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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과학 미래

뇌임플란트로 로봇팔 움직이는 느낌은?

등록 2019-07-24 11:28수정 2019-07-24 11:36

세계 최초로 몸 감각을 담당하는 뇌 피질에 임플란트(유타 어레이)를 이식하고 각종 실험에 참여하고 있는 네이선 코플랜드. 코플랜드는 교통사고 가슴 아래로 신체가 마비된 상태다. 피츠버그대 제공.
세계 최초로 몸 감각을 담당하는 뇌 피질에 임플란트(유타 어레이)를 이식하고 각종 실험에 참여하고 있는 네이선 코플랜드. 코플랜드는 교통사고 가슴 아래로 신체가 마비된 상태다. 피츠버그대 제공.
[구본권의 사람과디지털]
네이선 코플랜드, BCI 이식해 5년째 실험중
로봇팔로 공 잡고, 마비된 감각도 일부 재현
머스크 ‘뉴럴링크’에 마비환자들 기대 높아
두뇌를 컴퓨터와 직접 연결한다는 것은 실제 어떤 상태일까?

일론 머스크가 지난 7월16일 자신이 설립한 뉴럴링크의 발표를 통해, 인간 두뇌에 전자칩을 이식해 컴퓨터와 뇌를 연결(Brain-Computer Interface: BCI)하겠다는 구체적 구상을 밝힌 이후 BCI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머스크의 뉴럴링크가 쥐와 원숭이를 대상으로 실험한 BCI와는 다른 형태이지만, 이미 뇌에 전자칩을 심어 인간 두뇌와 컴퓨터를 연결한 사람들이 있다. 미국의 과학기술 전문지 ‘MIT 테크놀로지 리뷰’는 뇌에 전자칩을 심고 실험과 활동을 하고 있는 네이선 코플랜드와의 인터뷰를 실었다.

네이선 코플랜드는 교통사고로 척추 손상을 입어, 가슴 아래로 몸이 마비된 장애인이다. 코플랜드는 2014년부터 뇌에 ‘유타 어레이(Utah array)’로 불리는 뾰족한 형태의 실리콘 칩 4개를 심고 머리 표면에 외부와 연결가능한 소켓을 설치했다. 이 장치를 통해 코플랜드는 제한된 범위이지만 로봇팔과 컴퓨터를 조작할 수 있고, 마비된 신체 로 경험할 수 없는 외부의 감각과 자극을 뇌에 전달한다. 코플랜드는 2014년부터 피츠버그대학 연구팀에 속해, 1주일에 12시간씩 실험을 하고 있다.

코플랜드가 ‘MIT 테크놀로지 리뷰’와 가진 인터뷰를 요약 소개한다.

-뉴럴링크의 칩에 유타 어레이보다 훨씬 많은 전극이 들어 있는 이유는?

=전극이 많을수록 기록할 수 있는 뉴런이 더 많기 때문에 복잡한 작업을 쉽게 수행할 수 있다. 현재 나의 뇌 임플란트는 오른손과 오른팔을 조작하는 것에 국한돼 있다.

-뇌 임플란트를 통해 마음대로 조작할 수 있게 된다면 무엇을 하고 싶은가?

=난 예전에 비디오게임을 즐겼다. 주로 소닉 헤지호그2를 플레이했는데, 파이널 팬터지14를 정말 해보고 싶다. 지금은 사고 이전과 같은 레벨에 갈 수 없다.

2016년 10월 오바마 대통령이 피츠버그대학에서 네이선 코플랜드를 만나 그의 뇌 임플란트로 작동하는 로봇팔로 주먹 맞대기를 했다. 피츠버그대 제공.
2016년 10월 오바마 대통령이 피츠버그대학에서 네이선 코플랜드를 만나 그의 뇌 임플란트로 작동하는 로봇팔로 주먹 맞대기를 했다. 피츠버그대 제공.
-뇌 임플란트를 통해 감각을 느낀다는 것은 어떤 경험인가?

=나는 몸 감각을 담당하는 뇌 피질(somatosensory cortex)에 두 개의 임플란트를 이식했다. 이를 통해 압력, 저릿함, 온기, 진동 때로는 두드림 같은 감각을 경험한다. 감각은 손가락, 손바닥 또는 손가락 마디에 있다.(코플랜드는 몸 감각 피질에 임플란트를 이식한 최초의 사람이다.)

-실제 감각과 비슷한가?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압력과 두드림은 실제와 비슷하다. 저릿함은 부자연스럽지는 않지만 사고 이전 감각상태와 비교하면 확실하지 않다. 그렇지만, 지금 나에겐 제2의 천성이고 그게 나에게 자연스러운 상태다.

-뇌 임플란트를 이용해 주로 어떤 작업을 하는가?

=5,6명의 연구원이 내가 해야 할 작업을 설계하고 분석한다. 로봇을 이용해서 움직이는 게 그중 하나다. 현재는 물체를 향해 손(로봇팔)을 뻗는 작업을 하고 있다. 또하나는 임플란트를 통한 감각 보고다. 연구원들이 한번에 60마이크로암페어 세기로 전극을 동시 자극하는데, 그때 내가 느끼는 감각을 보고한다. 또 다른 한가지는 물체를 잡고 다양하게 쥐는 힘을 조절하는 훈련이다.

▶ 네이선 코플랜드의 뇌 임플란트 이식과 실험 과정을 소개하는 미국 피츠버그대학 연구진의 유튜브 영상. 피츠버그대 제공.
▶ 네이선 코플랜드의 뇌 임플란트 이식과 실험 과정을 소개하는 미국 피츠버그대학 연구진의 유튜브 영상. 피츠버그대 제공.
-공을 잡을 수 있는가?

=로봇팔에 집게가 있어 테니스공을 잘 잡는다. 2분 안에 공을 잡아 탁자 위로 여러 차례 움직일 수 있다. 하지만 나의 뇌 임플란트는 집에서 사용하지 못하고, 피츠버그대학 실험실에서만 가능한 상태다.

-뇌 컴퓨터 연결(BCI) 장치를 이식하는 것은 위험한가?

=나는 현재 나의 ‘유타 어레이’보다 머스크의 뉴럴링크가 훨씬 위험할 수 있다고 본다. 나는 정수리에 임플란트 연결용 소켓을 설치해 항상 위생 상태에 신경을 써야 하고 그 부위는 피부가 없어졌다. 이런 점에서 머리카락보다 가는 전극을 뇌에 이식하는 뉴럴링크는 무선연결 방식이라서 내 임플란트보다 덜 위험하다. 하지만 수많은 전극이 뇌에 삽입된 상태에서 문제가 생겨 제거해야 하는 경우를 예상한다면 매우 위험한 상황이 될 수 있다.

-머스크는 뉴럴링크를 심을 자원자를 기대하고 있다. 가능하다고 보는가?

=기본적으로 신체가 마비된 사람들이 시험군일 것으로 본다. 미 식품의약국(FDA)은 신체를 움직일 수 있는 사람 두뇌에 뭔가를 이식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 멀쩡한 신체가 기능하지 못하게 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기능을 잃어버린 사람에게는 기대가 큰 시도다.

구본권 선임기자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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