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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 사례로 추정한 한국의 코로나 감염자 수는?

등록 2021-01-01 09:59수정 2021-01-01 10:45

[윤복원의 물리상식으로 푸는 요즘 세상]
숨은 무증상 감염자 포함땐 15만명 가능성
감염 전파력 있는 사람은 1만7500명 추정
성탄절인 25일 오전 서울 서초구 강남역 9번 출구에 마련된 임시 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성탄절인 25일 오전 서울 서초구 강남역 9번 출구에 마련된 임시 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12월29일 블룸버그 뉴스에 따르면 중국 우한시의 실제 코로나19 감염자수가 50만명에 육박할 것이라고 한다.[1] 항체검사 결과 시민의 4.4%가 코로나에 감염된 적이 있었고, 이 비율을 우한시 전체 인구에 적용하면 4월에 발표된 5만명보다 10배 많은 50만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었을 것이라는 내용이다. 우한시에서 지금까지 코로나19로 사망한 사람 수가 3866명이라고 한다. 이 사망자 수를 감염자 수로 나눈 ‘감염자 치명률’을 계산해보면 0.77%다.

4월23일 로이터 통신 기사는 미국 뉴욕주에서 실시한 항체검사 결과 주민의 13.9%가 코로나19에 감염됐었다는 사실을 전했다. 전체 뉴욕주 인구로 따져 계산하면 270만명이 감염됐었다는 계산이 나온다. 당시는 사망자가 계속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라서 ‘감염자 치명률’을 정확히 계산하는 것은 쉽지 않다. 기사가 나오기 전에 이미 항체검사를 끝냈다는 것을 고려해 기사가 나온 날인 4월23일 뉴욕주 사망자 20212명으로 ‘감염자 치명률’을 계산하면 약 0.75%가 나온다. 우한시의 감염자 치명률과 비슷한 값이다.

코로나19의 ‘감염자 치명률’을 추정할 만한 최근 기사가 더 있다. 12월18일 AP통신은 ‘미국 교도소 재소자의 5분의 1이 코로나19 감염, 1700명 사망’이라는 기사를 내보냈다.[3] 적어도 27만5천명의 재소자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고, 그중 1700명 이상이 사망했다는 내용이다. 치명률로 계산하면 0.62%다.

한국의 동부구치소 감염 확산 경우처럼 폐쇄된 공간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 그곳에 있는 모든 사람을 전수검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감염된 사람과 감염되지 않은 사람을 분리해서 최대한 감염 전파가 일어나지 않게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미국 교도소도 전수검사했을 가능성이 크고, 이를 고려하면 재소자 치명률 0.62%는 사실상 ‘감염자 치명률’로 볼 수 있다.

우한시의 ‘감염자 치명률’ 0.77%와 차이가 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그 중 연령분포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국 교도소의 재소자 통계를 보면 18세 미만은 거의 없다. 65세 이상 고령층 비율도 실제 인구 통계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4][5] 18세 미만은 사망자가 거의 안 나와서 치명률을 낮추는 연령층인 반면, 65세 이상은 감염자 대비 사망자가 많아 치명률을 높이는 연령층이다. 미국 교도소 재소자의 낮은 ‘감염자 치명률’에는 상대적으로 낮은 고령층 비율이 큰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볼 수 있다.

한국 질병관리청이 발표하는 치명률은 사망자 수를 확진자 수로 나눈 ‘확진자 치명률’이다. 확진되지 않은 감염자들은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감염자 치명률’보다 높은 수치가 나온다. 확진과 사망 사이의 시차를 고려하면 좀 더 정확한 ‘확진자 치명률’을 계산할 수 있는데, 12월28일 기준 한국의 ‘확진자 치명률’은 1.94%다.[6] 우한시 ‘감염자 치명률’의 2.5배 정도다.

