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전 대통령의 부인 손명순씨가 23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진행된 입관식에서 남편의 마지막 모습을 보고 있다(왼쪽). 이희호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이 이날 오후 김영삼 전 대통령 조문을 한 뒤 빈소를 나서고 있다. 행정자치부 제공
유족 등 40여명 입관식 지켜봐
은은한 조명 아래 금빛 수의를 입고 누워 있는 김영삼 전 대통령은 평온한 얼굴이었다. 아내 손명순씨는 휠체어에 몸을 의지한 채 관에 다가가 남편의 얼굴을 가까이서 바라봤다. 관이 닫힐 때 가족과 지인들은 허리를 굽혀 인사하며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23일 오전 11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김 전 대통령의 입관식이 진행됐다. 유족을 비롯해 김수한 전 국회의장, 홍인길 전 청와대 총무수석, 김봉조 전 의원 등 가까운 지인 40여명이 고인의 넋을 기렸다. 입관식은 유족의 뜻에 따라 기독교식 절차로 진행됐다.
염습과 환복을 마친 뒤엔 교회 장로인 한기붕 극동방송 사장의 사회로 예배를 진행했다. 민자당 대표 시절 김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낸 신경식 헌정회장이 성경을 읽고,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명예회장인 김장환 목사가 설교를 했다. 유가족 인사, 축도 등 순서로 이어졌다.
잔잔한 오르간 연주가 흐르는 동안 가족들은 찬송가를 부르고 기도하며 김 전 대통령이 영면하길 빌었다. 입관식이 진행되는 30여분 동안 가족들은 흐르는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휠체어에 앉아 입관식을 지켜본 손씨는 남편의 얼굴을 한참 동안 말없이 바라보며 눈물을 흘렸다. 차남 김현철씨도 김 전 대통령의 모습을 바라보다 흐느꼈다.
김수한 전 국회의장은 입관식을 마치고 난 뒤 기자들에게 “(김 전 대통령은) 아주 평온한 얼굴로, 와이에스(YS)답게 하나도 구김살 없이 훤한 모습이더라”면서 슬픔에 겨운 듯 말을 잇지 못하다가 눈물을 글썽이며 떨린 목소리로 “만감이 오가더라”고 말했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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