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문재인(왼쪽부터), 자유한국당 홍준표, 바른정당 유승민, 정의당 심상정,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2일 저녁 서울 마포구 상암동 <문화방송>(MBC)에서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주관한 토론회 시작에 앞서 손을 잡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빠듯한 일정 속에서 촘촘하게 치러진 대선 후보 초청 티브이(TV) 토론이 유권자들의 ‘선택’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수치로 확인됐다.
<한겨레>와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의 의뢰로 리서치플러스가 지난 1~2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티브이 토론을 보고 후보 선택에 변화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21.5%가 “지지 후보를 바꾸는 쪽으로 변화가 있었다”고 답했다. “지지하던 후보를 더 지지하게 됐다”는 답은 19.1%였다. 국민 10명 중 4명꼴로 티브이 토론을 통해 지지 후보를 바꾸거나 자신의 지지 성향을 확신하게 된 것이다.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는 응답은 54.9%였다.
후보별로 보면, 심 후보가 역시 티브이 토론의 최대 수혜자임을 알 수 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를 지지한다고 답한 응답자 중 55.3%는 토론 이후 후보 선택에 변화가 있었다고 답했다. “가장 토론을 잘했다”는 호평이 실제 표심으로도 연결된 셈이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의 지지자 37.2%,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의 지지자 34.6%도 토론에 영향을 받아 후보를 선택했다고 답했다. 반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를 지지하는 이들 중엔 티브이 토론으로 지지 후보를 바꿨다는 응답자가 14%였고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경우엔 12.1%였다.
이념 성향에 따라 살펴보면, 보수층에서 티브이 토론으로 지지 후보를 바꿨다는 응답이 26.3%로 가장 높았다. 중도층은 22.3%, 진보층은 19.3%였다. 홍 후보는 토론 과정에서 다른 후보들로부터 ‘궤변과 비방이 심하다’는 공격을 받았지만 ‘스트롱맨’을 자임하는 거침없는 토론 태도가 오히려 보수 표심의 결집을 부른 것으로 보인다.
티브이 토론을 계기로 “지지하던 후보를 더 지지하게 됐다”는 응답은 유승민 후보 지지자(28.1%)에게서 가장 높게 나왔다. 문재인(25.8%), 홍준표(25.1%), 심상정(22.5%) 후보는 엇비슷하게 나왔다. 그러나 안철수 후보는 12.0%에 그쳤다. 티브이 토론에서의 미숙한 태도가 지지율 하락의 원인이 됐다는 분석이 재확인된 셈이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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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조사 어떻게 했나
조사기관: 리서치플러스
일시: 2017년 5월1~2일
대상: 전국 만 19살 이상 남녀 1011명
조사방법: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임의전화걸기 방식의 전화면접(무선 57%, 유선 43%)
오차보정방법: 2017년 3월말 행정자치부 주민등록인구 기준으로 성·지역·연령별 가중값 부여
응답률: 20.9%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