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후보가 27일 오후 김천역에서 유세하는 가운데 사드반대 시민들이 집회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통령 후보가 ‘동남풍’을 타고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를 빠르게 좁히고 있다. 27일 나온 <기독교방송>-리얼미터 여론조사(24~26일 조사.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 참조)를 보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44.4%)가 큰 차로 1위를 유지하는 상황에서 안 후보(22.8%), 홍 후보(13%), 심상정 정의당 후보(7.5%),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5.4%) 순이었다.
홍 후보의 ‘동남풍 전략’을 떠받치는 키워드는 크게 강경보수, 대구·경북, 박근혜 세 가지다. 홍 후보는 지난 4차례 티브이(TV) 토론회 등을 통해 어떤 주제가 나와도 “강성 귀족노조”, “전교조 적폐세력” 등 ‘깔때기’ 발언으로 일관해 왔다. 안철수 후보에게 내줬던 보수의 본산 대구·경북에 집중한 것도 효과를 봤다. 홍 후보는 전날 대구 서문시장을, 27일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인 경북 구미와 김천을 잇달아 방문했다. 대구 방문은 지난달 31일 대선 후보로 선출된 뒤 무려 6번째다. “박근혜는 무능한 대통령”이라고 했던 홍 후보가 박정희·박근혜 띄우기에 적극 나선 것도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홍 후보는 이날도 “박정희 전 대통령을 제일 존경한다”고 했다.
홍 후보 캠프에서는 이르면 4월 말, 늦어도 5월 초에 안 후보와 지지율 ‘골든 크로스’가 일어날 것으로 기대한다. “두 후보의 지지율은 한쪽이 오르면 한쪽이 빠지는 시소관계”라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다.
지지율 상승에 고무된 듯 그간 잠잠했던 홍 후보의 막말도 다시 터져나왔다. 홍 후보는 이날 경북지역 유세 현장에서 유승민 후보에 대해 “티케이에서는 살인범은 용서해도 배신자는 절대 용서하지 않는다”는 말을 다시 끄집어냈다. 또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되면 대북정책 대통령은 김정은이 된다”고 했다. 이 때문에 동남풍이 수도권까지 올라오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수도권 의원실 관계자는 “막말 이미지의 홍 후보가 수도권에 먹히기는 쉽지 않다. 의원들도 지역구에 내려가 있기는 하지만 적극 나서는 분위기는 아니다”라고 했다.김남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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