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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내분 일단락되자…문재인 ‘희망스크럼’ 짜기 재시동

등록 2015-05-24 22:09

문, 박원순 서울시장 만나
“당 쇄신 위해 힘 모으자”
안철수와 3자회동 계획도
“서울시를 비롯한 우리 당 소속 지방자치단체의 성공이 우리 당의 혁신과 연결되도록 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는 데 뜻을 같이하고, 앞으로 당과 지자체 간의 결합을 더 긴밀하고 강고하게 하도록 노력하기로 했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24일 저녁 서울 광화문의 한 식당에서 박원순 서울시장과 만나고 나온 자리에서 기자들을 만나 이렇게 말했다. 문 대표는 이 자리에서 “우리 당 혁신을 위해 우리 당에서 희망을 드리고 있는 분들과 함께 힘을 모아 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박 시장에게 지난 2·8 전당대회 당시 자신이 제안했던 ‘희망스크럼’ 짜기에 동참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날 낮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과의 오찬을 통해 혁신위원회 구성의 물꼬를 튼 문 대표는 여세를 몰아 이날 저녁 곧장 박원순 시장과 회동하며 당내 대선주자들의 협의체인 ‘희망스크럼’ 짜기에 나섰다. 혁신위 출범으로 ‘친노 대 비노’의 갈등 프레임이 느슨해진 것을 기회 삼아 선거 패배 이후 주춤했던 당 쇄신 작업에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당 쇄신을 위해 혁신위와 희망스크럼이란 양대 축을 동시에 굴려가겠다는 전략이다.

희망스크럼은 안철수 의원과 박 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김부겸 전 의원 등 당의 ‘미래주자들’이 참여하는 협의체로, 대선주자들이 주도해 ‘새정치’의 그림을 그려 간다는 것이 문 대표 쪽의 구상이다. 문 대표는 앞서 안 의원에게 혁신위원장을 제안할 때도 이런 구상을 전한 바 있으며, 향후 안 지사와 김 전 의원으로 희망스크럼의 범위를 넓혀 간다는 계획이다. 문 대표의 한 측근은 “희망스크럼은 최고위원회나 혁신위원회 같은 당내 공식 기구들과는 별개로, 구체적 권한을 갖기보다는 당내 대선주자들이 자주 만나 어떻게 하면 당내 계파의 문법이 아니라 국민의 문법으로 국민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지 논의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표의 이런 요청에 대해 박 시장은 “민생이 굉장히 어려운 이때 저는 당의 단합된 모습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당이 어려우면 저도 어렵고, 대표님이 어려우면 저도 어렵다. 그야말로 ‘순망치한’의 관계”라며 “제가 서울시장으로서 여러 한계가 있지만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열심히 돕기로 했다”고 화답했다.

두 사람은 아울러 ‘희망스크럼’ 추진을 위해 조만간 안철수 전 공동대표를 포함한 3자 회동을 하기로 했다. 문 대표는 “지난번 안 전 대표와 만날 때도 이야기했는데, 빠른 시일 내에 박 시장, 안 전 대표, 그리고 제가 함께 또 만나서 의논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문 대표의 이런 행보를 두고 비주류쪽의 한 당 관계자는 “당장 새정치연합이 국민들이나 당원에게서 외면받는데 그걸 먼저 풀기보다 유력주자들과 보여주기식 이벤트를 하는 것도 정치공학적 해법 아니냐”며 불편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친노 패권주의 청산’ 등을 요구해온 당내 비주류 쪽에선 일단 혁신위 활동 등을 지켜보며 향후 대응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분위기다. 특히 비주류의 한 축을 이끌고 있는 김한길 의원은 이날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새정치민주연합의 이름 아래 모인 사람들은 ‘친노’든 ‘비노’든 모두가 동지라는 생각을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정권교체라는 공동목표를 가진 동지들이다”라면서도 “우리 당 계파 패권의 벽을 허물 수 있는 건 바로 지금의 당대표와 그 주변 사람들”이라고 적었다.

이정애 이승준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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