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열린 조명균 통일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조 후보자가 위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위원장 심재권)는 29일 조명균 통일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보고서를 여야 합의로 채택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국회가 국무위원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당일 청문보고서를 채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외통위는 이날 오전 10시께 조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를 시작해, 오후 6시15분께 5차 보충질의를 끝으로 종료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빠른 청문회 진행을 위해 오후 들어 추가 보충질의 기회를 야당 쪽에 양보하기도 했다. 외통위는 이어 여야 간사단 협의를 거친 뒤 전체회의를 열어 저녁 6시28분께 조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보고서 채택 안건을 통과시켰다.
여야 의원들은 이날 청문회 시작 직후부터 한목소리로 조 후보자의 ‘도덕성’과 ‘업무능력’에 대해 좋은 평가를 내놓았다. 최경환 자유한국당 의원은 “솔직히 문제점 없는 사람 찾기가 어려운데 (조 후보자의) 도덕성과 관련해서는 흠잡을 데를 발견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무성 바른정당 의원은 “퇴임 뒤에도 가톨릭 봉사활동을 많이 했다고 들었다”며 친근감을 표했다. 강창일 민주당 의원은 조 후보자를 “아들(병역문제)과 돈, 결점이 없는 3무 후보”라고 평했다.
이에 따라 여야 의원들은 청문회에서 새 정부의 대북정책과 북핵·미사일 해법 등 쟁점 현안에 집중하며 공방을 벌였다. 서청원 자유한국당 의원은 “문재인 정부는 북핵 문제에 대해 미국과 동맹국은 ‘폐기’를 주장하는데 ‘동결’을 주장하고 있다”며 “북한을 못 믿겠으니 제재와 압박으로 북핵 문제를 해결하라는 게 국민의 뜻”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이석현 민주당 의원은 “통일부는 남북대화에 진취적이어야 한다”며 “국방부, 국가정보원과는 다른 목소리를 내야 하며, 통일부가 남북관계에서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조 후보자는 청문회 내내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그는 “개성공단·금강산관광은 재개하는 방향으로 가야 하지만, 재개를 위해선 국면 전환이 필요하다”며 “현재로선 국제사회의 제재 틀을 훼손시키지 않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조 후보자의 태도에 되레 여당 쪽에서 “좀 더 유연해진 홍용표 현 장관을 보는 것 같아 실망스럽다”(이인영 의원), “신중히 하지 말고, 빨리 대화하라”(강창일 의원)는 등의 질책이 나오기도 했다.
앞서 조 후보자는 청문회 모두발언에서 “남북관계는 단절됐고 한반도 문제의 국제화는 심화되는 등 우리는 지금 엄중하고 복합적인 환경에 처해 있다”며 “북한의 도발과 위협에는 단호하게 대처하되 남북 간 대화 채널을 복원하고 긴장을 완화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전날 청문회를 마친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정인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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