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의원이 17일 오후 전북 전주시 완산구 남부시장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상인들과 이야기하고 있다.
전주/연합뉴스
‘안철수 탈당’ 여론조사
갈라선 야권 싸늘해진 유권자
호남 민심 “문재인으론 어렵지만
야권 뭉쳐야 산다”
갈라선 야권 싸늘해진 유권자
호남 민심 “문재인으론 어렵지만
야권 뭉쳐야 산다”
광주·전남·전북 지역 유권자 500명을 대상으로 벌인 여론조사에서 드러난 호남민심은 ‘문재인으로는 안 되지만, 총선 승리를 위해 야권이 다시 뭉쳐야 한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문재인 대표 체제의 새정치민주연합에 대한 실망감과 야권 통합에 대한 강한 열망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문재인 대표에 대한 지역민의 거부정서가 만만찮다는 사실도 거듭 확인됐다.
새정치연합의 호남 지지율 하락 원인에 대해 응답자의 31.8%는 ‘문재인 대표의 리더십 부족’을 꼽았다. ‘당의 기강과 질서가 약해서’라는 응답이 23.1%, ‘당의 정권교체 역량이 부족해서’가 18.1%로 뒤를 이었다. ‘호남 의원들의 자질이 부족해서’라는 응답은 16.3%였다. 새정치연합의 당내 갈등에서 어느 쪽 책임이 더 크다고 보느냐는 문항에서도 ‘주류의 패권주의’라는 응답이 47.2%였다. ‘비주류의 지도부 흔들기’라는 답변은 33.5%에 그쳤다.
문 대표에 대한 비토 정서는 안철수 의원의 탈당을 지지하는 여론이 높은 데서도 다시 한번 확인된다. 안 의원의 새정치연합 탈당과 관련해 ‘잘한 결정’(42.8%)이란 응답이 ‘잘못된 결정’(35.7%)이란 응답보다 7.1%포인트 높았다. 오차범위(±4.4%) 이내긴 하지만 문 대표를 바라보는 호남의 시선이 썩 우호적이지 않다는 점을 새삼 확인하게 된다. 안 의원 탈당 책임에 대해서도 ‘문재인 대표 책임’(46.5%)으로 보는 의견이 ‘안철수 의원 책임’(31.3%)이란 견해보다 많았다. 안철수 탈당과 관련한 ‘문재인 책임론’은 전국 단위 조사 결과(50.9%)에 견줘 상대적으로 낮지만, 호남은 새누리당 지지 의향을 가진 응답자 규모가 한자릿수(6.6%)에 그친 야권의 ‘절대 우세’ 지역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작지 않다.
야당 호남 지지율 하락 원인으론
32%가 “문재인 대표 리더십 부족”
47% “당내 갈등 주류 패권주의 탓”
안철수 탈당 “문재인 책임” 47% “무조건 총선 전에 뭉쳐야” 55%
야권 참패 위기에 연대·통합 목소리 이런 결과를 두고 광주지역의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참여정부 말기 ‘모든 게 노무현 탓’이라던 정서와 비슷하다”고 했다. 야당이 내부다툼에 휩싸인 것도, 지지율이 지리멸렬한 것도 문재인 대표 탓으로 돌리고 보는 분위기가 강하다는 것이다. 호남 출신의 전직 광역단체장은 “노무현은 3당 합당에 따라가지 않고 지역구도를 깨기 위해 부단히 자신을 내던졌다는 점 때문에 영남 출신임에도 호남이 전폭적 지지를 보냈다. 하지만 문재인에게 호남은 아무런 부채의식이 없다. 90% 안팎의 압도적 지지를 몰아줬지만 대선에서 패배했기 때문에 호남은 오히려 문재인에게 ‘받아야 할 빚’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총선에 대한 전망도 비관적이었다. ‘야당의석 수가 줄어들 것’이란 응답이 60.5%(크게 줄어들 것 20.7%+다소 줄어들 것 39.8%), ‘야당의석 수가 늘어날 것’이란 답변은 9.8%에 그쳤다. 새정치연합의 분열로 ‘1여다야’ 총선구도가 야권의 참패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에 근거한 것으로 보인다. 