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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문재인 체제’ 등돌리는 광주…새정치, 의원 1명만 남을수도

등록 2015-12-23 19:28수정 2015-12-24 08:32

임내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23일 오전 국회에서 안철수 신당행을 위한 탈당을 선언한 뒤 기자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임내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23일 오전 국회에서 안철수 신당행을 위한 탈당을 선언한 뒤 기자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임내현 탈당 “안철수와 함께할 것”
8명중 강기정 의원만 ‘잔류’ 의사

‘친노 주도’ 새정치에 거부감 쌓여
광주 53%가 ‘안철수 탈당 잘한일’
“친노 후보로 대선치르면 또 필패”
광주 북구을이 지역구인 임내현 의원이 23일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했다. 안철수 의원 탈당 뒤 새정치연합을 떠난 광주 지역 의원으로는 지난 20일 김동철 의원(광산갑)에 이어 두번째다. 권은희 의원(광산을)이 일찌감치 탈당 결심을 굳혔고, 박혜자(서구갑)·장병완(남구) 의원도 탈당을 고민하고 있어 극적 반전이 없는 한 8명의 광주 국회의원 가운데 새정치연합 소속은 주류 쪽인 강기정 의원(북구갑)만 남게 될 공산이 크다.

임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 기자회견을 열어 “호남과 중도세력을 모두 품지 않고는 정권교체가 불가능하다. 이런 상황에서 호남을 홀대하고 중도층의 지지 확보에 소홀히 하는 것은 시대를 외면하는 것”이라며 새정치연합과 문재인 대표를 싸잡아 비판했다. 이후 거취와 관련해선 “안철수 신당의 비전과 진정성이 알려지면 국민들의 지지가 급속히 오를 것으로 확신한다”며 안철수 신당에 합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호남 의원들의 ‘줄탈당’에 문재인 대표는 곤혹감을 내비쳤다. 그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에서 “호남은 언제나 시대의 깃발이었다. 변화의 바람은 늘 간절했고 대의와 원칙을 향한 요구는 높았다”며 “그 기대에 부응하겠다. 하지만 시간이 필요하다. 저와 우리 당에 시간을 달라”고 말했다. 탈당파를 겨냥해선 “탈당과 분열은 어떤 명분으로든 정당화될 수 없다. 엊그제까지 개혁의 대상이었던 사람들이 개혁 주체인 양 하는 것을 호남 민심이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날을 세웠다.

광주 국회의원 현황
광주 국회의원 현황

문 대표의 ‘호언’과 달리, 광주 의원들의 연쇄 탈당 움직임을 두고 새정치연합에선 ‘뾰족한 수가 안 보인다’며 낙담하는 분위기다. 2009년 김대중 전 대통령 타계 뒤 광주 민심이 제1야당으로부터 등을 돌리는 추세가 꾸준히 이어져왔기 때문이다. 2010년 7월 광주 남구 보궐선거에서 민주노동당 오병윤 후보의 선전, 2012년 총선 당시 광주 서구을에 출마한 이정현 새누리당 후보의 돌풍, 지난 4월 무소속 천정배 후보의 서구을 보궐선거 당선이 단적인 예다. 여기에 지난 2월 문재인 대표와 박지원 의원이 격돌한 2월 새정치연합 전당대회를 거치며 심화된 ‘친노 세력’에 대한 정서적 반감이 더해졌다.

탈당 결심을 굳힌 것으로 알려진 권은희 의원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민심은 이미 걷잡을 수 없는 수준이다. 당 활동에 적극적인 당원들은 ‘탈당 신중론’이 적지 않지만, 그렇지 않은 일반 지지자들은 당을 나오라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다”고 했다. 지난주 <한겨레>가 호남 유권자 500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는 안철수 탈당에 대해 ‘잘한 결정’이라는 응답이 광주(53.6%), 전남(43.2%), 전북(34.2%) 순으로 높았다. ‘문재인 체제’의 새정치연합에 대한 광주의 거부감이 그만큼 강하다는 방증이다.

광주 현지 사정에 밝은 전직 광역단체장은 “광주 사람들은 지역구도를 깨기 위해 자신을 던진 노무현에게 갖고 있던 부채의식을 문재인에겐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2012년 대선 당시 보여준 92%의 압도적 지지를 문재인·민주당과의 일체감으로 확대해석하면 안 된다는 얘기다.

역대 선거에서 새정치연합의 견고한 지지층이었던 지역의 중도·보수 유권자가 새정치연합으로부터 등을 돌리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현지 전문가들은 그 원인을 2012년 대선 패배의 학습효과에서 꼽는다. 오승용 전남대 교수는 “친노 후보와 진보 노선으로 치른 대선에서 92%의 표를 몰아줬지만 결국 역부족이란 사실을 실감했다. 그런 점에서 ‘확장성’이 상대적으로 크다고 여겨지는 박원순·안철수·손학규 등에게 눈길을 돌리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총선 출마를 준비중인 지역의 한 정치 신인도 “광주가 진보 유권자층이 상대적으로 두터운 건 사실이지만, 중도·보수층의 규모가 결코 적지 않다. 지금의 민심은 ‘친노가 주도하는 당에서 친노 후보로 대선을 치러선 또다시 필패한다’는 인식이 문 대표와 새정치연합 주류에 대한 중도·보수층의 비토 정서로 표출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

[관련 영상] 연대와 분립, 야권경쟁 막 올랐다/ 더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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