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오른쪽 세번째)가 29일 부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부산시장 예비후보와 함께 ‘가덕도 신공항특별법’을 외치고 있다. 왼쪽부터 김종민 최고위원, 변성완, 박인영 예비후보, 이낙연 대표, 김영춘 예비후보. 박재호 부산시당위원장.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위원장인 박재호 의원이 29일 부산 시민들이 “조·중·동(조선·중앙·동아일보), <티브이(TV)조선>, <채널에이(A)>를 너무 많이 봐서 (부산 걱정보다) 나라 걱정만 하고 계시는지 한심스럽다”고 말했다가 “정제되지 못한 발언을 했다”며 사과했다.
박 의원은 이날 부산에서 열린 민주당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부산 시민들이 30년 가까이 보수정당에 지지를 보냈으나 “부산이 쇠락의 길을 걸어왔다”며, 민주당 지지를 당부하는 과정에서 문제의 발언을 했다. 박 의원은 “지난 28년 동안 국민의힘이 부산의 모든 정권을 잡았다. (하지만) 새 산업은 없었고 건설토착비리 유착된 구청장, 시장 등 모든 사람들 문제를 시민들이 알 것”이라며 “지난 28년이랑 지난 3년 우리가 집권한 부산을 비교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산에 계신 많은 분의 가정이 행복해야 대한민국이 행복하고, 부산이 발전해야 대한민국이 발전하는 것”이라며 “그런데 부산 계시는 분들은 조·중·동, <티브이조선>, <채널에이>를 너무 많이 봐서 나라 걱정만 하고 계시는지 한심스럽다”고 덧붙였다. 부산 시민들이 이른바 ‘보수신문과 방송’만 보느라 정치적으로 편향된 시각을 보이고 있다는 취지로 말한 것이다.
이날 최고위에는 이낙연 대표, 김종민 최고위원 등 지도부, 김영춘·변성완·박인영 등 민주당 부산시장 예비후보들이 참석했다. 이 대표가 지난 21일 부산 가덕도신공항 부지를 예비후보들과 함께 방문한 이후 8일 만에 부산을 다시 찾은 것이다. 지역 현안인 가덕도 신공항 추진에 대한 여당의 의지 등을 거듭 강조해 선거를 앞두고 부산 민심을 끌어당기려는 차원의 방문이었다.
하지만 민주당 소속 전임 부산시장의 ‘권력형 성추행’으로 보궐선거가 치러지는 데 대한 성찰 대신 부산 시민의 정치성향을 탓하는 발언으로 인해 정치적 논란이 불거질 것으로 예상되자, 박 의원은 곧바로 사과문을 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 최고위원회에서 지난 28여년간 부산의 집권세력으로 인해 부산이 위기가 생겼고, 지난 3년간 민주당이 일한 시기에 그래도 많은 성과를 이뤄냈다는 말씀을 드렸다. 이번 선거는 부산을 위한 선거인 만큼 나라 걱정보다 부산 걱정을 더 해야 한다는 말씀도 드렸다”며 “그런 와중에 부산에는 보수언론을 통해 너무 나라 걱정하는 분들이 많다는 말씀과 함께 한심하다는 정제되지 못한 발언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분명히 저의 본심과 다른 잘못된 발언이다. 불편하셨을 시민 여러분께 사죄드린다. 이런 불미스런 일이 다시 없도록 긴장을 늦추지 않겠다”며 사과했다.
이에 대해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논평을 내어 “민주당은 뻔뻔하게 후보를 낸 것도 모자라 부산을 폄하하고 시민을 모욕했다. 반성의 기미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며 “민주당이 조금이라도 반성한다면 후보 공천을 포기하고 339만 부산시민에게 망언과 망동에 대해 사죄부터 하라”고 요구했다. 송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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