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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일문일답] 문재인 “혁신, 내 책임으로 해나겠다”

등록 2015-12-03 16:34수정 2015-12-07 11:09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3일 오후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당 내홍에 대한 정면돌파 의지를 밝히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2015.12.3)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3일 오후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당 내홍에 대한 정면돌파 의지를 밝히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2015.12.3)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안철수 의원이 제안한 ‘혁신 전당대회’를 거부했다. 문 대표는 3일 연 기자회견에서 “당의 기강을 세우겠다”, “혁신을 제 책임으로 해나가겠다”며 강력한 리더십 발휘에도 방점을 찍었다.

“이제 이 지긋지긋한 상황을 끝내야 한다”며 운을 뗀 문 대표는 “국민들은 우리 당의 상황에 진저리를 내고 있다. 박근혜 정권의 심각한 민주주의 퇴행과 민생파탄을 막기 위해 총선승리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시기에 당내 분열만 계속하는 것은 국민과 역사에 죄를 짓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표는 “전당대회는 해법이 안 된다”며 안 의원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당 안팎에서 안철수 전 대표, 박원순 시장과 함께 손잡고 혁신하고 단합해서 강한 야당을 만들라는 요구가 많았다”며 “누구나 당연하게 생각하는 상식적인 일이 왜 안 되는지 잘 모르겠다”고도 했다. 문 대표는 “이제 더 이상 안 되는 일에 매달려 시간을 보낼 수는 없다”며 “총선 전에 당내 단합과 야권 통합을 통해 여야 일 대 일 구도를 만드는 데도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혁신위가 만든 혁신안, 안 전 대표가 제안한 혁신, 또한 우리당에 필요한 더 근본적인 혁신들을 제 책임으로 해나가겠다”며 “당의 화합을 위해 용인해야 할 경계를 분명히 하고, 그 경계를 넘는 일에 대해서는 정면대응하여 당의 기강을 세우겠다”고 덧붙였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 문재인 대표 일문일답

다음은 회견문 발표 뒤 문 대표와 기자들의 일문일답이다.

-방금 말한 내용은 결국 당 지도체제 현행 유지하자고 해석해도 되나.

“그렇다.”

-그동안 당 지도체제 관련 당내 비주류 의원들의 여러 요구가 있었는데, 현 지도체제를 유지하겠다는 오늘 발표에 대해 반발이 강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게 예상하지 않는다. 우선 지금 경선을 하게 되는 전당대회라는 것이 현실적으로 생각하기 어려운 방안이라는 것은 당내 거의 모든 분들의 공감대가 있다고 본다. 단합을 위한 어떤 새로운 조치들이 필요하지 않느냐 하는 생각들이 있는 것인데 그 점에 대해선 저도 필요하다고 말씀드린 것이다.”

-말씀하신 내용 보면 ‘문안박 연대’에 대해 계속 열어놓겠다고 해석이 됐는데 맞나. 그렇다면 안철수 전 대표를 만날 것인가.

“제가 (문안박 연대 가능성을) 열어놓겠다고 말씀드렸다. 저는 그보다 더 좋은 방안이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당을 지지하는 분들이라면 누구나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한다. 지지자들의 희망이 실현되지 않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 그래서 열어놓자는 말씀드렸다. 자꾸 시간을 보낸다거나 그런 일을 계속할 순 없다고 생각한다.”

-중론을 계속 모으고 있다고 했는데, ‘이대로 가는건 아니지 않느냐’는 말이 나왔다고 하던데.

“앞으로 제가 (문안박 연대 가능성을) 열어놓겠다고 한만큼 제가 너무 단정해서는 안될 것 같다. 그러나 지금까지 제가 듣고 있는 논의들은 ‘문안박 협력체제가 바람직하지만, 그것이 안되면 대표가 책임지고 (당을 이끌고) 나가야 하지 않나, 이 중요한 시기에 당을 무력하게 이렇게 나가선 안된다’는, 누구나 그렇게 공감을 한다(고 본다).”

-전대는 ‘통합전대’만 의미가 있다고 했는데 천정배 의원을 포함하는 통합전대도 염두에 두고 있는지 묻고 싶고, (혁신전대는 거부하지만) 안 전 대표의 혁신안을 수용한다고 봐도 되나?

“우리가 총선 전까지 우리당 바깥과의 통합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새누리와 1:1 구도 만드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총선승리와 정권교체를 희망하는 국민들의 바람이 아닐까 그렇게 생각한다. 그리고 당 외부와 통합을 하려면 ‘통합 전당대회’는 불가피한 방법이다. 그러나 그 통합을 위한 통합전대가 아니라 우리 당 내에서 지도체제를 바꾸기 위한, 현 지도부가 물러나고 새로운 지도부를 뽑기 위해 전당대회를 연다는 건 시기상으로 안된다는 말을 드린 것이다. 안 전 대표의 혁신방안들은 우리가 해야할 일이다. 우리가 해야할 일인만큼 힘을 합쳐서 해 나가자고 제안을 드렸던 것이다. 이제 당 대표인 제가 제 책임으로 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오늘 기자회견 이후) 비주류 탈당가능성 현실화된다면 어떻게 대응할지 검토해 봤나?

“저는 현실적으로 일어나지 않을 일이라고 생각한다.”

-총선체제 돌입 위해 인재영입 호남특위 등 앞으로 어떻게 할건지 구체적으로 알려달라.

