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판] 커버스토리
‘총리 출신’ 대선주자 실패, 왜?
‘총리 출신’ 대선주자 실패, 왜?
1994년 4월 김영삼 당시 대통령과 결별하고 떠났던 이회창 전 총리(왼쪽)가 15대 총선을 앞둔 1996년 1월 신한국당에 전격적으로 영입됐다. 그는 당시 신한국당 총선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서 정치에 본격적으로 발을 내디뎠다. <한겨레> 자료사진
국회의원 경험이 중요
‘불려나온’ 사람은 한계 커
황교안, 세력 있되 경험 없어 그러나 그동안 여러 총리 출신 인사들이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도전했지만, 목표 지점인 대통령에 오른 이는 아무도 없다. 제1 정당의 대선 후보로 두번이나 본선에 올라갔던 이회창 전 총리만 그나마 목표에 가장 근접했을 뿐이다. 또 군소정당인 제4 정당으로나마 본선에 나가봤던 이는 정치인 출신의 총리였던 김종필 전 총리 정도가 있다. 고건(김영삼·노무현 정부), 이홍구·이수성(이상 김영삼 정부), 정운찬(이명박 정부), 김황식(이명박 정부·서울시장 도전) 전 총리는 한때 지지율 1위를 기록하기도 하는 등 주목을 끌었지만, 모두 본선 무대를 밟아보지도 못하고 말았다. 이회창 전 총리와 다른 전직 총리들의 차이는 뭘까? 첫째는 정치 경험의 유무다. 이회창 전 총리는 1996년 4월 총선 때 비례대표 의원으로 진출해 이듬해 대선 때까지 1년여의 현실정치 경험이 있었다. 그러나 나머지는 이홍구 전 총리(1996~1997년 비례대표)를 빼고는 행정부 경험 외에 여의도 경험이 없었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정치를 직접 경험하는 것과 아닌 자체도 차이가 크지만, 정치권에서 그것이 의미하는 바는 천양지차다. 즉, 국회에 의원으로 발을 들여놓는 것은 정치를 상당 기간 하겠다는 의미인 데 비해 그런 것 없이 대선주자에 도전하는 것은 ‘나는 불려나온 사람이오’라고 광고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런 사람은 떨어지면 정치를 계속한다는 전망이 없기에 동료들이 굳이 올인해서 투자를 하지 않게 된다”고 말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2004년 5월25일 오전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기 위해 고건(왼쪽) 국무총리와 함께 회의장에 들어서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앞서 같은 달 14일 노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기각했다. <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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