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조명균, 김영록, 정현백, 유영민 장관 후보자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전날 국회 인사청문회 심사경과보고서 채택이 무산됐던 김상조 후보자를 공정거래위원장에 임명했다. 또 미래창조과학부·통일부·농림축산식품부·여성가족부 등 4개 부처 장관 후보자도 지명했다. 야당의 반대 속에서도 정면돌파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극심한 경제적 불평등 속에 국민의 삶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금쪽같은 시간을 허비할 수 없다”며 “김상조 후보자는 국회 청문회 과정에서 정책능력을 입증했다고 본다”고 임명 이유를 밝혔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며 “경제민주주의나 재벌개혁, 공정한 사회라는 게 경제성장 발목 잡는 게 아니라 거꾸로 경제성장을 이루고 경제를 활성화하는 일이라는 것을 보여달라”고 당부했다. 청와대는 “야당을 국정 동반자로 대하는 협치는 계속 지켜나갈 것”이라고 했지만, 야당이 ‘지명 철회’를 요구하며 강경한 태도를 취하고 있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의 임명도 단행할 경우 앞으로 예정된 국무위원 인사청문회와 추가경정예산안 처리 및 정부조직법 개정 등에서 난항이 예상된다.
조명균(60)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통일부 교류협력국장과 개성공단사업지원단장을 거쳐 참여정부 대통령비서실 통일외교안보정책비서관 등을 지냈다. 두차례 남북정상회담에 관여했으며 대북전략에 정통한 관료 출신이다. 이명박 정부 들어 공직에서 물러난 조 후보자는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을 폐기했다는 혐의로 2013년 불구속 기소됐으나 1, 2심 재판에서 모두 무죄 선고를 받았다.
미래부 장관 후보자엔 유영민(66) 전 포스코경영연구소 사장이 지명됐다. 유 후보자는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출발해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의 현장 경험을 쌓고 엘지씨엔에스(LG CNS) 부사장,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 원장 등을 지냈다. 문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절 20대 총선을 앞두고 영입한 인사로 부산 해운대갑에서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김영록(62) 농식품부 장관 후보자는 행정자치부 홍보관리관, 완도군수, 전남 행정부지사를 거쳐 18대, 19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청와대 관계자는 “6년간 농해수위 위원 및 간사로 활약했다”며 “쌀 수급과 고질적인 조류인플루엔자(AI)·구제역 문제, 가뭄 등 당면 현안들을 슬기롭게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현백(64) 여성부 장관 후보자는 서울대 역사교육과를 거쳐 독일 보훔대에서 독일 현대사 박사 학위를 받았고 현재 성균관대 사학과 교수다. 참여연대·여성단체연합의 공동대표를 맡는 등 시민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왔다.
한편, 청와대는 이날 김현수(56) 농림축산식품부 차관, 이인호(55)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 이숙진(53) 여성가족부 차관, 고삼석(50)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 임명도 발표했다.
정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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