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렁이는 호남 민심 다잡기 시도
재보선 야권 분열 부른 인물 논란
전략공천관리위원장에 김성곤
정책위의장 이목희 등 인선
비주류쪽 “친문 체제 구축” 부글
재보선 야권 분열 부른 인물 논란
전략공천관리위원장에 김성곤
정책위의장 이목희 등 인선
비주류쪽 “친문 체제 구축” 부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18일 전북 순창에서 정동영 전 의원을 전격적으로 만났다. 안철수 의원 탈당 뒤 당을 총선 체제로 바꾸는 데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술렁이는 호남 민심의 원심력을 차단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문 대표는 이날 저녁 전북 순창에서 4·29 서울 관악을 보궐선거 패배 뒤 고향에서 칩거중인 정동영 전 의원과 만났다. 문 대표는 정 전 의원에게 “야권이 분열되지 않도록 힘을 모아달라”며 복당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남에서 무소속 안철수 의원, 신당을 추진중인 천정배 의원과 손잡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정 전 의원에게 먼저 손을 내밀어 구심력을 확보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문 대표 쪽 관계자는 “앞서 문 대표가 재신임 국면에서 대사면·대통합을 말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총선 체제로 가기 위한 통합 행보라는 것이다. 주류 쪽 한 당직자도 “당내 구심력이 어느 정도 확보됐으니 당 안팎으로 손을 뻗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2009년 4월 자신이 대선후보였던 민주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전주 덕진에서 당선한 뒤 복당했고, 지난 4·29 선거에서 다시 탈당해 국민모임 후보로 나서 야권의 분열과 패배의 한 원인으로 지목되는 정 전 의원을 현시점에서 만난 것이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당직자는 “안철수 의원 탈당 뒤 첫 만남은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데 왜 정 전 의원인지 의아하다”고 꼬집었다.
앞서 이날 문 대표는 총선 준비 기구를 인선하는 등 당을 총선 체제로 바꾸기 위한 가속페달을 밟았다. 문 대표는 이날 비주류 최재천 의원의 사의로 공석이 된 정책위원회 의장에 이목희 의원을 임명했고, 전략공천관리위원장에는 4선의 김성곤 의원을 임명했다. 문 대표가 내년 총선에서 20%가량을 전략공천한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어 강세·열세 지역구를 분석해 전략공천 지역을 가려내는 전략공천관리위원회의 역할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문 대표는 또 후보자의 도덕성을 검증하는 공직선거후보자 검증위원장에 백재현 의원, 예비후보자 이의신청처리위원장에 인재근 의원, 비례대표선출규정 티에프(TF)팀장에 홍익표 의원 등을 임명했다.
새정치연합 안에서는 사실상 ‘친문재인 체제’를 구축한 인선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공천과 당내 현안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정책위 의장과 전략공천관리위원장에 주류와 가까운 인사를 임명했기 때문이다. 이목희 의원은 원내 현안과 당 현안을 두고 주류 쪽의 입장에 서왔고, 김성곤 의원은 문 대표에게 우호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하지만 이종걸 원내대표나 비주류 쪽에서는 “문 대표 중심의 인선”이라며 부글부글하고 있다. 정책위 의장과 호흡을 맞춰야 할 이 원내대표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저와 협의한 적은 없다”고 불편한 심경을 내비쳤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이슈안철수 신당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