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복원의 물리상식으로 푸는 요즘 세상]
① 증상발현-확진의 시차
② 확진자중 무증상 비율
③ 단기 확진자 치명률
① 증상발현-확진의 시차
② 확진자중 무증상 비율
③ 단기 확진자 치명률
11월30일 질병관리청 브리핑. 웹방송 갈무리
증상 발현과 확진 사이의 시차가 크면 위험하다
감염된 줄도 모르는 감염자…무증상자 비율이 중요한 이유 감염자를 모두 찾아낼 수 있다면 감염확산을 줄이는 것을 넘어 궁극적으로는 코로나19 감염 자체를 종식시킬 수 있다. 하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 확진되지 않아 격리할 수 없는 감염자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들 대부분은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무증상 감염자다. 다른 확진자 추적을 통해 추후라도 확진되면 늦게나마 격리를 할 수 있어 감염을 어느 정도 막을 수는 있다. 하지만, 확진자에 들어가지 못하면 이들은 본인도 모른 채 다른 사람들을 감염시키는 상황이 된다. 감염확산을 줄이려면 이러한 무증상 감염자를 가능한 한 많이 찾아내야 한다. 증상이 있는 감염자를 다 찾아낸다고 가정하면, 무증상 감염자를 많이 찾아냈는지 아닌지는 ‘확진자 중 무증상자 비율’로 알 수 있다. 확진자 중 무증상자 비율이 높을수록 못 찾아낸 무증상 감염자 수가 적어진다. 그만큼 감염확산은 줄어든다. 반면 확진자 중 무증상자 비율이 낮을수록 못 찾아낸 무증상자 감염 수가 많아진다. 감염확산은 그만큼 커진다.[4] 경우에 따라서는 확진된 이후에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기 때문에, 확진된 때 증상이 없는 사람들은 좀 더 시간을 두고 관찰해야 한다. 이 때문에 ‘확진자 중 무증상자 비율’은 확진 시점에 바로 알 수 없다. 여기에 더해 연령별로 무증상 감염자 비율이 다르고, 신규 확진자 수 가 적을 때는 통계 오차도 커질 수 있다. 이런 상황들을 고려해 질병관리청은 ‘확진자 중 무증상자 비율’을 연령별로 분리하고 단기간 평균값 등의 방식으로 계산해 발표할 필요가 있다.
무증상자를 놓치면 확진자 치명률이 높아진다 ‘확진자 중 무증상자 비율’은 단기 확진자 치명률에도 나타난다. ‘확진자 치명률’은 사망자 수를 확진자 수로 나눠 계산한다. 무증상자를 많이 놓치면 확진자 수가 그만큼 줄어들어 ‘확진자 치명률’은 커진다. 만약에 감염자 추적을 잘해 확진자 중에 무증상자가 많이 포함되면 그만큼 확진자 수도 많아져 ‘확진자 치명률’이 낮아진다. 사망은 확진된 이후 2주 이상 지나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정확한 단기 확진자 치명률을 계산하려면 확진과 사망 사이의 시차도 고려해야 한다[3]. 그만큼 확진 시점보다 나중에 그 값을 알 수 있지만, ‘확진자 중 무증상자 비율’을 재확인할 수 있는 값이라는 점에 그 의미가 있다. 인과관계를 찾아낼 수 있고 원인과 결과 사이에 시차가 있으면, 원인이 나타나는 시점에서 미래의 결과를 높은 확률로 예측할 수 있다. 바로 이 점이 데이터를 분석하고 그 분석 결과를 해석하는 중요한 이유의 하나다. 코로나19 상황에서 감염확산은 확진자를 늦게 찾아낼수록 커지고 찾아내지 못한 무증상 감염자가 많을수록 커진다. 감염확산이라는 결과는 그 원인이 나타나는 상황 이후의 가까운 미래에 일어난다. 코로나19 데이터 분석은 이 점을 파고들어야 한다. 질병관리청은 ‘증상발현과 확진 사이의 시차’, ‘확진자 중 무증상자 비율’, 그리고 ‘단기 확진자 치명률’을 계산 분석해 발표하고, 이에 기반을 둔 조치를 선제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 윤복원/미국 조지아공대 연구원(전산재료과학센터·물리학) bwyoon@gmail.com
주)
[1] 데이터로 살펴본 한국의 ‘코로나19’ 140일, 윤복원, 2020년 6월 16일 https://www.hani.co.kr/arti/science/science_general/949519.html
[2] 코로나19 치명률, 4월 초 이후 2.4%대 일정…다양한 연령층서 발생, 윤복원 , 2020년 6월 30일 https://www.hani.co.kr/arti/science/science_general/951550.html
[3] 코로나 고령 환자 늘었는데 치명률 급감한 이유는? 윤복원, 2020년 10월 6일 https://www.hani.co.kr/arti/science/science_general/964555.html
[4] 감염확산의 빨간불, 숨은 무증상 감염이 무서운 이유, 윤복원, 2020년 11월 24일 https://www.hani.co.kr/arti/science/science_general/97120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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