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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인맥 저수지’ 충청포럼엔…내로라하는 인사만 100여명

등록 2015-04-17 19:59수정 2015-04-19 13:44

박병석·정운찬·정진석 등 참여
전국 10곳에 지부 회원수 3500명
제2의 충청향우회로 급성장
장학사업과 연계해 영향력 확장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정운찬 전 국무총리, 정진석 전 국회 사무총장, 박병석 전 국회 부의장, 서영제 전 대구고검장, 전옥현 전 국정원 1차장, 최수현 전 금융감독원장, 노대래 전 공정거래위원장, 신각수 전 주일본 대사, 이인제 정우택 이명수 박성효 김동완 김태흠 새누리당 의원, 김영환 전병헌 양승조 박완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만들었던 ‘충청포럼’에는 이처럼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정관계 주요 인사들만 줄잡아 100명 가까이 포진해 있다. 충청포럼 ‘회원’으로 거론되고 있는 이들은 한결같이 “1년에 한 두번 모여 화제가 되는 사람들을 불러 강연을 듣고 밥먹는 모임이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제2의 충청향우회’나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초등학교 중퇴로 학맥이 두텁지 못했고, 이를 늘 아쉬워했던 성 전 회장은 이 충청포럼을 자신의 인맥을 넓히는 도구로 최대한 활용해왔다.

성 전 회장이 충청포럼을 만든 건 대아그룹 회장 시절인 지난 2000년이다. 충청포럼 등기 내역을 보면, 황우석 박사와 김현일 충북언론인연합회장, 윤종웅 전 진로 대표이사, 송현승 전 <연합뉴스> 사장 등 유력 인사들이 이사로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10여년이 흐른 지금, 충청포럼은 전국 10개 지부, 100여개 지회, 회원 3500명의 거대 모임이 됐다.

충청포럼은 여야를 막론해 충청권 지역 국회의원이나 충청권 출신 정관계 인사들을 회원 가입 대상으로 삼았고, 특히 충청 출신 중앙언론사 간부나 충청지역 지방언론사 간부들을 적극 영입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정치인이나 공직자, 언론인 등 유력인사들은 회원 가입 신청없이 ‘초청’ 형식을 통해 모임에 참여시켜와 어떤 경우는 본인도 모르는 새 충청포럼에 가입된 경우도 적지 않다. 충청 출신의 한 수도권 3선 의원은 “가입신청서를 보내놓고 답이 있든 없든 회원 명단에 올려놓았다”며 “특별한 날이면 충청포럼 이름으로 선물이나 화분 같은 걸 보내왔던 걸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일반인에게도 문을 열어두고 있다. 회원 가입은 충청 출신이어야 한다는 조건 외에는 특별한 게 없다. 충청포럼의 한 관계자는 “중앙회와 지부, 지회 등 조직 체계는 갖췄지만, 주로 고향 지인의 소개 등을 통해 알음알음 회원으로 가입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지부·지회 활동은 50~60명의 운영위원들을 중심으로 이뤄지는데, 각 지부·지회는 산악회 등 지속적인 친목 활동을 중심으로 이뤄진다는 게 이 관계자의 말이다. 운영위원들에겐 성 전 회장이 만든 서산장학재단이 지급하는 장학금 추천권 등이 주어진다.

충청포럼 운영위원이기도 한 수도권의 한 시의원은 “매년 각 지부별로 5000만원씩 장학금을 지급했는데, 장학금 수혜자를 찾는 게 운영위원이 하는 주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지역주민들의 마음을 얻어야 하는 정치인들에겐 장학금 추천권이 상당히 매력적인 수단이 된다.

이처럼 성 전 회장은 명망가들을 이사 등으로 내세우거나 포럼 행사에 참여시키는 방법으로 조직을 띄우고, 서산장학재단 등의 장학사업과 연계해 전국적으로 충청포럼의 영향력을 키워온 것으로 보인다.

충청권의 한 의원은 “서산장학재단을 통해 장학금을 받은 사람이 1990년대부터 2만명이 넘는다고 한다. 그 가족까지 치면 인원이 얼마냐. 이런 이들이 서산·태안 쪽 여론을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관련영상] 이완구와 홍준표, 검찰의 선택은? / 법조예능-불타는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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