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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과학 과학

그래프로 본 각국의 코로나19 방역 비교

등록 2020-03-27 06:00수정 2020-03-27 10:06

윤복원의 물리상식으로 푸는 요즘 세상
공격적 검사한 한국·독일 추세 비슷
한국은 감염 확산 마무리 국면 형세
영국, 확진자 대비 사망자 급증 ‘위험’
전 세계 코로나19 감염자 발생 현황(3월26일 오후 1시43분 현재). 존스홉킨스대 제공
전 세계 코로나19 감염자 발생 현황(3월26일 오후 1시43분 현재). 존스홉킨스대 제공

‘코로나19’가 전세계로 번지는 대유행이 진행되고 있는 동안 각국의 코로나19 관련 확진자와 사망자 데이터가 매일 갱신되고 있다.[1] 데이터를 통해 각국의 방역 현황을 비교해 보면, 국가별 코로나19 방역 능력과 전략을 파악할 수 있다.

데이터를 비교하고 분석할 때는 그래프로 그리는 방식을 많이 쓴다. 코로나19 관련 데이터도 마찬가지로, 그래프가 각국의 방역 현황을 비교 분석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준다. 특히 일일 확진자 수와 사망자 수를 그래프의 가로축과 세로축에 대응해 그리는 산포도(scatter plot) 그래프가 유용하다. 아래 그림과 같은 일별 확진자수와 사망자수를 산포도 그래프로 만드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1) 일별 확진자수와 사망자수 데이터를 국가별로 분리한다.[2]

(2) 확진자수와 사망자수를 각국의 인구(1억 단위)로 나눈다. 이 과정을 ‘정규화’라고 하는데, 나라마다 다른 인구 때문에 나타나는 변화를 줄여준다.

(3) 정규화한 확진자수는 가로축에, 사망자수는 세로축에 로그스케일로 데이터 점을 찍는다.[3]

(4) 기호의 모양과 색깔을 달리해 (2)와 (3)의 과정을 반복한다.

기호로 찍힌 일별 데이터는 그래프의 어느 곳에 위치하느냐에 따라 다음과 같이 해석할 수 있다.

(1) 인구당 사망자수는 그래프의 위에 있을수록 많고 아래에 있을수록 적다.

(2) 인구당 확진자수는 그래프의 오른쪽에 있을수록 많고 왼쪽에 있을수록 적다.

(3) 왼쪽 위에 위치할수록 확진자수 대비 사망자수가 큰 경우이고, 오른쪽 아래쪽 위치할수록 확진자수 대비 사망자수가 작다.

(4) 오른쪽 위로 많이 갈수록 확진자수와 사망자수가 다 같이 커진다.

각국의 확진자수와 사망자수를 로그 스케일로 그린 산포도 그래프: 2020년 3월 25일까지 데이터 (데이터 출처: [1] [2])
각국의 확진자수와 사망자수를 로그 스케일로 그린 산포도 그래프: 2020년 3월 25일까지 데이터 (데이터 출처: [1] [2])

이런 기본 정보를 가지고 각국의 데이터를 비교 분석해보자. 각 나라별 확진자와 사망자 통계 산출 방법의 구체적인 내용과 신뢰성은 따지지 않음을 미리 알려둔다.

먼저 유럽국가를 보자. 사망자가 가장 많이 나온 이탈리아(초록색 뒤집힌 세모), 그리고 인접국가인 스페인(밝은 파란색 마름모)과 프랑스(주황색 세모)의 데이터가 그래프의 왼쪽 아래와 오른쪽 위를 잇는 대각선을 가로지르며 위치해 있다. 특히 이탈리아는 그래프의 오른쪽 위 끝부분에까지 위치해 있다. 인구당 확진자와 사망자수가 가장 큰 경우로 현재 상황이 가장 안좋은 나라다. 그뒤를 이어 스페인이 유사한 추세로 따라가고 있고, 프랑스가 또 그 뒤를 잇고 있다.

