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교동계’ 인사와 야당 인사들도 김영삼 전 대통령 빈소를 찾아 헌화했다. 손학규 전 새정치민주연합 고문. 사진공동취재단
YS와 애증…야당인사들의 반응
김영삼 전 대통령의 빈소에는 22일 야당 인사들의 조문 행렬도 잇따랐다.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에선 문재인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 전병헌 최고위원 등이, 동교동계에선 권노갑 상임고문과 한화갑 전 새천년민주당 대표 등이 조문했다. 특히 동교동계 인사들은 민주화추진협의회를 함께 결성해 민주화운동을 벌이던 시절을 회고하며 각별한 애도를 표했다.
그러나 1970~80년대 민주화 투쟁 동지였으나 1990년 3당 합당 뒤 여야로 갈려 경쟁·반목했던 야당 인사들의 감정은 복잡해 보였다. 김 전 대통령의 업적을 인정하고 야당사의 주요 흐름으로 복권시켜야 한다는 당내 일각의 정치적 요구와 그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야당 지지자들의 평가가 엇갈리는 탓이다.
김 전 대통령에게 우호적 분위기는 최근 새정치연합이 창당 60주년 기념행사를 준비하면서 김 전 대통령의 아들 김현철씨를 추진위원으로 위촉하려 시도했던 일이나, 당대표실 펼침막에 김 전 대통령의 야당 지도자 시절 사진이 들어갔다 사라진 일화에서도 드러난다. 김 전 대통령과의 화해는 무엇보다 그가 상징하는 ‘영남 민주화 세력’에 뿌리를 둔 야당 내 부산·경남(PK) 인맥에겐 절실한 정치적 과제이기도 하다. 김대중 정부 시절부터 와이에스(YS)계와의 제휴를 통해 ‘전국정당화’를 추진했던 문재인 대표를 비롯한 ‘부산 친노’ 그룹이 대표적이다. 문 대표는 이날 빈소에서 1971년 대통령 선거 때 부산에서 김대중 당시 대통령 후보의 지원유세에 나섰던 김 전 대통령의 연설을 언급하며 ‘영호남 민주화 세력의 화해’를 넌지시 강조하기도 했다.
부산·경남 인맥과는 다른 흐름에서 김 전 대통령과의 화해를 모색해온 그룹도 있다. 권노갑 상임고문 등 대부분 현역에서 은퇴한 동교동계 원로들로 1980년대 초중반 ‘재야’에서 동고동락하며 ‘애증’을 쌓아온 인사들이다. 동교동계 사정에 밝은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2009년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이후 동교동과 상도동은 사실상 화해했다고 보면 된다”고 했다.
하지만 1990년 3당 합당과 그가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쏟아냈던 독설 등을 거론하며 여전히 불편한 감정을 내비치는 흐름이 엄연히 존재한다. 비주류 쪽의 한 당직자는 “공과를 엄정히 평가해야 한다. 엄연한 그의 과오마저 미화하려는 시도가 혹시라도 당내에 있다면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송경화 기자 freehwa@hani.co.kr
‘동교동계’ 인사와 야당인사들도 김영삼 전 대통령 빈소를 찾아 헌화했다. 문희상 새정치연합의원. 사진공동취재단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