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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과학 과학

지구 자전주기는 24시간이 아니다

등록 2020-02-25 08:00수정 2020-02-25 11:30

윤복원의 물리상식으로 푸는 요즘 세상
해양∙환경관측 위성 천리안 2B호와 지구의 자전주기
정지궤도를 도는 천리안2B호 상상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정지궤도를 도는 천리안2B호 상상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2월19일 아침(한국시각 기준) 천리안 2B호가 발사됐다. 약 2주일 후 한반도 중심부에 해당하는 경도 128.1도의 적도상공에서 한반도와 한반도 주변의 해양 및 환경 관측 임무를 수행한다.[1] 천리안 2B호는 적도 해수면을 기준으로 3만5786km 상공에 고정적으로 머무는 정지위성이다. 지구가 자전하는 것에 맞춰 적도상공 주위를 돌기 때문에 마치 한반도 남쪽 하늘 한 곳에 정지해 있는 것과 같다.

그림 1. 발사되기전 준비과정중인 천리안위성 2B호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그림 1. 발사되기전 준비과정중인 천리안위성 2B호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케플러 법칙이 적용되는 인공위성의 움직임

지구 주위를 도는 인공위성이 지구를 한 바퀴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은 지구에 가까울수록 짧고 멀수록 길다. 400km 상공에서 지구 주위를 도는 국제우주정거장(ISS: international space station)은 지구 주위를 한 바퀴 도는 데 1시간 반 정도밖에 안 걸린다. 반면, 적도상공 3만5786km에 있는 천리안 2B호가 지구 주위를 한 바퀴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은 지구 자체가 남북극을 잇는 축으로 한 바퀴 도는 시간과 같다. 자연위성인 달은 지구에서 약 38만km 떨어져 있는데, 지구 주위를 27일에 한 바퀴씩 돈다. 지구에서 먼 위성일수록 한 바퀴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은 더 길어진다.

케플러는 천체 망원경으로 태양 주위를 도는 행성의 움직임을 관측해 행성이 태양 주위를 타원 모양으로 돈다는 케플러의 행성운동 제1법칙을 발견했다. 이 법칙은 행성의 움직임뿐만 아니라, 행성을 중심으로 그 주위를 도는 달이나 인공위성의 움직임에도 적용된다. 구체적인 타원모양은 위성이 처음에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또는 위성이 행성의 중력에 어떻게 갇혔는지에 달려 있다. 완벽한 원 모양은 중심에서의 거리가 어디에서나 같은 경우로 타원 모양의 특별한 경우다.

위성까지의 거리를 지구 표면으로부터의 거리가 아닌 지구 중심으로부터의 거리로 따지면, 위성이 지구를 한 바퀴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인 공전주기와 위성까지의 거리 사이에는 케플러의 행성운동 제3법칙이 적용된다. 이 법칙에 의하면, 공전주기의 제곱은 위성의 타원 모양 공전궤도의 긴 축의 반지름, 수학 용어로는 긴 반지름(semi-major axis)의 세제곱에 비례한다. 뉴턴의 운동법칙과 만유인력법칙으로 정확하게 계산한 위성의 공전주기도 같은 결과가 나온다. 이를 이용하면 지구에서의 거리로부터 인공위성의 공전주기를 계산할 수 있고, 반대로 인공위성이 특정 공전주기로 돌기 위한 거리도 계산할 수도 있다.

인공위성이나 달이 공전하는 모양인 타원 궤도: 긴 반지름이 짧은 반지름과 같으면 원모양이 된다. 한 바퀴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인 공전주기의 제곱은 타원궤도의 긴 반지름의 세제곱에 비례한다(케플러 행성운동법칙의 제 3법칙).
인공위성이나 달이 공전하는 모양인 타원 궤도: 긴 반지름이 짧은 반지름과 같으면 원모양이 된다. 한 바퀴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인 공전주기의 제곱은 타원궤도의 긴 반지름의 세제곱에 비례한다(케플러 행성운동법칙의 제 3법칙).

