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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이희호씨 말없이 손명순·현철씨 손 꼭 잡아

등록 2015-11-23 19:29

정·재계 조문행렬 잇따라
은은한 조명 아래 금빛 수의를 입고 누워있는 김영삼 전 대통령은 편안한 얼굴이었다. 아내 손명순씨는 휠체어에 몸을 의지한 채 관에 다가가 남편의 얼굴을 가까이서 바라봤다. 관이 닫힐 때 가족과 지인들은 고개숙여 인사하며 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YS 입관식 40여분간 진행
금빛 수의…편안한 표정

동교동계 맏형 권노갑도 조문
이회창 방명록에 ‘음수사원’ 남겨

재계선 이재용·박용만등 빈소 찾아

23일 오전 11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김 전 대통령의 입관식이 진행됐다. 유족을 비롯해 김수한 전 국회의장, 홍인길 전 청와대 총무수석, 김봉조 전 의원 등 가까운 지인 40여명이 고인의 넋을 기렸다. 염습과 환복을 마친 뒤엔 김장환 목사가 예배를 진행했다. 잔잔한 음악이 오르간으로 연주되는 동안 가족들은 찬송가를 부르고 기도하며 김 전 대통령이 영면하길 빌었다. 40여분간 입관식이 진행되는 동안 가족들은 흐르는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장례 둘째날에도 많은 정치인들이 김 전 대통령의 빈소를 찾았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씨는 오후 2시께 아들 김홍업씨, 박지원 의원과 함께 찾았다. 휠체어를 타고 온 이씨는 아무 말 없이 손명순씨와 현철씨의 손을 꼭 잡았다. 옆에 있던 박지원 의원이 “이제 두 여사님 오래 사셔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이 발굴한 대표적 정치인인 이회창 전 국무총리도 오전 빈소를 찾았다. 조문 뒤 그는 기자들에게 방명록에 쓴 사자성어 ‘음수사원’을 언급하면서 “물을 마시면 물이 어디서 왔는지 생각하라는 뜻이다. 민주주의가 생활화되어 존재를 잊기 쉬운데, 김 전 대통령과 같이 역할을 한 분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라고 말했다. 김영삼 정부 때 헌법재판소장을 지낸 김진우 매헌윤봉길의사 기념사업회장, 김영삼 정부 초대 의전수석비서관이었던 김석우 21세기국가발전연구원장, 대통령 전용기(공군 1호기) 승무원이었던 최성희 씨 등 김 전 대통령과 인연이 있는 이들이 조문했다.

동교동계 ‘맏형’ 권노갑 전 의원도 빈소를 찾았다. 그는 “김영삼 대통령이 신민당총재에 당선됐을 때 축하하러 김대중 대통령과 나, 김홍업 의원이 차를 타고 상도동으로 가는데 마포경찰서에서 경찰이 차를 끌고가서 결국 김영삼 대통령을 만나지 못하게 했다. 그후에 김대중 대통령 가택연금돼서 3개월 뒤에야 정치적으로 풀려났다”고 인연을 소개했다. 윤장현 광주시장도 빈소를 찾아 “광주 5월 폭거를 민주화운동으로 역사 속에 세워주신 고인에 대한 흠모와 애도의 뜻을 깊게 새기고 있다. 말씀하신 화합과 통합을 이루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재계에서도 조문 행렬이 잇따랐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엘지그룹 구본무 회장과 구본준 엘지전자 부회장,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등이 조문했다. 박용만 회장은 조문 뒤 기자들에게 “굵은 결정 많이 하셨고… 금융실명제도 하셨는데 이런 게 우리 경제에 많은 도움이 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틀째 상주 역할을 하고 있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조카인 현정은 회장과 따로 담소를 나누기도 했다. 이날은 조문객 5300여명이 빈소를 찾아 김 전 대통령을 애도했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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