스위스(빨간 십자가) 데이터를 보면 기울기가 이탈리아와 스페인과 비슷하지만 상대적으로 오른쪽 아래에 위치한다. 확진자 대비 사망자가 상대적으로 작은 경우다. 적극적으로 감염자를 찾아내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상대적으로 잘 대응하고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

반면, 영국의 데이터는 (검은색 가위표) 그래프에서 이탈리아보다 약간 위에 자리잡고 있다. 아직은 그래프의 가운데 부분을 벗어나 오른쪽 위로 향하는 과정이어서 절정기에 이르지는 않았지만, 확진자수 대비 사망자수는 매우 안좋은 상황이다. 만약에 감염자를 제대로 찾아내지 못하고 이 추세가 유지된다면, 영국에서도 이탈리아 못지 않은 파국이 만들어질 수도 있다.

이란의 경우(보라색 십자가) 초기에는 그래프의 왼쪽 위에 위치해서 사망자에 비해 찾아내는 감염자수가 지나치게 적어서 거의 최악의 상황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상황이 상대적으로 좀 나아져 지금은 이탈리아나 스페인과 비슷한 추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데이터는(검은색 세모) 초기에 유럽 나라들에 비해 약간이나마 왼쪽 위에 위치해 좋지 않았다. 하지만, 이후 데이터의 기울기가 상대적으로 완만하게 유지되면서 이탈리아나 스페인에 비해 오른쪽 아래 부분에 위치하게 된다. 사망자 증가 추세에 비해 확진자 증가 추세가 더 커진 경우로, 공격적으로 감염자를 찾아낸 결과로 볼 수 있다. 파국의 상황에 있는 일부 유럽 국가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잘 방어하고 있는 모양새다.

한국(파란색 동그라미)과 독일(카키색 동그라미)의 데이터는 뚜렷하게 오른쪽 아래에 위치한다. 사망자수에 비해 확진자수가 많은 경우로, 공격적으로 감염자를 찾아낸 결과로 보인다. 한국 데이터에서는 중간에 추세가 매우 완만하게 상승하는 부분이 존재한다. 신천지 관련 감염자를 단기간에 찾아내면서 격리했던 기간에 나타났던 추세다. 그렇지 않았으면 상당히 컸을 사망자수를 대폭 낮춘 효과를 가져왔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특히 한국 데이터에서는 후반부에 추세가 위로 꺾이면서 점들의 간격이 좁혀진다. 한국에서의 감염확산 상황이 후반부에 접어들어 신규 확진자수가 많이 줄고, 시차를 두고 따라가는 사망자수는 아직 줄지 않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다. 이미 감염확산이 거의 마무리되어가고 있는 중국의 데이터(브라운색 마름모)에서도 비슷한 추세를 볼 수 있다.[4] 마무리에 이르면 나타나는 추세다. 거의 파국 상황에 있는 몇몇 나라들도 상황이 잡히는 마지막 단계에 이르면, 데이터의 기울기가 위로 꺾이면서 점들의 간격이 좁아지는 추세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물론 방역을 소홀히 하면 다시 기울기가 아래로 꺾이는 상황이는 상황이 올 수 있다. 감염 확산이 큰 상황에서 기울기가 낮아지면, 공격적으로 감염자를 찾아내는 것일 가능성이 커서 긍정적인 의미로 해석할 수 있지만, 감염 후반기에 기울기가 다시 작아지는 꺾임이 나타난다면 다른 의미로 해석해야 한다. 줄어들었던 신규 확진자수가 다시 증가해 감염 확산이 다시 커지는 부정적인 의미를 지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막는 데 모범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한국이 방심하지 않고 현 상황을 잘 마무리해 현재 추세를 잘 유지하기를 기대해 본다.

윤복원/미국 조지아공대 연구원(전산재료과학센터·물리학) bwyoon@gmail.com">bwyoon@gmail.com

주)

1. Coronavirus disease (COVID-2019) situation reports, World Health Organization, https://www.who.int/emergencies/diseases/novel-coronavirus-2019/situation-reports/

COVID-19 Coronavirus Pandemic, worldometer, https://www.worldometers.info/coronavirus/

2. 사용 데이터: COVID-19 workflows and datasets. https://github.com/covid19-data/covid19-data

3. 로그 스케일(log-scale)은 값에 로그함수를 적용해 재표현하는 방식으로 증가하는 정도가 점점 더 가파르게 변하는 값을 표현하는데 유용한 방식이다.

4. 중국은 코로나-19 감염이 대부분 후베이성에 집중된 이유로, 후베이성만 따로 보면 인구당 확진자수와 사망자수가 과소평가된 경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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