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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안철수 신당에 여권 지지층도 ‘흔들’…거품일까 아닐까

등록 2015-12-18 20:51수정 2015-12-19 00:21

안철수 의원이 18일 새벽 광주시 광산구시설관리공단 환경미화원 차고지를 찾아 환경미화원을 격려하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안철수 의원이 18일 새벽 광주시 광산구시설관리공단 환경미화원 차고지를 찾아 환경미화원을 격려하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탈당 뒤 정치지형
안철수 의원의 새정치민주연합 탈당이 뜻하지 않은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야권의 분열을 가져올 것’이라던 일반적인 예상과는 달리 ‘여권의 분열’도 초래하고 있기 때문이다. 양당 구도가 뿌리내린 우리 정치 지형에서 제3지대의 중도정당이 탄생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한겨레> 여론조사에서 ‘내일 국회의원 선거가 치러진다면 어느 당 후보를 지지하겠나’라는 질문에 새누리당 26.6%, 새정치민주연합 26.5%에 이어 ‘안철수 신당’을 꼽은 응답자가 16.4%였다. 여론조사기관인 리얼미터 조사는 새누리당 35.2%, 새정치연합 28.0%, 안철수 신당 16.5% 순으로 나타났으며 <중앙일보>의 여론조사 결과도 비슷했다. 직접 비교는 어렵지만, 오랫동안 대선 후보 지지도가 7~8%에 머물던 안철수 의원의 정당 지지도가 두 배 이상 뛴 것이다. 반면 2년 넘게 40%대의 고공행진을 벌이던 새누리당의 지지율은 30%대 이하로 떨어졌다. 안철수 의원의 ‘확장’은 새누리당의 ‘축소’와 맞물려 있다고 해석해도 무리가 아닌 것이다.

내년 총선 때 지지할 정당은?
내년 총선 때 지지할 정당은?

안철수 신당 지지율 16~18%
“PK·고학력층 몰렸을 가능성” 분석
제3지대 중도정당 탄생 여부 주목

기존 정당 반감에 일시 쏠림 지적도
“시간 가면서 조정기 거칠 것”

한귀영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사회조사센터장은 “새누리당 내부의 균열이 있었으나 그동안 야당의 무능과 혼선으로 덮여 있다가 안철수 의원의 탈당으로 (균열이) 드러나기 시작한 것으로 해석된다”며 “여당에 반대하나 야당은 아닌 ‘반여 비야’의 제3지대가 이전보다 강해진 게 아닌지 정밀하게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름 밝히길 꺼린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박근혜 정부가 국정교과서 강행 이후 여권 지지층의 결집도와 충성도가 떨어지는 징후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포착이 되고 있었으나 그 이완 현상이 안철수 탈당으로 불거질지는 예견하지 못했다”며 “부산·경남 출신이나 고학력 중산층 중심으로 안철수 신당에 몰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안철수 의원이 의미있는 제3정당을 성사시킬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반응도 나온다. 정한울 고려대 교수는 “처음에 신당이 뜰 때는 기존 정당에 대한 반감으로 여론이 신당으로 쏠리게 마련”이라며 “정당에 대한 유권자들의 태도는 당의 정체성, 노선, 당명, 모인 사람들 등이 드러나야 현실화된다”고 신중론을 폈다. 한귀영 센터장도 “안철수 의원이 2012년 대선 후보로 나섰을 때나 2014년 민주당과 합당하기 전에 비하면 개인의 경쟁력이 많이 떨어진 측면이 있다”며 “시간이 가면서 조정기를 거칠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사례를 봐도, 정몽준·이인제·박찬종 의원 등이 비슷한 성격의 정당을 추진해 초반 고공행진을 벌이다 거품이 꺼진 역사가 있다. 안철수 의원도 2013년 ‘새정치’를 표방하며 신당을 추진하다 포기하고 민주당과 합당한 바 있다.

익명을 요구한 전문가는 “안철수 현상이 지속할 경우 새누리당은 박근혜 대통령과 거리를 두면서 이탈한 중도층을 끌어들일 수 있고, 보수 언론 또한 지금은 야권의 분열을 노리고 안철수 띄우기에 나서고 있지만 여권에 불리하다고 판단할 경우 바로 안철수 죽이기에 돌입할 것”이라며 “아직은 성공 여부를 섣불리 판단하기 이르다”고 말했다.

김의겸 선임기자 kyumm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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