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이완구 전 총리와 홍준표 경남도지사.
수사팀, 측근 추가소환뒤 부를듯
‘홍준표에 1억 전달’ 윤씨 재조사서
홍 지사 측근들의 회유정황 진술
‘홍준표에 1억 전달’ 윤씨 재조사서
홍 지사 측근들의 회유정황 진술
‘성완종 리스트’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검사장)이 이완구 전 국무총리와 홍준표 경남지사를 소환하기 위한 막바지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르면 오는 주말께 홍 지사와 이 전 총리 가운데 1명은 소환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온다.
특별수사팀은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한테서 1억원을 받아 홍 지사에게 전달했다고 밝힌 윤아무개(52) 전 경남기업 부사장을 지난 주말인 2~3일 잇따라 불러 조사했다고 밝혔다. 수사팀은 윤 전 부사장에게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당대표 경선을 앞둔 2011년 6월 홍 지사에게 1억원을 전달한 구체적인 경위를 캐물었다.
윤 전 부사장은 당시 의원이던 홍 지사의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그에게 1억원을 전달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전 부사장은 또 홍 지사 쪽 인사들의 회유 시도 정황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고 한다. 홍 지사의 일정담당 비서는 앞서 검찰 조사에서 “당시 윤 전 부사장이 의원회관 사무실을 방문한 적이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별수사팀은 추가로 소환할 이 전 총리와 홍 지사 쪽 핵심 인사들을 추려내고 당사자들과 소환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 소환조사 대상은 2011년 6월 한나라당 대표 경선 당시 홍 지사의 보좌진, 2013년 부여·청양 국회의원 재선거 당시 이 전 총리 캠프의 회계 책임자와 조직담당 지역 보좌관 등이다.
이들 측근 그룹 조사 다음 차례는 이 전 총리와 홍 지사 소환이 유력하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주변인 조사 뒤 홍 지사 또는 이 전 총리를 소환할 예정”이라며 “소환 우선순위는 진술 확보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측근들 조사 일정을 고려하면, 이르면 이번 주말께 이 전 총리나 홍 지사가 검찰청에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홍 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나를 (성완종 사건의) 수렁에서 건져줄 사람은 나밖에 없다”며 “(성완종 리스트에 나오는) 다른 분들은 정치세력이 뒷받침되지만 (‘친박’이 아닌) 나는 홀로 실체적 진실을 밝힐 수밖에 없기 때문에 고심할 수밖에 없다. 이번에는 팻감으로 사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심경을 밝혔다.
한편, ‘성완종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8명 가운데 이 전 총리와 홍 지사를 뺀 나머지 6명에 대한 기초조사는 아직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남기업 한아무개 전 재무담당 부사장한테서 “(대통령 선거가 있었던) 2012년 무렵 현금 수억원을 마련해 줬다”는 진술은 확보했다지만, 구체적인 전달 경위 확인은 어렵기 때문이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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