야권 참패 가능성에 대한 호남의 위기의식은 총선 전에 ‘여야 1대1’ 구도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문으로 나타나, ‘무조건 선거 전에 하나로 뭉친 뒤 총선에 임해야 한다’는 응답이 55%나 됐다. ‘총선에서 야권 세력들이 서로 경쟁한 뒤 결과에 따라 재편해야 한다’는 응답은 36.1%에 그쳤다. 오승용 전남대 교수는 “새누리당 압승은 막아야 한다는 절박감이 작용한 것 아니겠느냐”며 “호남은 새정치연합과 신당의 경쟁구도로 가더라도, 나머지 지역에선 야권연대든 단일화든 통합이든 하나로 가라는 압력이 갈수록 커질 것”이라고 했다. 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 [관련 영상] ‘안철수 신당’, 잘 되기 어렵다 /더 정치 2회 [관련기사] ▶ 바로 가기 : 새정치 지지자 59% “안철수 탈당 잘못” 새누리 지지자 62% “잘한 일”
▶ 바로 가기 : 2명 중 1명 “총선서 현역 의원 안찍겠다”
▶ 바로 가기 : “내일 선거하면 안철수 신당 지지” 16%
▶ 바로 가기 : 전국에선 문재인, 호남에선 박원순 1위
32%가 “문재인 대표 리더십 부족”
47% “당내 갈등 주류 패권주의 탓”
안철수 탈당 “문재인 책임” 47% “무조건 총선 전에 뭉쳐야” 55%
야권 참패 위기에 연대·통합 목소리 이런 결과를 두고 광주지역의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참여정부 말기 ‘모든 게 노무현 탓’이라던 정서와 비슷하다”고 했다. 야당이 내부다툼에 휩싸인 것도, 지지율이 지리멸렬한 것도 문재인 대표 탓으로 돌리고 보는 분위기가 강하다는 것이다. 호남 출신의 전직 광역단체장은 “노무현은 3당 합당에 따라가지 않고 지역구도를 깨기 위해 부단히 자신을 내던졌다는 점 때문에 영남 출신임에도 호남이 전폭적 지지를 보냈다. 하지만 문재인에게 호남은 아무런 부채의식이 없다. 90% 안팎의 압도적 지지를 몰아줬지만 대선에서 패배했기 때문에 호남은 오히려 문재인에게 ‘받아야 할 빚’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총선에 대한 전망도 비관적이었다. ‘야당의석 수가 줄어들 것’이란 응답이 60.5%(크게 줄어들 것 20.7%+다소 줄어들 것 39.8%), ‘야당의석 수가 늘어날 것’이란 답변은 9.8%에 그쳤다. 새정치연합의 분열로 ‘1여다야’ 총선구도가 야권의 참패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에 근거한 것으로 보인다. 야권 참패 가능성에 대한 호남의 위기의식은 총선 전에 ‘여야 1대1’ 구도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문으로 나타나, ‘무조건 선거 전에 하나로 뭉친 뒤 총선에 임해야 한다’는 응답이 55%나 됐다. ‘총선에서 야권 세력들이 서로 경쟁한 뒤 결과에 따라 재편해야 한다’는 응답은 36.1%에 그쳤다. 오승용 전남대 교수는 “새누리당 압승은 막아야 한다는 절박감이 작용한 것 아니겠느냐”며 “호남은 새정치연합과 신당의 경쟁구도로 가더라도, 나머지 지역에선 야권연대든 단일화든 통합이든 하나로 가라는 압력이 갈수록 커질 것”이라고 했다. 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 [관련 영상] ‘안철수 신당’, 잘 되기 어렵다 /더 정치 2회 [관련기사] ▶ 바로 가기 : 새정치 지지자 59% “안철수 탈당 잘못” 새누리 지지자 62% “잘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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