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한용 기자의 심상정 관찰기-
25년 노동운동하다 정치 입문
지난 총선서 수도권 최다득표
25년 노동운동하다 정치 입문
지난 총선서 수도권 최다득표
진보 정치는 어렵다. 유권자들은 진보정당이 꼭 필요하다고 인정하면서도 선거 때가 되면 당선 가능성이 없다는 이유로 진보정당을 외면한다. 이 난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진보 정치는 집권 가능한 대안세력으로 자리잡기 힘들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진보 정치가 현실이 될 수 있다’는 명제를 증명하는 살아있는 증거다.
그는 25년 동안 노동운동을 하다가 2004년 17대 국회에서 비례대표 의원으로 정치를 시작했다. 그 뒤 그가 걸어온 길은 고단함 그 자체였다. 13년간 정치를 하면서 무엇이 힘들었고 어떤 보람이 있었을까?
“진보 정치인의 숙명 같은 것이 있다. 현실 정치에서 안 된다는 것이다. 거기에 짓눌렸다. 17대에 비례대표로 당선되고 18대에 떨어졌다. 19대에서는 전국 최소 표차로 이겼다. 그 뒤 4년 동안 열심히 했더니 20대에는 수도권에서 여야 통틀어 최다 득표로 당선됐다. ‘내가 하는 정치가 어떤 정치라고 알릴 수만 있다면 국민들도 알아주는구나’ 하는 자신감과 확신을 가지게 됐다.”
심상정 대표의 탄탄한 실력은 국회 정책질의에서도 잘 드러난다. 그의 견해에 동의하지 않는 관료들이나 여당 의원들도 심상정 대표의 안목과 역량은 인정한다.
심상정 대표의 성공을 진보정당의 성공으로 이어갈 수 있을까? 2008년 선거에서 낙선한 뒤 심상정 대표는 <당당한 아름다움>이라는 책을 펴냈다. 이명박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촛불집회가 한창이었다. 그는 그때도 촛불집회에 매번 참석했다.
“진보 정치가 이제 관념과 주장을 넘어서 서민들의 생활 속으로 깊이 들어가야 한다는 것, 즉 촛불민심 속에서 융합되고 단련되며, 그 에너지로 재충전해 현실을 변화시킬 힘을 축적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믿음직한 진보의 길임을 촛불은 강렬히 확인해주었다.”
8년 뒤 박근혜 대통령 국정 사유화 사태로 촛불이 다시 켜졌다. 그동안 진보 정치는 별로 전진하지 못했다. 그러나 심상정 대표는 실망하지 않는다. ‘심상정 정치’는 이제 시작이기 때문이다.
shy9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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