한국의 ‘감염자 치명률’도 우한시와 비슷하다고 가정하면, 한국의 실제 감염자수는 12월30일 기준 확진자 수의 2.5배인 15만명에 이른다고 추정할 수 있다. 전체 인구의 0.3% 수준이다. 검사를 통해 찾아내지 못한 감염자 9만여명은 본인이 코로나19에 감염된지도 모르고 살았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들이 현재도 감염시킬 수 있다는 말은 아니다.

https://coronaboard.kr/
https://coronaboar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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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관리청은 더 능동적으로 무증상 감염자를 찾아내야

그러면 현재 한국에서 코로나19를 감염시킬 수 있는 사람의 수는 어느 정도일까? 일일 확진자수는 12월 중순 이후 거의 1000명 수준이다. 실제 감염자가 이보다 2.5배 많다고 하면 일일 감염자 수는 2500명 정도다. 그리고 감염자들이 1주일 동안 감염시킬 수 있다고 가정하면 약 1만7500명을 전염시킬 수 있는 상태라고 볼 수 있다.

0.77%라는 ‘감염자 치명률’이 너무 과소평가된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을 가질 수 있다. 지난 초여름 한국의 단기 치명률을 보면 거의 1%까지 낮아진 적이 있다. 이때도 상대적으로 적은 규모이기는 하지만 감염 확산이 지속된 것을 보면 여전히 찾지 못한 무증상 감염자가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0.77%는 적어도 지나치게 과소평가된 ‘감염자 치명률’은 아닌 것으로 볼 수 있다. 통계적 오차 등을 감안하면, 반올림해 유효숫자를 하나 줄인 0.8%가 코로나19의 ‘감염자 치명률’이라는 것이 적절해 보인다.

최근 한국은 임시 선별 검사소를 운영하면서 무증상 감염자를 선제적으로 찾아내고 있다. 최근 일일 신규확진자가 1000명수준인데 그중 약 10%인 100명정도가 선제적으로 찾아내는 무증상 감염자라고 한다. 최근의 높은 ‘단기 확진자 치명률’을 감안하면[6], 실제 매일 감염되는 사람수는 일일 신규 확진자수의 2.5배인 2500명 정도로 추정할 수 있다. 이 가운데 찾지 못하는 무증상 감염자수 1500명은 선제적 검사로 매일 찾아내는 100명의 15배 수준이다. 무증상 감염자를 훨씬 더 많이 찾아내는 전략이 필요하다.

임시 선별 검사소를 통해 무증상 감염자를 찾아내는 방법은 감염자가 찾아와서 확진되기를 기다리는 수동적인 방법이다. 능동적으로 무증상 감염자를 찾는 방법이 필요하다. 질병관리청이 보유하고 있을 확진자 통계로부터 어느 집단에서 감염이 많이 일어나는지를 파악하고, 이를 토대로 집단별 부분·전수검사를 적극적으로 해야할 때다.

윤복원/미국 조지아공대 연구원(전산재료과학센터·물리학) bwyoon@gmail.com

주)

[1] ‘Wuhan’s Covid Cases May Have Been 10 Times Higher, Study Shows’, 블룸버그 뉴스, 2020년 12월 29일

[2] ‘New York survey suggests nearly 14% in state may have coronavirus antibodies’, 로이터 통신, 2020년 4월 23일

[3] ‘1 in 5 prisoners in the US has had COVID-19, 1,700 have died’, AP 통신, 2020년 12월 18일

[4] ‘Inmate Age’, Federal Bureau of Prisons,

https://www.bop.gov/about/statistics/statistics_inmate_age.jsp

[5] ‘Age and Sex Composition: 20102010 Census Briefs’, U.S. Department of Commerce Economics and Statistics Administration U.S. Census Bureau

[6] 한국 코로나-19 확진자 치명률 (case fatality rate) 변화, 윤복원, http://data.yoonlab.com/covid-kor/covid-kor-fatality.html

한국 코로나-19 단기 확진자 치명률 (short-period case fatality rate) 변화, 윤복원,

http://data.yoonlab.com/covid-kor/covid-kor-spfatality.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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