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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이완구 “잦은 전화? 국회의원 같이 해서…” 궁색한 해명

등록 2015-04-20 13:36수정 2015-04-20 19:03

출근길에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는 이완구 국무총리.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출근길에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는 이완구 국무총리.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성완종 전 회장과 210여 차례나 통화한 이유 물으니
“1년 동안 의정 활동 함께 했다”도 실제로는 4개월뿐
이완구 국무총리가 지난 9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과 수시로 전화통화를 했다는 검찰 수사 내용이 일부 언론에 보도된 데 대해, 이 총리는 20일 성 전 회장과는 “국회의원을 같이 했던 사이일 뿐”이라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국회의원을 같이 해서 일 때문에 주로 통화를 했을 뿐, 친밀한 사이는 아니었다는 해명이다.

이 총리는 20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들이 성 전 회장과의 통화 사실에 대한 입장을 묻는 기자들에게 “(이미) 다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이 성 전 회장의 통화기록을 조회한 결과 지난해 3월부터 1년 동안 자신과 210여차례 전화통화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언론 보도를 부인하지 않은 채 “국회의원을 같이 했고, 1년인데, 하여튼 그건 나중에 애기합시다”라고 말했다.

이 총리는 이날도 자신과 성 전 회장의 인연에 대해 ‘1년’이라고 말했다. 1년여 기간 동안 업무 관계로 통화를 210여차례 한 것은 결코 많은 횟수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두 사람이 실제 국회의원으로 함께 일했던 기간은 이 총리가 재선거로 19대 국회에 들어온 2013년 4월부터 성 전 회장이 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잃은 6월까지 14개월이다. 이 총리는 성 전 회장 사망 이튿날인 지난 10일에도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이 총리와 성 회장은 19대 국회 당시 1년 동안 함께 의정활동을 한 것 외에는 개인적으로 친밀한 관계가 아니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210여차례의 통화 기록은 1년 동안 이틀에 한 번 이상 통화를 시도해야 나올 수 있는 수치다.

이 총리의 이날 발언과 관련해, 총리실 관계자는 ‘사견’을 전제로, “(두 사람이 국회의원을 하면서) 겹치는 기간이 있다. 겹치는 기간을 전후한 1년 동안 통화한 게 200회”라며 “친분이 없다면서 왜 통화를 200차례 했느냐는 (의문이 제기되는) 건데, (국회의원 활동 이외엔 친밀한 관계가 아니었다는) 취지에는 전혀 안 맞거나 그런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완구 총리 출근 (오전 8시49분 정부서울청사 1층)

-성완종과 200여차례 통화했다는데 할 말 있으신지?

“자, 다 말씀드렸어요. 고생들 해요”

-관련보도 부인하나?

“하하… 밀지 말고, 국회의원을 같이 했고, 1년인데, 하여튼 그건 나중에 애기합시다.”

△총리실 공보실 관계자 (총리 청사 입장 직후 기자들에게)

-210여차례 성완종 통화했다는 보도, 확인할 수 있나?

“검찰이 통화기록을 확인했다니까, 그건 그 사실을 부인하고 그럴 건 아니잖아. 통화기록에 그렇게 나왔으면 그렇겠구나 하고 생각하시겠지. 문제는 200차례 통화했는데 왜 친분이 없느냐 이 부분일 텐데, 그 부분은 이렇게 보면 된다. 총리께서 지지난 금요일 뭐라고 했느냐면 ‘국회의원 1년 한 거 말고는 친분이 없다’고 했다. 통화기록은 언제인가? 국회의원 할 때 그쯤 아닌가?”

-언론 보도에선 겹친 건 4개월 뿐이라고 나온다.

“그때만 통화하고, 성완종 국회의원 그만두면 딱 관두진 않았겠지. 전후해서 통화했겠지만.”

-겹친 4개월 전후한 기간엔, 이 총리의 선거(2013년 충남 부여·청양 국회의원 재선거)도 포함되는데?

=“그때(선거 때) 통화가 진짜 이뤄졌는지 얘기하기 어려운 상황이잖나. 그 부분은 기자도 확인하기 어려운 부분이잖아요.”

-총리가 확인해주면 되시지 않나. 그걸 확인해달라고 물어본 것인데.

=“(잠시 침묵 뒤) 국회의원 1년 한 거 이외는 친분이 없다고 했고, 국회의원 포함해서 그때 전화통화가 이뤄졌겠지. (성 전 회장이 당시) 도당위원장도 하고 (이 총리는) 원내대표, 비대위원장도 했으니까. 또 선거법 위반 등 관련해서 전화가 오고간 것 같다고 그러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그런 거 전후해서 통화가 있었겠죠. 전체적으로 그런 맥락이니까, 그날 얘기한 걸 보면, 이 취지에는 전혀 안 맞거나 그런 게 아니잖아요.”

-정말 궁색하시다. 친분 있었던 기간이 1년인데 210여차례 통화했다면, 이틀에 한번씩 통화한 것이다. 같은 국회의원끼리 이틀에 한번씩 통화하지 않는다.

“전화한다고 다 (통화가) 되나. 부재중 통화도 한 20%쯤 되는 것 아닌가. 그런 정도로 이해하시면 될 것 같다.”

-이게 총리 본인의 견해인가?

“이건 나의 해석이지. 총리한테 (기자들이) 여쭤봤는데 답변 않고 들어갔다 해서, 내가 궁금한 거 있으면 설명해야 할 것 같아서 온 것이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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