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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문재인, 안철수에 ‘혁신 위원장’ 제안…안 “생각해보겠다”

등록 2015-05-19 21:21수정 2015-05-20 13:34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19일 오후 서울 중구 힐튼호텔에서 열린 한 행사에 참석하며 안철수 전 공동대표와의 긴급 회동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19일 오후 서울 중구 힐튼호텔에서 열린 한 행사에 참석하며 안철수 전 공동대표와의 긴급 회동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문-안, 30여분 단독 회동
혁신기구 구성·권한 등 논의
인선·운영 등 전권 부여키로
안, 위원장 수용여부 즉답은 안해
문 ‘친노-비노’ 프레임 허물고
‘새정치-구정치’ 구도 기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19일 안철수 전 공동대표를 만나 4·29 재보궐선거 참패 이후 당 쇄신안을 마련할 ‘초계파 혁신기구’의 위원장직을 제안했다. 안 전 대표는 “고민은 해보겠다”고 즉답을 내놓지는 않았다. 문 대표의 제안은 안 전 대표와의 ‘협력적 경쟁’을 통해 당내 고질적 분란의 원인이 되고 있는 ‘친노 대 비노’의 프레임을 깨고 ‘새정치 대 구정치’의 새로운 구도로 국면 전환을 시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문 대표와 안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30여분 동안 단독으로 만나 혁신기구 구성과 권한 등에 대해 포괄적인 논의를 했다고 양쪽 관계자들이 전했다. 안 전 대표는 이날 회동 뒤 문자 브리핑을 통해 “당의 위기 상황에 대해 공감한다. 당 혁신위원회가 필요한 상황이라는 데 뜻을 같이했다”며 “혁신위원회의 위상과 권한 등에 대해서는 최고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정하되, 인선·조직·운영·활동기간 등에 관한 전권을 부여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전했다. 안 전 대표는 혁신위원장직 수락 여부에 대해선 “당내 상황의 수습 및 혁신과 관련해서 추후 회동을 갖기로 했다”는 말로 즉답을 피했다. 안 전 대표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고민은 해보겠지만 꼭 저만 후보라는 생각은 안 한다. 오늘 처음 제안을 들었으니 생각은 해보겠다”고 말했다.

재보선 참패에 따른 ‘책임론’을 당 쇄신을 통해 극복하겠다며 문 대표가 던진 정면 승부수의 성공 여부가 안 전 대표의 결단에 달리게 된 셈이다.

안 전 대표와 가까운 수도권의 한 재선 의원은 이와 관련해 “(당의 위기 진화가 필요하다는) 원론적인 원칙에서 합의한 것일 뿐”이라며 “오늘 위원장직 제안을 받은 만큼 하루이틀 고민해보고 빠른 시일 안에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안 전 대표 쪽 관계자도 “혁신위원장에게 인사와 조직 등에 대한 전권을 부여한다는 제안은 긍정적으로 본다”는 입장을 보였다.

문 대표는 지난 17일 주승용·정청래 최고위원이 불참한 가운데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안 전 대표에게 혁신기구 위원장직을 제안하겠다는 방침을 밝혔고, 이 자리에 참석한 모든 최고위원들이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표 쪽이 안 전 대표에게 혁신위원장을 제안한 데는 여러 가지 정치적 의도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호남 쪽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당내 비주류를 중심으로 ‘친노 패권주의 청산’ 요구가 거세지고 있는 상황에서, 같은 비주류지만 당내 기득권 구조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안 전 대표에게 공천은 물론 당무·인사 등에 대한 혁신안을 마련하는 요직을 내줌으로써, 친노 대 비노의 프레임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기대가 그 하나다.

또한 기존의 ‘여의도 정치’와는 다른 ‘새정치’ 코드를 갖고 있는 안 전 대표와 협력·경쟁하는 모습을 연출하며, 새정치 대 구정치라는 새로운 프레임으로 당 혁신에 나설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 문 대표는 지난 2·8 전당대회 당시 안 전 대표를 비롯해 박원순 서울시장과 안희정 충남지사, 김부겸 전 의원 등 당의 ‘미래 주자들’과 함께 ‘희망 스크럼’을 짜서 당 혁신과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힘을 모으겠다고 밝힌 바 있다. 문 대표의 한 측근은 “문 대표와 안 전 대표가 당의 전면에 나섬으로써 우리 당이 앞으로 새로운 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희망을 국민들에게 심어줄 수 있지 않겠느냐”며 “계파연합군의 기득권 안주 체제를 조금이라도 해체해 나가면서 새로운 변화의 코드를 심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애 이승준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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