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 “‘친박실세’에 의한 ‘비리게이트’…사과 필요”
정의당 “책임 회피하는 유체이탈 화법 안 변해 유감”
정의당 “책임 회피하는 유체이탈 화법 안 변해 유감”
남미를 순방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이완구 국무총리의 사의 표명을 보고 받은 뒤 “매우 안타깝고, 총리의 고뇌를 느낀다”고 말한 것과 관련해 야당은 ‘유체이탈 화법’이라며 비판했다.
앞서 페루를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이완구 국무총리의 사의 표명을 보고 받은 뒤 “매우 안타깝고, 총리의 고뇌를 느낀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의 서면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이 일로 국정이 흔들리지 않고, 국론분열과 경제 살리기의 발목을 잡지 않도록 내각과 비서실은 철저히 업무에 임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검찰은 정치개혁 차원에서 확실히 수사해서 모든 것을 명백히 밝혀 내 주기 바라고 지금 경제 살리기가 무엇보다 시급한 만큼 국회에서도 민생처리에 협조해 주시길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새정치민주연합 박완주 원내대변인은 21일 오전 현안브리핑에서 “지난 열흘 동안 국가를 뒤흔들고 있는 ‘성완종 게이트’ 사건의 핵심은 이완구 총리의 사퇴도 홍준표 경남지사의 검찰수사만이 아니다. 무엇보다 사건의 핵심이자 본질은 ‘친박실세’에 의한 ‘비리게이트’라는 점이다. 때문에 우선 박근혜 대통령의 책임 있는 사과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 원내대변인은 “박근혜 정권 3인방, 박근혜 캠프 3인방의 비리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께서 일말의 도덕적 책임감을 느낀다면, 남일 얘기하듯 검찰수사를 엄정히 촉구하는 유체이탈 화법을 쓸 것이 아니라 국민 앞에 진심어린 사과와 함께 공정한 수사를 지휘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같은 당 전병헌 최고위원도 원내대책회의에서 “박 대통령이 이 총리의 고뇌를 이해한다고 말했다는 것은 매우 유감”이라며 “대통령이 먼저 살펴야 하는 것은 피의자 신분이 된 총리의 심기가 아니라, 걱정하는 많은 국민들의 심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적절한 시기에 부적절한 조치를 하고 출국한 대통령은 이런 상황에 최소한의 사과를 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정의당 김종민 대변인은 박 대통령이 이 총리 사의 소식에 “매우 안타깝고, 총리의 고뇌를 느낀다”고 말한 것을 언급하며 “책임을 회피하는 유체이탈 화법은 변하지 않은 거 같아 매우 유감스럽다”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박 대통령은 최단기 총리를 배출했다는 수치심이 없는가, 총리후보자 포함 4명이나 낙마시킨 자신의 인사에 대해 아무런 반성이 없는가”라고 반문하며 “부정부패 총리의 사의에 대해 고뇌를 운운할 만큼 한가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쓴소리를 했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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