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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과학 과학

똥을 흙에 파묻는 고양이의 속사정

등록 2012-10-19 20:32수정 2012-10-20 16:48

사냥을 위해 잠복하고 있는 고양이. 개보다 야성이 더 많이 남아 있는 점이 고양이의 매력이기도 하다. 
 사진 제니퍼 버나드,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사냥을 위해 잠복하고 있는 고양이. 개보다 야성이 더 많이 남아 있는 점이 고양이의 매력이기도 하다. 사진 제니퍼 버나드,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토요판] 조홍섭의 자연보따리
고양이를 반려동물로 기르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조사업체 엠브레인이 지난해 조사한 바로는 인구 10명 가운데 3명이 애완동물을 기르고 있는데 개가 83%로 압도적이고 고양이는 12.5%를 차지했다. 그러나 고양이를 기른다는 사람 대부분이 지난 3년 사이에 고양이를 기르기 시작했다고 답했다. 그만큼 고양이는 반려동물 가운데 최근 인기를 끄는 대상이다.

고양이를 좋아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개와는 달리 조심스럽고 단정한 행동이 먼저 떠오른다. 독립생활을 하는 포식동물의 타고난 성격이다. 돌봐주는 손이 개보다 덜 드는 것도 한 이유일 것이다.

개보다 가축화의 역사가 훨씬 짧아 덜 친근하고 낯설지만 그것이 밀고 당기는 묘한 매력으로 작용한다는 이도 있다. 고양이는 수천년 전부터 길렀지만 용도는 쥐를 잡는 게 고작이었다. 그 일도 시켜서 하는 게 아니라 자기가 좋아야 한다. 개와 달리 고양이는 가축이라기보다 순수한 애완동물에 가깝다.

우리는 고양이에 대해 의외로 잘 모른다. 최근 동물학자들의 연구결과로 드러난 고양이의 행동에는 흥미로운 구석이 많다.

이스라엘 과학자는 실내에서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 300여명을 대상으로 고양이가 가장 좋아하는 행동이 무언지 조사했다. 그랬더니 고양이는 창밖을 내다보는 시간이 꽤 길어 보통 하루에 2~3시간, 길면 5시간에 이르렀다. 바라보는 대상은 새가 가장 많았고 이어 다람쥐 등의 작은 동물, 나뭇잎이나 풀, 이어 다른 고양이나 사람, 자동차 등이었다.

고양이가 좋아하는 놀이로는 압도적 다수가 혼자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것을 꼽았다. 사람이 빗질을 하고 쓰다듬고, 무릎 위나 곁에 앉도록 하는 등 사람의 돌보기가 뒤를 이었다. 다음으로, 고양이가 좋아하는 건 주인이 실, 깃털, 레이저 빛 등을 이용해 놀아주는 것이었고 다른 고양이와의 놀이가 뒤를 이었다.

고양이는 배설물을 흙속에 묻는다. 애초 성격이 깔끔해서가 아니다. 사자나 호랑이 등 고양이과 동물은 자신만의 독특한 성격을 나타내는 화학물질인 페로몬이 들어 있는 배설물로 영역을 표시한다. 그러나 그런 행동을 마음껏 할 수 있는 건 크고 힘센 지배자뿐이다. 약한 개체는 오히려 자신의 존재를 숨기기 위해 배설물을 감춰야 한다. 집에서 고양이가 배설물을 감추는 건 ‘지배적 고양이’인 당신 영역에서 살기 때문이다.

고양이는 물 마시는 방법도 개와 다르다. 개는 혀를 오목하게 한 뒤 그곳에 물을 담아 입속으로 가져가는 식으로 물을 마신다. 시끄럽고 주변에 물이 튀는 요란한 방식이다. 고양이는 개와 혀의 모양을 반대로 해 물 표면을 밀어올려 작은 기둥 모양으로 솟아오른 물방울을 받아먹는다. 조용하고 주변에 잘 튀지 않는 반면 속도가 느려 1분에 차 숟가락 5개 분량을 먹을 뿐이다. 이런 행동은 민감한 코나 수염에 물이 묻지 않게 하려는 천성적인 조심성에서 비롯됐다.

고양이의 걸음걸이는 조용하지만 에너지 낭비적이다. 사람은 개나 말과 마찬가지로 걸을 때 몸의 중심이 위아래로 출렁인다. 위치에너지를 운동에너지로 바꾸는 아주 효율적인 동작이다. 그러나 고양이는 몸의 중심이 수평을 유지한 채로 걷는다. 먹이에서 눈을 떼지 않고 한발 한발 조심스럽게 내딛는다. 몸집이 작고 장거리 추적을 하지 않는 고양이로서는 에너지 효율보다는 은밀성이 중요하다.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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