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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행성 사냥이 시작됐다…제임스웹, 385광년 거리 행성 촬영 성공

등록 2022-09-03 09:02수정 2022-09-04 09:57

“전환적 순간…외계 연구 금맥의 시작”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이 촬영한 외계 행성 HIP65426b. 별 표시는 이 행성이 공전하는 별의 위치다. 미국항공우주국 제공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이 촬영한 외계 행성 HIP65426b. 별 표시는 이 행성이 공전하는 별의 위치다. 미국항공우주국 제공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이 태양계 밖의 행성을 직접 촬영한 첫 사진이 나왔다.

행성은 별에 비해 매우 희미한데다 그 빛조차도 별빛에 잘 묻혀버리기 때문에 관측하기가 매우 어렵다. 지금까지 발견한 외계행성 5천여개 가운데 직접 촬영을 통해 확인한 건 20여개에 불과하다. 그나마 각각 목성보다 무겁고 별에서 멀찌감치 떨어져 있는 거대 행성들이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따라서 지금까지 외계행성을 확인하는 데는 주로 간접적인 방법을 써왔다. 행성의 중력에 의해 별빛이 살짝 흔들리거나(시선속도법) 행성이 별 앞을 지나갈 때 빛이 가려지는 걸(횡단통과법) 확인하는 것이 대표적인 방법이다.

제임스웹은 그러나 이렇게 어려운 일도 척척 해낼 기세다. 미국항공우주국(나사)은 제임스웹으로 촬영한 ‘HIP65426b’라는 이름의 외계행성 사진을 1일 공개했다. 지구에서 385광년 떨어진 거리에 있는 거대 가스행성이다. 관측 결과는 지난달 31일 사전출판논문집 ‘아카이브’에 게재됐다.

4개의 적외선 필터를 통해 확인한 이 외계행성은 제임스웹의 적외선 투과 능력이 태양계 밖의 세상을 얼마나 잘 포착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다.

이번 관측팀을 이끈 영국 엑서터대 사샤 힝클리 교수(천문학)는 “이번 관측은 웹뿐만 아니라 천문학 전체의 전환적 순간”이라고 말했다. 국제학술지 ‘네이처’는 “천문학자들은 앞으로 나올 외계 연구 노다지 금맥의 시작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제임스웹망원경은 여러 적외선 파장(왼쪽부터 3.00마이크로미터, 4.44마이크로미터, 11.4마이크로미터, 15.5마이크로미터)에서 외계행성 HIP65426b를 촬영했다. 미국항공우주국 제공
제임스웹망원경은 여러 적외선 파장(왼쪽부터 3.00마이크로미터, 4.44마이크로미터, 11.4마이크로미터, 15.5마이크로미터)에서 외계행성 HIP65426b를 촬영했다. 미국항공우주국 제공

80km 밖 등대 옆의 반딧불이 찾는 격

이 행성은 2017년 칠레에 있는 유럽남방천문대(ESO)의 초거대망원경(VLT)의 근적외선 관측기기를 통해 처음 발견됐다. 당시 관측 데이터를 통해 본 이 행성은 목성 질량의 약 9배(6~12배)로 630년에 한 번씩 별을 공전하며 생긴 지 1500만~2000만년밖에 안 된 것으로 추정됐다. 제임스웹은 이번에 더 긴 적외선 파장을 이용해 지상 망원경이 탐지할 수 없었던 모습을 담았다.

이 행성은 근적외선에서 별보다 1만배 이상, 중적외선에서 수천배 더 어두워 발견하기가 어렵다. 마치 80㎞ 거리의 등대 옆에 있는 반딧불이를 포착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설명했다. 그러나 지구가 태양을 도는 거리의 약 100배(92AU), 명왕성이 태양을 도는 거리의 약 2배에 이르는 먼 거리에서 별을 공전하고 있어 별빛의 방해를 받지 않고 제임스웹이 포착하기가 수월했다. 제임스웹의 근적외선카메라(NIRCam)와 중적외선기기(MIRI)에 부착된 ‘별빛 차단 장치’(코로나그래프)도 행성을 찾는 데 한몫했다.

4개의 필터에 포착된 이 행성의 모양은 약간씩 다르다. 맨왼쪽의 보라색은 3.00마이크로미터(1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1미터), 파란색은 4.44마이크로미터, 노란색은 11.4마이크로미터, 빨간색은 15.5마이크로미터 필터로 본 행성의 모습이다. 연구진은 관측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이 행성의 반지름은 목성의 1.45배, 질량은 목성의 7배, 나이는 1400만년으로 추정했다. 각 이미지에서 흰색 별 표시는 이 행성의 항성 HIP65426의 위치를 표시한다.

2017년 유럽남방천문대의 초거대망원경으로 관측한 외계행성 HIP65426b(왼쪽 아래). 십자 표시가 별의 위치이며, 동그란 원은 태양에서 해왕성 거리에 해당하는 공전 궤도다. 유럽우주국 제공
2017년 유럽남방천문대의 초거대망원경으로 관측한 외계행성 HIP65426b(왼쪽 아래). 십자 표시가 별의 위치이며, 동그란 원은 태양에서 해왕성 거리에 해당하는 공전 궤도다. 유럽우주국 제공

외계생명체 찾는 보폭 커질 것

이번 관측을 주도한 산타크루즈캘리포니아대의 박사후연구원 아린 카터(Aarynn Carter)는 “이미지 처리 과정은 우주에서 보물찾기를 하는 것과도 같았다”며 “처음에 볼 수 있었던 것은 별에서 온 빛이었지만 이미지 처리를 통해 그 빛을 제거한 뒤 행성을 찾아냈다”고 말했다.

‘네이처’는 “이번 촬영 성공은 앞으로 다른 별 주위에 있는 토성 또는 해왕성 크기의 더 작은 행성도 촬영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천문학자들은 앞으로 제임스웹을 통해 다양한 외계행성을 직접 관측할 수 있게 되면 행성의 온도, 질량, 크기 등을 좀 더 자세히 파악할 수 있어 외계 생명체를 찾는 보폭이 훨씬 커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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