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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반기문→황교안→홍준표’ 후보 약체화…보수 갈곳 잃다

등록 2017-03-19 20:54수정 2017-03-20 15:40

│한겨레 여론조사│

황교안 불출마로 보수 지분 흩어져
홍준표 3.6%p 안희정 3.2%p 상승

대선 때 박근혜 찍었던 응답자 중
안 지지 20.7% 홍 지지 19.4%

보수 유권자 28.5%와 TK 43%
‘아직 지지후보 없거나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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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10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대선 불출마 표명(15일). 터질 폭탄은 다 터졌다. 불확실성은 제거됐지만 길 잃은 보수는 아직 집합 장소를 찾지 못하고 있다. 자유한국당(홍준표)과 바른정당(유승민·남경필)이 분점해온 보수층을, 더불어민주당 안희정 충남지사가 파고들며 가뜩이나 좁아진 보수 영토를 수성하기도 벅찬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한겨레>·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의 지난 3~4일 여론조사에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지지도는 10.6%였다. 2주 뒤인 17~18일 실시한 조사에서 황 권한대행이 파놓은 ‘참호’는 홍 지사와 안 지사가 나눠가진 모양새다.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의 지지도가 2주 전에 견줘 5.1%포인트 빠진 상황에서, 홍 지사 지지율은 2%에서 8.3%로 6.3%포인트 수직 상승했다. 안 지사 역시 3.2%포인트 오른 16.4%로 반등했다. 황 권한대행을 지지했던 자유한국당 지지층 상당수가 홍 지사를 중심으로 결집하고 일부는 안 지사로 이동한 것이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도 9.5%(+1.5%포인트)로 상승한 반면, 유승민 의원은 1.6%(+0.4%포인트)에 그쳤다.

안 지사의 지지율 상승을 과거 박근혜 지지층과 보수층에서 견인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2012년 18대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를 찍었다는 응답자들 중 안 지사를 지지한다고 답한 비율은 14.7%에서 20.7%로 늘었다. 오차범위에 있지만 박근혜 투표층의 홍 지사 지지율(19.4%)보다 더 높다. 보수 표심을 놓고도 홍 지사와 안 지사가 경합을 벌이는 이례적 상황이다. 스스로 ‘보수’라고 응답한 이들의 21.5%가 홍 지사를, 18.2%가 안 지사를 지지한다고 답했다. 보수층에서의 안 지사 지지도는 2주 전 10%포인트에서 8.2%포인트 뛴 것이다.

보수의 ‘답답함’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정당과 지지층 모두 당장 회복이 불가능한 붕괴와 분열 상태이기 때문이다. 이념성향은 중도(35.8%), 진보(31.1%), 보수(21.4%) 차례였다. 정당 지지도를 보면 보수를 표방하는 자유한국당(9%)과 바른정당(3.6%)을 합쳐도 12.6%에 불과하다. 4·13 총선 패배와 대통령 탄핵을 거치며 10%포인트 이상 쪼그라든 보수층조차 담아낼 수 없는 ‘저용량 정당’이 된 셈이다.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후보와 당을 중심으로 여론이 응집하기 마련인데 ‘지지 후보 없음, 무응답’ 비율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지난 조사보다 4·8%포인트 오른 25.6%로, 4명 중 1명이 아직까지 마음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특히 보수 쪽 표심의 방황이 뚜렷하다. 보수 유권자의 28.5%, 자유한국당 지지자의 30%, 박근혜 투표층 가운데 33.2%가 여전히 지지 후보가 없거나 모른다고 답했다. 대구·경북지역에서는 이 비율이 43%에 달했다. 반기문→황교안→홍준표로 ‘주력 후보’가 계속 바뀌면서도 경쟁력은 오히려 약체화하는 상황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방황하는 유권자의 표심은 ‘누가 보수를 대표하는 후보로 적합한가’는 질문에서도 확인됐다. 응답자들은 ‘보수 후보’로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13.0%), 문재인 전 대표(12.2%), 홍준표 지사(11.6%), 안희정 지사(11.6%),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8.2%) 등을 꼽았다. 뚜렷한 우위를 지닌 보수 후보가 없을 뿐 아니라, 야권의 유력한 두 후보마저 ‘보수 대표 후보’로 꼽히는 등 보수 표심의 일정한 경향성마저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언니가 보고 있다 56회_홍준표 vs 김진태, 대체 누가 이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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