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웹우주망원경의 중적외선기기로 본 타란툴라성운. 중심부의 뜨거운 어린 별들 대신, 그 주변의 차가운 가스와 먼지가 두드러지게 보인다. 파란색과 자주색은 탄화수소다. 미국항공우주국 제공
제임스웹우주망원경으로 본 16만광년 거리의 타란툴라성운. 가운데 파란색 점이 어린 별들, 가장자리의 붉은색은 별이 만들어지고 있는 지역이다. 미국항공우주국 제공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이 크기가 340광년에 이르는 거대한 ‘별들의 요람’을 촬영해 보내왔다.
미국항공우주국(나사)은 6일 별들이 탄생하고 있는 타란툴라성운(Tarantula Nebula)의 상세한 모습이 담긴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에는 이전 망원경 사진에서는 볼 수 없었던 무수한 어린 별들이 상세하게 드러나 있다.
사진 중앙에 있는 파란색 점들이 탄생한 지 얼마 안되는 어린 별들이다. 허블과 같은 가시광선 망원경은 별이 탄생하는 우주 먼지와 구름 지역을 투시할 수 없지만 적외선 망원경은 이를 뚫고 그 안의 모습을 들여다볼 수 있다.
제임스웹을 운영하고 있는 우주망원경과학연구소는 “타란툴라성운에는 탄생한 지 얼마 안되거나 탄생 과정에 있는 수천개의 별들이 있는데 그 중 다수가 이번에 처음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지구에서 16만1000광년 떨어진 대마젤란은하에 속해 있는 이 성운은 우리 은하에서 가장 가까운 국부은하군(Local Group)에서 가장 크고 가장 밝은 별 탄생 공간으로 ‘30도라두스’(Doradus)라고도 불린다.
연구소는 또 “그동안 이 성운은 모양이 독거미를 연상시킨다 해서 ‘우주의 독거미’라는 별칭을 얻었으나 제임스웹의 눈으로 본 전체 모양은 거미줄을 친 독거미 집을 닮았다”고 밝혔다.
천문학자들은 3개의 고해상도 적외선 관측장비를 이 성운에 집중시켰다. 가운데 움푹 들어간 웅덩이 형상과 그 안의 파란색 어린 별 무리는 근적외선카메라가 포착했다. 성운 가장자리는 별이 형성되는 기둥으로 이 모습은 근적외선분광기가 상세히 잡아냈다. 중적외선기기는 이 영역에 있는 뜨거운 별 대신 차가운 가스와 먼지만을 골라냈다.
허블우주망원경으로 본 타란툴라성운의 중심부. 미국항공우주국 제공
천문학자들이 타란툴라성운에 큰 관심을 갖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우주의 정오’(Cosmic noon)에서 관찰할 수 있는 것과 비슷한 화학 성분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우주의 정오’란 빅뱅 이후 20억~30억년밖에 안 된 초기 우주 시절을 말한다. 이때의 은하들은 오늘날보다 수백배 빠른 속도로 별을 탄생시켰다.
따라서 타란툴라성운과 실제 ‘우주의 정오’ 지역을 비교해보면 초기 우주의 진화 과정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천문학자들은 기대한다. 우리 은하의 별 탄생 지역은 별 탄생 속도도 상대적으로 느리고 화학성분도 다르다.
과학자들은 2027년 발사할 낸시그레이스로만우주망원경에서 별 형성기에 대한 더 나은 정보를 기대하고 있다. 이 망원경은 허블보다 200배 뛰어난 시야를 가진 적외선망원경이다. 제임스웹의 관측 능력은 허블의 100배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