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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이병기 140회·김기춘 40회 성완종과 통화…새 의혹 불거져

등록 2015-04-21 21:42수정 2015-04-22 09:13

‘성완종 리스트’ 나머지 7명은
이병기 “난 오는 전화 다 받아” 해명
성 전 회장, 김기춘 집 배회 기록
‘홍준표·유정복·서병수 국회출석’
새정치, 새누리와 협상 중
이완구 국무총리가 지난 20일 사의를 표명하면서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 사건’과 관련한 의혹의 초점은 김기춘·이병기 등 전·현직 청와대 비서실장에게도 옮겨가는 모양새다.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과의 친분을 일축해온 두 사람이 최근 1년 동안 성 전 회장과 각각 140여차례와 40여차례 전화 통화를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의혹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영록 새정치민주연합 수석대변인은 2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성완종 전 회장이 최근 1년 동안 이병기 비서실장에게 140여차례나 전화를 한 사실이 드러났다”며 “이 실장이 주일대사와 국가정보원장을 거쳐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자리를 옮기는 기간에 걸친 착·발신 기록은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한 궁금증을 키운다”고 말했다.

이 실장은 이에 대해 <한겨레>와의 전화 통화에서 “나는 모르는 사람이 전화해와도 다 받는 사람”이라며 “최근 성 전 회장 전화는 (경남기업에 대한 검찰) 수사와 관련한 이야기였다”고 말했다. 이 실장은 이어 “성 전 회장에게 자신이 결백하고 시중에 오해가 있다면 검찰 수사에 당당하게 임해 사실을 밝히는 게 좋겠다고 했고, (나는) 검찰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설명했다”고 덧붙였다.

이 실장은 ‘성완종 리스트’ 인물 8명 가운데 유일하게 수수 금액이 명시돼 있지는 않다. 하지만 이완구 총리가 사의를 표명한 이유 중에는 ‘수사 대상이 수사 보고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 논란이 된 사실에 비춰볼 때, 이 실장 역시 청와대 민정수석실 등을 통해 수사 진행 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비서실장직 유지가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10만달러 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도 “비서실장이 된 이후 성 전 회장을 만난 적이 없다”고 말했으나, 비서실장이던 2013년 워크아웃을 전후해 두차례 성 전 회장과의 만찬 기록이 나온 데 이어 최근까지 40여차례 통화를 했다는 검찰 수사 내용 일부가 전해지면서 거짓해명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또 성 전 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기 전 김 전 실장의 집 근처를 배회했다는 경찰 기록도 나왔다.

야당은 ‘측근을 통해 1억원을 전달했다’는 구체적인 진술이 나온 홍준표 경남도지사와 각각 3억원과 2억원 수수 의혹을 받는 유정복 인천시장과 서병수 부산시장에 대해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출석을 요구하고 있다. 또 7억원 수수 의혹을 받는 허태열 전 청와대 비서실장에 대해서도 국회 운영위원회 출석을 요구하고 있다. 야당은 성 전 회장이 2억원을 건넸다고 지목한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에 대해서는 아직 특별한 압박을 하지 않고 있다.

홍준표 지사는 21일 도의회에 참석해 관련 사실을 부인하면서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되었다는 그 자체만으로 거듭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그는 이날 출근길에 거취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임명직이 아닌) 선출직이 재판이 확정될 때까지 거취 표명을 하는 사람이 있는가”라며 “그 이야기를 하는 것이 불쾌하다”고 언급했다.

김경욱 이정애 기자 dash@hani.co.kr

[관련 영상] 이완구와 홍준표, 검찰의 선택은? / 법조예능 불타는 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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