지구 자전주기는 23시간56분4초

지구가 남북극을 축으로 팽이처럼 도는 움직임을 ‘자전’이라고 부른다. 자전으로 한 바퀴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은 ‘자전주기’라고 부른다. 천리안 2B호 같은 정지위성은 지구 주위를 한 바퀴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인 공전주기가 지구의 자전주기와 같다. 그러면 여기에서 질문 하나를 해보자. 지구가 자전해서 한 바퀴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인 ‘자전주기’는 얼마일까?

정답은 23시간 56분 4초다.

이 값이 이상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다. 지구의 자전으로 생기는 낮과 밤이 반복되는 시간이 24시간이다. 이 때문에 지구에서 낮과 밤을 만드는 자전주기가 하루 24시간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지구의 자전주기는 24시간보다 3분56초 짧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지구에서의 하루는 지구에서 보이는 태양이 기준이다. 예를 들면 전날 태양이 가장 높이 떠 있을 때부터 그 다음날 태양이 가장 높이 떠 있을 때까지의 시간이 하루다. 하루의 길이 24시간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지구의 자전이다. 하지만 그것이 다는 아니다. 지구가 태양의 주위를 도는 공전도 하루의 길이에 영향을 끼친다.

북쪽 하늘의 먼 우주에서 지구를 본다고 가정하면 지구는 태양주위를 시계 반대방향으로 돈다. 지구가 태양주위를 한 바퀴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은 365.256일로 365일보다 6시간 정도 더 길다. 한 바퀴가 360도이니 하루에 대략 1도씩 돈다고 보면 되겠다. 여기에 더해 지구 자체도 남북극을 잇는 자전축을 기준으로 마치 팽이처럼 도는 자전을 한다. 지구의 자전도 북쪽 하늘의 우주에서 보면 시계 반대방향으로 돈다,

지구가 자전하면서 동시에 태양주위를 공전하기 때문에, 태양이 지구의 한 위치를 정확하게 향하려면 자전으로 한 바퀴 도는 것에 더해 지구가 공전한 각도만큼 더 돌아야 한다. 다시 말하면 24시간 동안 지구는 한 바퀴보다 더 많이 돈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자전으로 정확하게 한 바퀴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은 24시간보다는 약간 짧다. 정확하게는 23시간 56분 4초다.

자전하면서 공전하는 지구: 지구는 태양 주위를 도는 ‘공전’을 하면서 동시에 남북극을 잇는 축으로 자체 회전하는 ‘자전’을 한다. 북극 하늘 우주에서 볼 때 공전과 자전 모두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돈다. 이 때문에 지구 위의 똑같은 위치에서 태양의 위치가 같아지는 하루가 되려면 지구는 한 바퀴보다 더 도는 자전을 해야 한다. (그림에서는 시각적 효과를 위해 공전하는 정도를 과장되게 그렸다.)
자전하면서 공전하는 지구: 지구는 태양 주위를 도는 ‘공전’을 하면서 동시에 남북극을 잇는 축으로 자체 회전하는 ‘자전’을 한다. 북극 하늘 우주에서 볼 때 공전과 자전 모두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돈다. 이 때문에 지구 위의 똑같은 위치에서 태양의 위치가 같아지는 하루가 되려면 지구는 한 바퀴보다 더 도는 자전을 해야 한다. (그림에서는 시각적 효과를 위해 공전하는 정도를 과장되게 그렸다.)
정지위성의 고도를 계산할 때도 하루 24시간과 지구의 자전주기 23시간56분4초를 정확하게 구분하지 않으면 문제가 생긴다. 만약에 지구의 자전주기를 24시간으로 보고 인공위성의 고도를 계산하면, 지구 적도 상공의 3만5863km가 된다. 실제 정지위성의 고도인 35786km와 불과 77km차이다. 실제 지구가 23시간56분 4초 동안 한 바퀴 돌 때 그 고도에 있는 인공위성은 지구 한 바퀴를 다 채우지 못하고 돌기 때문에 매일 조금씩 서쪽으로 치우친다. 더 이상 정지위성이 아니게 되는 것이다.

윤복원/미국 조지아공대 연구원(전산재료과학센터·물리학) bwyoon@gmail.com">bwyoon@gmail.com

[1] “천리안위성 2B호, 오늘(2월19일) 아침 발사 성공”,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보도자료, 2020년 2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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