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맨 앞 뒷모습)가 9일 오후 국회에서 자신의 자료제출 미비를 문제 삼아 야당 의원들이 인사청문회를 거부해 회의가 열리지 못하는 동안 후보자석에 앉아 기다리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황 발언들…첫날과 달리 몸 낮추기
전관예우 추궁에 “사려깊지 못했다”
전관예우 추궁에 “사려깊지 못했다”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 이틀째인 9일, 전관예우 등에 관한 야당의 지적에 첫날과는 달리 몸을 낮추는 모습을 보였다.
황 후보자는 법무법인 태평양 소속 변호사로 일하던 2012년 당시 청호나이스의 정아무개 회장의 횡령 사건 수임에 대해 전관예우 지적이 전날에 이어 거듭 제기되자, “제가 사려가 깊지 못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황 후보자는 우원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정아무개 회장은 법무법인 태평양에 의뢰했다가 1·2심에서 패소해 상고심에서는 김앤장과 계약했으나, 대법원 주심이 황 후보자와 고교 같은 반이었던 대법관으로 결정되자 다시 태평양으로 계약했다”고 추궁하자 이렇게 답변했다. 황 후보자는 전날에는 “법조계가 좁아서, 오해가 생기지 않게 조심했다”며 전관예우가 아니라는 태도를 보인 바 있다. 우 의원은 “사려 깊지 못했다”는 황 후보자의 답변에 대해 “(태도가) 한발 진전했다고 보여진다”고 말했다.
황 후보자는 “부산 여자가 드세다”는 과거 발언에 대해서도 “오해의 소지가 있는 발언을 한 점에 대해 대단히 잘못했다”고 사과했다. 황 후보자는 부산지검 검사 시절인 지난 2004년 기자간담회에서 “부산은 전국에서 뺑소니와 부인을 구타하는 폭행사건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지역”이라며 “부산 여성이 드센 이유도 있고 남성은 말싸움이 안 되니 손이 먼저 올라가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은수미 새정치연합 의원이 이날 청문회에서 “올해 7월부터 총리는 양성평등위원회의 당연직 위원장이 되는데, 여성 비하 발언을 한 분이 양성평등위원장을 하는 건 매우 부적절하다”고 지적하자, 황 후보자는 “(당시) 불필요한 얘기까지 했다”며 사과했다.
황 후보자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로 박근혜 대통령의 미국 방문 일정(14~19일)을 연기하는 게 좋다고 보느냐’는 김광진 새정치연합 의원의 질문에 “그렇게 단정지을 수 없다”며 “메르스 현장 상황과 미국의 중요한 일정을 같이 고민해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