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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오른팔’ 최형우, 영정 앞에서 “아이고” 흐느껴

등록 2015-11-22 21:22수정 2015-11-23 15:29

‘상도동계’ 정치인들이 22일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김영삼 전 대통령의 빈소를 찾아 애도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사진공동취재단
‘상도동계’ 정치인들이 22일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김영삼 전 대통령의 빈소를 찾아 애도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사진공동취재단
빈소 달려온 상도동계 인사들

막내에서 차기대권 후보 오른
김무성 “저는 YS의 정치적 아들”
친박근혜계 좌장격인 서청원
“YS는 저의 정치적 대부”
가장 먼저 온 김수한 온종일 빈소
22일 서거한 김영삼 전 대통령의 곁에는 늘 ‘상도동계’라 불리는 측근들이 있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이끈 ‘동교동계’와 더불어 한국 현대 정치사의 최대 계파를 이뤘던 상도동계는 유신시대·군부정권 시절 김영삼 전 대통령의 민주화 투쟁을 목숨 걸고 도왔고 문민정부 시절에는 최고 권력을 누리면서 김 전 대통령과 고락을 나눴다. 지금도 정치권에는 상도동계의 마지막 세대가 왕성하게 주연으로 활동하고 있다.

상도동계 1세대는 ‘좌동영-우형우’로 불렸던 고 김동영 전 정무제1장관과 최형우 전 내무장관이다. 김 전 대통령과 ‘동지적 관계’였던 이들은 ‘와이에스(YS) 대통령 만들기’에 누구보다 앞장선 인물이다. 김 전 의원은 문민정부 탄생을 2년 앞둔 1991년 타계했지만 최형우 전 장관은 문민정부에서 ‘2인자’로 불리며 한때 대선을 준비하기도 했다. 팔순의 최형우 전 내무부 장관은 이날 주변의 부축을 받으며 장례식장으로 들어설 때부터 울음을 참지 못했다. 그는 김 전 대통령의 영정 앞에서 주저앉아 “아이고” 하며 계속 흐느꼈다.

‘상도동계’ 정치인들이 22일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김영삼 전 대통령의 빈소를 찾아 애도했다. 최형우 전 내무장관.  사진공동취재단
‘상도동계’ 정치인들이 22일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김영삼 전 대통령의 빈소를 찾아 애도했다. 최형우 전 내무장관. 사진공동취재단
김수한·박관용 전 국회의장과 신상우 전 국회부의장 등은 문민정부 시절 상도동계의 좌장 역할을 하며 김 전 대통령을 뒷받침했다. 현재 ‘김영삼 대통령 기념사업회’ 회장이기도 한 김수한 전 의장은 온종일 빈소를 지키며 김 전 대통령의 마지막 길을 챙겼다.

최대 ‘정치인 양성소’라는 별칭답게 수많은 정치인이 상도동에서 정치 경력을 닦았다. 김덕룡 전 의원, 고 서석재 전 총무처 장관, 이원종 전 청와대 정무수석, 홍인길 전 청와대 총무수석, 강삼재·박종웅 전 의원 등이다.

물론 이들 중에는 시간이 흐르면서 김 전 대통령과 서서히 멀어진 인물들도 여럿이다. 김덕룡 전 의원은 문민정부 시절 ‘소통령’으로 불리던 김 전 대통령의 차남 현철씨를 견제하며 대선을 꿈꾸기도 했다. 그를 비롯한 상도동계가 ‘김영삼 후계자’ 자리를 둘러싸고 분열하며 상도동계는 권력을 재창출하는 데 실패하기도 했다.

‘상도동계’ 정치인들이 22일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김영삼 전 대통령의 빈소를 찾아 애도했다. 서청원 새누리당 최고위원.  사진공동취재단
‘상도동계’ 정치인들이 22일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김영삼 전 대통령의 빈소를 찾아 애도했다. 서청원 새누리당 최고위원. 사진공동취재단
강삼재 전 의원도 문민정부 시절 40대에 최연소 집권 여당 사무총장에 오르며 김 전 대통령의 총애를 한몸에 받았으나 ‘안풍’(국가안전기획부의 선거 자금 사용 논란) 사건 결백을 입증하기 위해 당시 김 전 대통령의 개입 의혹을 폭로해 와이에스계로부터 사실상 ‘정치적 파문’을 당했다. 김 전 의원과 강 전 의원도 이날 나란히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현재 정치권에도 상도동계는 두루 포진해 있다. 상도동계 막내인 김무성 대표는 차기 유력한 대선후보 자리에까지 올랐다. 1983년 김 전 대통령을 찾아가 ‘와이에스 문하생’이 된 김 대표는 문민정부에서 청와대 사정·민정비서관과 내무부 차관 등 요직을 거칠 정도로 김 전 대통령의 각별한 애정을 받았다. 이날 빈소에 달려간 김 대표는 “저는 김영삼 (전) 대통령의 정치적 아들”이라며 김 전 대통령의 영정 앞에서 오열했다.

새누리당 친박근혜계 좌장 격인 서청원 최고위원도 김 대표와 함께 민추협에서 활동한 뒤 문민정부 시절 정무1장관을 지내는 등 상도동계 핵심으로 꼽혀왔다. 그 역시 빈소에서 “김 전 대통령은 저에게 정치적 대부셨다”며 애통한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서 최고위원과 김 대표는 함께 빈소를 한참 지켰다. 내년 총선 규칙을 둘러싸고 최근에도 자주 충돌하고 있는 김무성 대표와 서청원 최고위원이지만 김 전 대통령의 빈소에선 잠시나마 한솥밥 먹던 ‘상도동계 동지’로 돌아간 모습이었다.

또한 새누리당 중진인 4선의 이병석·정병국 의원, 문민정부에서 정무비서관을 지낸 이성헌 전 의원, 청와대 행정관·국장을 지낸 이진복 의원도 상도동계로 분류됐다. 그러나 한때 최대 계파를 이뤘던 ‘와이에스 문하생’들도 김 전 대통령의 퇴임 이후인 2007년 대선을 전후로 당내 친박근혜계와 친이명박계로 나뉘면서 분열하게 된다.

김 전 대통령의 측근 그룹은 아니지만 그가 정계로 발탁한 ‘와이에스 키즈’도 현재 거물 정치인으로 성장했다. 김 전 대통령이 신한국당 총재 시절 1996년 15대 총선을 앞두고 과감하게 영입한 이재오 의원은 이명박 정부에서 2인자까지 올랐고, 김문수 전 경기지사는 차기 대선후보로 이름이 오르내린다.

서보미 기자 spr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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