“준비가 되는대로 저희가 보여드리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당의 혁신 강화는 결국은 사람을 통해서 보여드려야 한다. 결국 우리가 유능한 경제정당을 위해 실제로 그런 정책 역량을 갖고 있는 전문가들이 우리와 함께 해야 한다. 보다 더 참신한 신진사회가 함께하는 모습을 보여야 국민들이 실감하게 될거라 생각한다. 앞으로 그런 노력들을 빠른 시일 내에 가시적으로 하겠다.”

-안철수 전 대표가 SNS에 ‘눈과 귀 막는 세력 있고 변화 두려워서 (혁신전대) 안 한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 제안을 거절한 셈인데 따로 만나서 상의한 바는 있나?

“우선 안 전 대표의 (SNS) 말씀은 제가 잘 모르겠다. 다음 기회가 있으면 무슨 뜻인지 왜 그리 생각하는지 물어보겠다. ‘안 전 대표의 제안을 제가 거부했다’라고 답하기 보단 (애초에) 안 되는 방안이라고 말씀드린 것이다. 현실적으로 할 수가 없는 방안이라고 말씀드린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 문재인 대표 기자회견 전문

1. 이제 이 지긋지긋한 상황을 끝내야 합니다.

국민들은 우리당의 상황에 진저리를 내고 있습니다. 박근혜 정권의 심각한 민주주의 퇴행과 민생파탄을 막기 위해 총선승리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시기에 당내 분열만 계속하는 것은 국민과 역사에 죄를 짓는 것입니다.

2. 전당대회는 해법이 안됩니다.

제 제안은 협력하자는 것인데, 전대는 대결하자는 것입니다. 제 제안은 혁신과 단합을 위해, 함께 힘을 합치자는 것인데, 전대는 한 명을 선택하자는 것입니다.

물리적으로도 시간이 부족합니다. 총선을 코앞에 두고 당권 경쟁으로 날을 샐 수는 없습니다. 제안 취지와 달리 총선을 앞둔 사생결단, 분열의 전대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다간 공멸입니다.

제게 당 대표직을 사퇴한 후 다시 전대에 나서라는 것도 상식적이지 않습니다. 책임 있는 정치인으로서 대표직에서 물러난다면 깨끗이 그만 두고 뒤를 남기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저는 대표직에 연연하지 않습니다. 옳은 일이고 국민과 당원이 원하는 길이면 두려움 없이 저를 던질 각오가 돼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전대는 당 외부세력과 통합하기 위한 통합 전대의 경우에만 의미가 있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3. 그동안 당 안팎에서 안철수 전 대표, 박원순 시장과 함께 손잡고 혁신하고 단합해서 강한 야당을 만들라는 요구가 많았습니다.

상식적인 요구라고 생각하며, 저도 공감합니다. 누구나 당연하게 생각하는 상식적인 일이 왜 안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이제 더 이상 안되는 일에 매달려 시간을 보낼 수는 없습니다.

저의 생각은 변함없으므로 앞으로도 문을 열어둘 것입니다. 또한 당의 혁신과 단합을 위한 모든 분들의 의견에 귀를 열겠습니다.

더 이상 좌고우면하지 않고 총선을 준비해나가겠습니다. 빠른 시일 내 총선기획단, 총선정책공약준비단, 호남특위, 인재영입위, 선대위 등을 순차적으로 구성해 총선체제에 돌입할 것입니다.

또한 총선 전에 당내 단합과 야권 통합을 통해 여야 1:1 구도를 만드는데도 총력을 기울이겠습니다. 그동안 시간 허비가 있었던 만큼 발 빠른 행보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당의 모든 구성원들, 특히 의원님들과 최고위원회의 협조를 요청합니다.

4. 총선승리를 위해 우리당이 가야할 길은 혁신과 단합입니다.

혁신은 우리 모두 기득권을 내려놓고 당을 변화시키는 것입니다. 유연하고 포용적인 진보, 유능한 진보의 길로 국민에게 희망을 주고 신뢰받는 정당이 되는 것입니다. 공천혁신과 인적 혁신, 정책 역량, 유능한 경제 정당, 든든한 안보정당, 실력 있는 정당이 우리가 가야할 길이라고 믿습니다.

단합도 과거에 안주하는 단합이 아니라, 혁신을 위한 단합, 혁신위의 단합이어야 합니다. 제게 주어진 책무가 바로 그것입니다. 당원과 국민들이 저를 당 대표로 뽑을 때 내린 명령이 우리당을 혁신해서 바꾸라는 것입니다. 그 명령을 다시금 마음에 새기겠습니다. 혁신은 두렵습니다. 우리 모두에게 알게 모르게 혁신을 피하고 싶은 마음들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혁신을 회피해서는 안 됩니다. 혁신과 정면대결 해야 합니다.

좋은 게 좋다는 식으로 과거에 머물러서는 당을 바꿀 수 없고, 이길 수 없습니다. 혁신위가 만든 혁신안, 안전대표가 제안한 혁신, 또한 우리당에 필요한 더 근본적인 혁신들을 제 책임으로 해나가겠습니다.

당을 흔들고 해치는 일들도 그냥 넘기지 않겠습니다. 당의 화합을 위해 용인해야 할 경계를 분명히 하고, 그 경계를 넘는 일에 대해서는 정면대응하여 당의 기강을 세우겠습니다.

힘들고 벅찬 일입니다.

그러나 오직 당원과 국민만 보고 나아가겠습니다. 꺾일 때 꺾이더라도 해야 할 일, 가야할 길을 가겠습니다. 당원동지 여러분, 국민 여러분, 혁신에 힘을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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