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정치일반

감사원, ‘환경부 미세먼지 대책 성과 과장’ 적발

등록 2020-09-22 14:21수정 2020-09-22 15:08

감사원, 미세먼지 대책 실태 감사
환경부, 초미세먼지 통계 들쑥날쑥
배출량은 ↓ 삭감 효과는 ↑ 산정
지하철 터널 미세먼지는 대책 없어
교육부 교실공기정화 미비 드러나
고농도 미세먼지가 자욱한 서울 강남의 한 도로.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고농도 미세먼지가 자욱한 서울 강남의 한 도로.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정부가 미세먼지 관리 대책을 세우면서 초미세먼지((PM2.5) 배출량은 적게, 삭감 효과는 과다하게 산정하는 등 미세먼지 관리 대책 곳곳에 허점이 있는 것으로 감사 결과 드러났다.

감사원은 22일 공개한 ‘미세먼지 관리대책 추진실태’ 감사 보고서에서 환경부, 교육부 등 24개 기관을 대상으로 한 감사 결과, 미세먼지 관리 대책의 수립 및 집행 전반에 걸쳐 43건의 위법·부당 사항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우선 환경부가 대기오염 관리 정책을 수립하기 위한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산정에 있어서 부정확한 자료 적용 등으로 미세먼지 배출량을 3만9513톤(약 11%) 누락했다고 지적했다. 이는 고형연료 사용시설이나 자동차 타이어 마모 먼지 등을 비롯해 비철금속 생산공정의 오염물질을 누락한 데서 기인했다. 목재난로 등의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산정에는 산림청이 매년 내는 공식 통계자료를 활용하지 않고, 2012~2013년 연구결과를 써 2016년 산림청 자료 배출량(102만2817톤)의 39%인 39만8781톤만 반영했다.

반면 환경부는 2019년 미세먼지 관리 종합계획을 수립하면서는 초미세먼지 삭감 효과를 실제보다 과다하게 산정했다. 2022년까지 조기 폐쇄될 예정인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6기의 배출량을 제외하지 않거나, 노후 경유차 조기 폐차 등에 따른 삭감량 산정 때 새 구매 차량은 포함시키지 않는 등 초미세먼지 삭감 효과를 5488톤 과다하게 산정한 것이다. 

환경부는 지난해 2월22일부터 3월7일까지 전국적으로 발령됐던 초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결과도 실제보다 과장한 것으로 조사됐다. 감사원은 환경부가 17개 시·도로부터 제출받아 분석한 자료에서 비상저감조치로 전국의 기존 일평균 초미세먼지 배출량(888톤)을 10.7%(95톤) 감축했다고 국무조정실에 보고했는데, 확인 결과 조치 이후 감축량을 실제보다 약 70.4톤 과다 산정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 늘 주목을 받았던 지하역사와 관련해서 감사원은 일반 대기보다 미세먼지 농도가 4~6배, 승강장보다도 3~4배 높은 지하철 터널에 대한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터널 안 미세먼지가 승강장으로 유입돼 지하 역사 안 미세먼지의 주된 오염원임에도 관리 기준이 없으며 중금속의 위해성 평가가 이뤄지지 않는 점 등이 지적됐다.

학교 교실의 공기질 관리도 부실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교육부가 2017년 8월부터 추진한 공기정화장치 설치 사업으로 공기청정기를 설치한 교실 1만3095개 가운데 4644개(35.5%)가 교육부가 정한 전용면적 기준(100㎡)보다 작은(66~81㎡) 공기청정기를 사용한다고 밝혔다. 필터 성능이 규정에 맞지 않거나, 교실 필터 교체가 제때 이뤄지지 않고 청소 상태가 불량한 사례도 적발됐다. 바깥 공기를 유입시켜주는 기계환기설비의 경우 소음 규제에 맞지 않아 일부 사업이 중단됐다.

미세먼지 문제가 심각해지며 가정에서 구비하는 경우가 많아진 미세먼지 간이측정기의 경우 실제보다 인증 등급이 높아지는 경우가 있어, 문제가 있는 제품이 우수한 제품으로 탈바꿈해 판매될 수 있다는 점도 이번 감사에서 밝혀졌다. 감사원은 실제 판매되는 제품의 성능 확인을 위해 시장 수거 조사 방안을 마련하라고 환경부에 통보했다. 그럼에도 설문조사 결과 시민 10명 중 4명은 간이측정기로 직접 측정한 값을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발표하는 수치보다 더 신뢰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이번 감사에서 2018년 식약처에서 허가받은 보건용 KF80 마스크 53종 가운데 36종(68%)이 분진을 걸러내는 성능이 KF94 수준 이상이며 흡기 저항도 KF94 마스크와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은 정부가 어린이·노약자 등이 호흡하는 데 불편하지 않도록 KF80 기준치를 정했음에도 지켜지지 않았다며 식약처에 관련 기준을 보완하거나 정보를 표시하도록 조처하라고 요구했다. 아울러 KF80 마스크도 액체상 미세먼지 차단 성능을 검증할 수 있는 파라핀오일시험을 허가 기준에 추가하도록 통보했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이재명 ‘선거법 위반’ 오늘 첫 선고…사법리스크 덜어낼까 더할까 1.

이재명 ‘선거법 위반’ 오늘 첫 선고…사법리스크 덜어낼까 더할까

”윤 정권, 실낱같은 희망도 사라졌다” 고려·국민대 교수도 시국선언 2.

”윤 정권, 실낱같은 희망도 사라졌다” 고려·국민대 교수도 시국선언

윤 골프 의혹 점입가경…“부천화재 추모·한미훈련 중에도 쳐” 3.

윤 골프 의혹 점입가경…“부천화재 추모·한미훈련 중에도 쳐”

이준석 “윤, 지방선거 때도 공천 언급”…김태우 구청장 추천한 듯 4.

이준석 “윤, 지방선거 때도 공천 언급”…김태우 구청장 추천한 듯

윤, 8월부터 골프 치고 ‘트럼프 때문’?…용산 “운동한 게 문제냐” 5.

윤, 8월부터 골프 치고 ‘트럼프 때문’?…용산 “운동한 게 문제냐”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