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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상주’ 현철씨 영욕의 개인사

등록 2015-11-23 19:30

개혁 밑그림 그리다 ‘소통령’으로
두차례 옥살이·정치권 진입 실패


김영삼 전 대통령의 88년 삶에 한국 현대사의 굴곡이 녹아있다면, 그의 차남 현철(56)씨도 김 전 대통령의 자장 안에서 영욕이 교차하는 개인사를 써왔다. 김씨는 한때 ‘소통령’으로 불릴 정도로 막강한 권력을 휘둘렀으나, 비리 혐의로 두 차례 옥살이를 한 뒤 여러차례 정치권 진입을 시도했으나 번번이 실패했다.

김씨는 김영삼 정권 초기 숨겨진 ‘비선’으로서 금융실명제 전격 도입 등 김영삼 정부의 각종 개혁정책의 밑그림에 깊숙이 개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청와대와 국가정보원 등에 측근을 앉히고 국정을 농단한다는 논란까지 이어졌다. 당시 30대 중반의 나이였다.

그러나 정권 후반부에 들어 곪았던 상처가 터졌다. 김씨는 1997년 3월 YTN 사장 인사개입 사건이 불거지고, 5월 한보비리 사건으로 구속돼, 현직 대통령 자녀로서 수감되는 첫번째 인물로 기록됐다. 그는 김대중 정부인 1999년 8·15 특사로 사면·복권됐으나, 2004년 불법정치자금 수수로 또 복역하다 2007년에 사면·복권됐다.

그 와중에도 김씨는 아버지의 대를 잇는 정치인이 되고자 끊임 없이 시도했다. 2002년 8·8 재보선에서 경남 마산·합포에 출마하려다 지역의 반발로 포기했다. 친이명박계가 주도한 2008년 총선 공천과 친박근혜계가 주도한 2012년 총선 공천에도 모두 도전장을 내밀었으나, 전과 경력과 당 안팎의 반발로 공천을 받지 못했다.

2007년 대선 후보 경선 때 이명박 당시 예비후보를 지지했던 김 전 대통령은 현철씨가 2008년 공천에서 배제되자 “한나라당의 버르장머리를 고쳐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당시 공천 과정에 개입했던 한 인사는 “이명박 대통령은 현철씨를 배려하고 싶어했으나, 당내 공천 규정에 예외를 둘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친이계는 대신 현철씨를 한나라당 부설 여의도연구소의 부소장에 기용했다.

2012년 공천 과정을 아는 한 인사는 “당시 새누리당의 총선 전망이 매우 안 좋은 상황이어서 전과자 배제 기준이 더 엄격해져 김씨를 공천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2012년 공천에서 탈락한 뒤 새누리당을 탈당했으며, 그해 말 대선 때는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최근까지도 박근혜 대통령을 비판해왔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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