탑재 위성인 차세대 소형위성 2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3차 발사되는 누리호에 탑재될 큐브위성들. 왼쪽부터 져스텍의 ‘JLC-101-v1-2’, 루미르의 ‘Lumir-T1’, 카이로스페이스의 ‘KSAT3U’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이들 위성은 누리호가 다음달 3차 발사에 성공해 지구 고도 550㎞ 궤도에 도달하면 누리호에서 위성사출장치로 사출돼 분리된다. 이륙 783초 뒤에 먼저 주탑재 위성이 분리돼 나가고, 이후 20초 간격으로 7개 큐브위성의 분리가 진행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누리호는 2차 발사 때의 총비행시간 1095초(18분15초)보다 43초 긴 1138초(18분58초) 동안 비행하게 된다.
김정수 선임기자
jsk21@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