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정치일반

끝까지 ‘그림자 수행’한 YS의 사람들

등록 2015-11-26 19:40수정 2015-11-26 22:24

김영삼 전 대통령 국가장

김기수 전 수행실장 조문객 챙겨
홍인길·이원종 전 수석도 빈소 지켜
“어른 뜻대로 민주주의 더 진전되길”
김기수 전 대통령 수행실장. 사진공동취재단
김기수 전 대통령 수행실장. 사진공동취재단
수십년 세월 동안 한결같이 그러했듯, 돌아올 수 없는 먼 길을 떠나는 김영삼 전 대통령을 마지막까지 ‘그림자 수행’을 한 이들이 있다. 김 전 대통령 서거 이후 닷새 내내 빈소를 지킨 이들이다. 이중엔 김기수 전 대통령 수행실장이 첫손에 꼽힌다. 대학생 때 민주화운동을 하다 김 전 대통령과 인연을 맺은 그는 1981년 민주산악회에서 시작해 35년 동안 김 전 대통령의 굴곡진 정치 인생을 함께했다. 민자당 총재 시절엔 보좌역, 당선 이후엔 대통령 수행 실장을 맡았고, 당선 이후엔 대통령 수행실장을 맡았고,퇴임 이후엔 전직 대통령 비서관 자격으로 곁을 지켰다. 김 전 대통령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이 “기수야 어딨노”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였다. 지난 22일 서울대병원을 찾은 김종필 전 국무총리도 김 전 실장을 ‘충신’이라 부르며 “긴 세월 동안 일편단심 잘 모셨다”고 울음을 터뜨렸다. 장례 기간 중 조문객들을 살뜰히 챙겼던 김 전 실장은 김 전 대통령이 좋아했던 칼국수집, 헤질 때까지 하나의 조깅화만 신었던 검소한 모습, 함께 백두산에 가기로 했던 약속 등 김 전 대통령과의 일화를 기자들에게 간간이 들려줬다. “비서는 귀만 있다”며 공식적인 발언을 삼갔던 그는 빈소의 마지막날 밤인 25일 “한국 자유민주주의의 굳건한 기반을 세우신 어른 뜻에 따라 더 성숙된 민주주의가 진전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과 친척이자 거제도 이웃이었던 홍인길 전 청와대 총무수석도 장례식장을 떠나지 않았다. 1977년 “덩치가 크고 인물이 좋아” 김 전 대통령의 경호원으로 뽑힌 홍 전 수석은 20대 초반부터 김 전 대통령의 지역구(부산 서구)를 관리하며 ‘김영삼의 금고지기’로 불렸다. 청와대 총무수석으로서 청와대 살림과 김 전 대통령의 친인척 관리를 맡았다. 1996년 부산 서구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됐지만 이후 한보비리사건 등으로 징역을 살았던 그는 1998년 쓸쓸히 퇴임하는 김 전 대통령을 옥중에서 보면서 “보필할 사람이 없다”며 눈물지었던 것으로 알려져있다.

문민정부 시절 실세로 불렸던 이원종 전 청와대 정무수석도 ‘가신’의 마지막 역할에 충실했다. 공보 비서로 시작해 42년동안 김 전 대통령과 함께했던 그는 지금도 집 전화번호 끝자리를 김 전 대통령의 이름 영삼을 숫자로 바꾼 ‘0003’을 쓴다고 한다.

김 전 대통령의 입관과 발인 예배를 모두 집전한 김장환 목사도 묵묵히 장례를 도왔다. 김 목사는 김 전 대통령이 생전에 농담조로 “나 죽으면 예배 봐달라”고 했을 정도로 가까운 사이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22일 서거했을 때도 유족은 불과 30분 뒤에 김 목사에게 전화해 모든 일정을 주관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유주현 이경미 기자 edign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윤 ‘공천 개입’ 육성에 ‘문재인 시절’ 꺼낸 정진석…야 “하야 건의하라” 1.

윤 ‘공천 개입’ 육성에 ‘문재인 시절’ 꺼낸 정진석…야 “하야 건의하라”

국힘서도 “대통령이 명태균 의혹 해명해야”…한동훈은 긴 침묵 2.

국힘서도 “대통령이 명태균 의혹 해명해야”…한동훈은 긴 침묵

윤 지지율 ‘첫 10%대’…‘보수 심장’ TK마저 싸늘하게 식었다 3.

윤 지지율 ‘첫 10%대’…‘보수 심장’ TK마저 싸늘하게 식었다

윤석열판 ‘태블릿PC’ 나왔다, 검찰로 틀어막을 수 있겠나 [논썰] 4.

윤석열판 ‘태블릿PC’ 나왔다, 검찰로 틀어막을 수 있겠나 [논썰]

11년 만에 ‘대통령 대신’…“총리가 예산안 시정연설 나가는 걸로” 5.

11년 만에 ‘대통령 대신’…“총리가 예산안 시정연설 나가는 걸로”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