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서울시장 후보 토론회에서 주로 쓴 단어를 모았다. 크기가 클수록 많이 사용한 단어다.
티브이(TV) 토론회는 선거의 꽃이다. 이번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도 3월29·30일, 4월5일 3차례에 걸쳐 방송 토론회가 열렸다. 재건축·재개발 등 부동산 정책, 자영업자 지원 방안, 청년 정책 등을 둘러싼 논쟁도 펼쳐졌지만, 토론 회차를 거듭할수록 후보의 취약점을 겨냥한 공세적 발언 강도가 세졌다.
박영선 민주당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세차례 토론회에서 한 발언을 종합해 단어 빈도분석을 해봤더니, 두 사람이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들은 ‘아파트’(42회) ‘공급’(39회) ‘가구’(35회) ‘거짓말’(34회) ‘국장’(33회) ‘기억’(31회) 등의 순서로 나타났다. ‘아파트’, ‘공급’ ‘가구’ 등이 빈도수가 높은 이유는 박 후보의 ‘반값 아파트’ 공약과 오 후보의 ‘재건축 규제 완화’를 둘러싼 토론이 치열했기 때문이다.
‘거짓말’ ‘국장’ ‘기억’이 많이 등장한 것은, ‘오 후보의 내곡동 땅’ 공방 탓이다. 가령 박 후보가 2차 토론회에서 “이명박 정부때 다시 (택지지구로) 지정한 것을 서울시가 요청해서 송파에서 이곳(내곡동)으로 옮겼다고 한다. 거짓말 컴플렉스가 생기신 것 같다”고 하자, 오 후보는 “거짓말 프레임의 도사라는 생각이 든다”고 맞받아치는 식의 장면이 거듭 반복된 것이다. 오 후보가 서울시장 재임 시절 내곡동 개발계획을 인지했는지를 놓고도 논란이 일었는데, 서울시가 내곡동에 대해 보금자리주택지구 지정을 요청한 문건이 서울시 국장 전결에 해당하는지 다투는 과정에서 ‘국장’이라는 단어도 자주 튀어나왔다.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토론회에서 많이 사용한 단어들이다.
박 후보는 토론회가 진행될수록 오 후보의 ‘자질 검증’에 집중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 후보는 1차 토론회 때는 ‘코로나’(9회)와 ‘소상공인’(9회) ‘임대료’(8회) ‘정책’(7회)을 많이 말했지만, 3차 토론회 때는 ‘거짓말’(10회) ‘용산참사’(8회) ’이명박’(8회) ‘전광훈(목사)’(4회) ‘어버이연합’(4회) 등을 자주 언급했다. 내곡동 의혹에 더해 오 후보의 시장 시절 벌어진 ‘용산 참사’. 전광훈 목사가 주최한 극우 집회 참석 등을 부각한 것이다.
오 후보는 정권심판론에 집중했다. 박원순 전 시장과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화력을 집중했다. 1차 토론회때 ‘정부’(13회) ‘민주당’(10회) ‘박원순’(7회) ‘문재인’(6회) 등을 많이 말했고, 3차 토론회에서도 ‘기억’(10회)과 함께 ‘정부’(9회) ‘박원순’(7회) ‘문재인’(6회) 등을 주로 언급했다. 오 후보는 1차 때는 ‘안심 소득(7회)’을 강조했지만 나중엔 거의 자취를 감췄다.
코로나19 이슈는 크게 눈에 띄지 않았다. 현재 시민이 당면한 문제인 코로나(26회), 백신(9회), 임대료(10회) 언급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이완 권오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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