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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홍준표 혐의 부인…검찰은 “돈 전달 날짜·장소 확인됐다”

등록 2015-05-10 22:23수정 2015-05-11 10:12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9일 새벽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고검에 있는 ‘성완종 리스트’ 특별수사팀에서 17시간 동안 조사받은 뒤 청사를 나서고 있다.
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9일 새벽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고검에 있는 ‘성완종 리스트’ 특별수사팀에서 17시간 동안 조사받은 뒤 청사를 나서고 있다. 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홍 “2011년엔 11월 윤씨 처음 만나…6월 본적 없어”
경선자금 제대로 소명 못해…검찰에 추가자료 제출
검찰, 이완구 이번주 소환 통보할 듯
“소명을… 최선을 다해서 했습니다. 그리고 부족한 부분은 차후에 다시 소명할 겁니다.”

9일 새벽 3시20분께, 17시간 마라톤 조사를 마치고 나온 홍준표 경남지사는 다소 지친 표정으로 말했다. 홍 지사는 충분히 소명했다고 하는 반면, 검찰도 홍 지사의 혐의 입증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검찰은 홍 지사를 추가 소환하지 않고 이번주 안에 구속영장 청구 및 기소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 왕년의 ‘홍 검사’와 검찰의 막판 수싸움

홍 지사는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돈 1억원을 전달했다는 윤아무개 전 경남기업 부사장을 “2010년에는 자주 봤지만 2011년에는 11월에야 처음 봤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돈 전달 시기로 지목된 2011년 6월에는 만나지도 않았다는 입장이다.

홍 지사가 혐의를 완강하게 부인하는 상태에서 ‘성완종 리스트’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검사장)은 돈이 전달된 것으로 의심되는 날짜와 장소에 관해서는 신문하지 않았다고 한다. 홍 지사가 돈이 오간 만남 자체를 부인하는 상황에서 물어볼 이유가 없었다는 게 수사팀 설명이다. 그러면서 “일시, 장소를 특정하지 않고 특정인을 소환하지는 않는다. 모든 동선을 확보하고 어느 정도 단정적 확신이 들 때 소환한다”며 조사 내용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반면 홍 지사 쪽 인사는 “검찰이 돈을 받았다고 하는 날짜에 홍 지사가 무엇을 했는지 따져봐야 방어권 행사가 가능한 것 아니냐”면서, 검찰이 돈을 받았다는 장소와 시간을 제시하지 않은 것은 수사가 부실하다는 방증이라고 주장했다. 검찰 안팎에서는 검찰이 자세한 내용을 알려주면 홍 지사가 그에 맞춰 ‘시나리오’를 짤 수 있기 때문에 구체적 증거는 법원에 곧바로 제출해 판단을 받으려는 전략으로 보고 있다.

수사팀은 2011년 한나라당 당대표 경선 과정 및 경선 뒤 정치 일정을 상세히 조사했다. 홍 지사가 경선자금으로 성 전 회장의 돈을 받았다는 혐의에 관해 ‘배경 논리’를 탄탄히 확보하려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자금 출처를 놓고서도 검찰과 홍 지사 쪽은 다른 설명을 내놓고 있다. 수사팀은 경선자금 출처도 구체적으로 캐물었지만, 홍 지사가 제대로 소명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홍 지사는 경선에 1억1000여만원을 썼다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했다. 보통 당대표 경선에 수억원이 드는 것에 견주면 상당히 적은 금액이다. 수사팀은 홍 지사 소환 이틀 전 밤에 선관위에서 홍 지사가 신고한 경선자금 내역을 압수했다. 검찰은 홍 지사가 경선자금과 관련해 소명을 준비할 틈을 주지 않으려고 일부러 늦게 확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 지사는 재산변동 내역 등과 선관위에 경선자금 비용을 신고한 내역이 맞아떨어지지 않는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홍 지사 쪽은 “구체적인 것은 회계책임자가 담당했고, 홍 지사는 잘 몰라 진술을 못 한 것뿐이다. 경선자금 조성 내역 등을 정리해 10일 오후 검찰에 제출했다”고 해명했다.

■ 이완구 주내 소환 통보?

홍 지사 소환조사가 마무리되자 ‘성완종 리스트’ 속 인물들 중 두번째 조사 대상으로 지목된 이완구 전 국무총리의 소환 일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수사팀은 이르면 이번주 안에 주변 조사를 마무리하고 소환 일정 조율을 시작하겠다는 입장이다.

수사팀은 전날에 이어 10일에도 성 전 회장의 수행비서 금아무개씨와 운전기사 여아무개씨 등 측근 3~4명을 불러 조사했다. 금씨와 여씨는 성 전 회장이 2013년 4월 충남 부여·청양 재선거에 출마한 이 전 총리의 부여 선거사무소를 방문할 때 동행했다. 검찰은 이들에게 성 전 회장이 캠프를 방문한 정확한 시점, 이 전 총리에게 전달했다는 3000만원이 어떤 방식으로 건네졌는지를 재차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팀 관계자는 “돈을 직접 건넸다는 사람이 없는 상황이라 여러 주변인들 진술을 끌어모으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기존 보도 내용처럼 ‘비타500 박스로 3000만원을 건넸다’는 의혹은 이를 뒷받침하는 진술이 없어 수사팀이 확인에 애를 먹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수사팀은 기존에 알려진 것처럼 후보등록일인 4월4일 아니라 다른 날짜에 돈이 오갔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하고 있다.

정환봉 김원철 기자 bonge@hani.co.kr

[관련 영상] 무죄확신, 출두요~ 홍준표 경남지사 검찰 소환 / <한겨레TV> 불타는 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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