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이 1일 오전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해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한테서 돈을 받았는지에 대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던 중 안경을 벗은 채 눈을 비비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국회 운영위 출석 업무보고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은 1일 “대통령 비서실장이라는 막중한 자리에서 진위 여부를 떠나 (성완종 리스트에) 이름이 오른 것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고 말했다. 또 박근혜 대통령이 이 실장에게 직접 리스트에 오르게 된 경위를 물었던 사실도 공개했다.
이 실장은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에 참석해 청와대 업무보고를 하면서 ‘성완종 리스트’에 대해 “청와대가 (박 대통령의) 유감 표명이 아니라 사과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서영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추궁에 “제 의혹에 대해서는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야당 의원들은 ‘공정한 검찰 수사를 위해선 비서실장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며 공세를 이어갔다. 이 실장은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면서도 “이름 석자 오른 거 가지고 경솔하게 사퇴를 할 수는 없다”고 거부했다. 검찰 수사 개입 우려에 대해선 “맹세코 제 문제에 대해 (수사)보고를 받지 않고 영향력도 행사하지 않는다”며 “검찰에 얼마든지 나갈 용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전혀 금전관계 없다고 답변…
믿겠다고 하고 끝나” “성완종 안 지 30년…
진위 여부 떠나 송구” 야 의원들 사퇴 공세에
“이름 올랐다고 사퇴할 수 없다” 거듭된 해명에도 사퇴 요구가 수그러들지 않자 이 실장은 “저도 인간이다. 경거망동할 수 없다”, “제 자존심이 용납을 안 한다”, “전혀 (돈을) 받은 바가 없는데 왜 내려가냐”며 억울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이 이 실장에게 사건 경위를 물어본 사실도 확인됐다. “비서실장이 성완종 리스트에 거명된 것을 보고 박 대통령은 뭐라고 했느냐”는 김광진 새정치연합 의원의 질문에, 이 실장은 “‘이름이 났는데 어떻게 된 것이냐’ 정도로 물으셨고, (나는) ‘전혀 금전 관계가 없다’고 답변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비서실장은 믿겠다’고 하고 끝났느냐”는 질문에 대해 “그렇다”고 답했다.
이 실장은 성 전 회장이 숨지기 직전 <경향신문> 인터뷰를 통해 남긴 주장에 대해서도 강하게 부인했다. 그는 ‘이 양반(이 실장)도 개인적으로 가깝게 지내는 사람’이라는 성 전 회장의 말에 “안 지가 30년 되는 사이”라면서도 “금전이 왔다 갔다 한 사이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또 성 전 회장이 “아이고 뭐, 뭐, 하면 그 사람 물러날 텐데”라며 이 실장이 비리에 연루된 것처럼 표현한 데 대해선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자기를 구제해줄 수 있다고 판단했는데 제 반응이 그렇지 않아 인간적으로 섭섭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성 전 회장이 죽기 직전에 거짓말을 했겠느냐’고 야당 의원들이 지적하자, “저한테 돈을 줬다면 죽기 직전에 (인터뷰를 통해) 돈을 줬다는 얘기를 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최근 중남미 순방을 마치고 돌아온 박근혜 대통령이 인두염과 위경련 증세로 치료중인 사실을 밝힌 청와대의 ‘와병 브리핑’에 대해선 “시시콜콜한 병명까지 나간 것에 대해 저도 잘된 ‘보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청와대의 홍보 행태를 스스로 비판하는 듯한 입장을 밝혔다.
서보미 기자 spring@hani.co.kr
[관련 영상]성완종 리스트, 검찰은 ‘장부’가 무섭다 / <한겨레TV> 불타는 감자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이 1일 오전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한 가운데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한테서 돈을 받았는지에 대한 의원들의 질의가 있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믿겠다고 하고 끝나” “성완종 안 지 30년…
진위 여부 떠나 송구” 야 의원들 사퇴 공세에
“이름 올랐다고 사퇴할 수 없다” 거듭된 해명에도 사퇴 요구가 수그러들지 않자 이 실장은 “저도 인간이다. 경거망동할 수 없다”, “제 자존심이 용납을 안 한다”, “전혀 (돈을) 받은 바가 없는데 왜 내려가냐”며 억울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이 이 실장에게 사건 경위를 물어본 사실도 확인됐다. “비서실장이 성완종 리스트에 거명된 것을 보고 박 대통령은 뭐라고 했느냐”는 김광진 새정치연합 의원의 질문에, 이 실장은 “‘이름이 났는데 어떻게 된 것이냐’ 정도로 물으셨고, (나는) ‘전혀 금전 관계가 없다’고 답변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비서실장은 믿겠다’고 하고 끝났느냐”는 질문에 대해 “그렇다”고 답했다.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남긴 증언에 대한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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