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진 국민의당 창당준비위원장이 18일 서울 마포구 도화동 당사에서 열린 확대기획조정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종인 더민주 선대위장에
“전두환 국보위 참여” 공세도
창준위 참석자들 자제 당부
“그 얘기는 이제 그만하자”
“전두환 국보위 참여” 공세도
창준위 참석자들 자제 당부
“그 얘기는 이제 그만하자”
한상진 국민의당 창당준비위원회 위원장이 ‘이승만 전 대통령 재평가’를 다시 공론화하고 나섰으나 내부 반발에 부딪혔다.
18일 국민의당 창당준비위원회 확대 기획조정회의에서 한 위원장은 “이승만 초대 대통령의 위상 정립이 국가 정체성 확립의 중요한 과제라고 봐서 협력과 화해의 길을 찾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지난 14일 4·19 묘역을 참배한 뒤 “이승만 전 대통령은 국부”라는 발언으로 논란이 되자 지난 17일엔 “국부란 호칭엔 턱없이 부족하다”고 한발 물러나는 듯한 태도를 보인 바 있다.
한 위원장은 이어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부분에도 민감한 부분이 있다. 지금 준비된 것이 있으나 기회가 되면 분열의 시대를 어떻게 극복할지에 대해 저희 입장을 얘기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재평가 논쟁까지 전선을 확대하겠다는 뜻도 비쳤다. 그러면서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선대위원장에 대해 “전두환 정권의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국보위)에 참여했던 인사로서 다른 대통령에 대한 평가도 해주시길 요청한다”고 날을 세웠다. 전날 김 위원장이 이 전 대통령에 대해 “국부로 볼 수 없다”고 한 데 대한 반박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후 비공개회의에서 참석자들은 한 위원장이 제기한 이른바 ‘이승만·박정희 재평가론’에 의문을 제기했다. 한 참석 의원은 “몇 분의 의원이 이승만 얘기는 이제 그만하는 것으로 의견을 냈고 대부분 동의했다. 이 논의를 계속 이어가는 게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들이었다”고 전했다. 다른 의원은 “신당이다 보니 메시지 관리가 잘 안되는데 현재 민생, 경제에 집중해야 한다”며 한 위원장의 자제를 당부했다고 밝혔다.
최원식 대변인은 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에게 “당 차원에서 준비한 것은 없다. (한 위원장의) 사견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이 거듭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의 재평가를 언급하는 것은 신당이 중도 보수층으로 외연을 넓혀가기 위해서라고 판단하는 것 같다. 민중보다는 중도·중산층의 변혁 가능성에 주목해온 그의 ‘중민이론’과, 학자적 입장에서 공론의 장에서 토론하려 하는 성향 등을 연관시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신당 내부에서는 당의 정강정책이 명확히 수립되지 않는 상황에서 이런 논쟁이 먼저 두드러질 경우 득보다 실이 많다는 지적도 적잖다. 당 일각에선 “한 위원장이 통제가 안 된다”, “한 위원장이 학자처럼 문제를 접근한다”는 볼멘소리도 터져나왔다.
송경화 기자 freehwa@hani.co.kr
이슈안철수 신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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