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외교 비리에 연루됐다는 의혹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8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최근 검찰조사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김한길·이해찬 등과 친분
충청포럼 참여한 의원들
“특별한 관계 아니다” 선그어
충청포럼 참여한 의원들
“특별한 관계 아니다” 선그어
‘마당발’로 꼽히는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은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에 오른 친박계(친박근혜계) 의원 중심의 여권 인사들뿐 아니라, 야권 인사들과도 상당한 관계를 맺는 등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성완종 리스트’에 야당 의원들이 포함됐다는 설에 새정치민주연합이 ‘물타기’라고 즉각 반발하면서도, 쉽게 안심하지 못하는 분위기가 흐르는 것도 성 전 회장의 전방위적 인맥관리 때문이다.
제이피(JP·김종필)의 오른팔로 불리던 성 전 회장은 1997년 대선을 앞두고 전격적으로 이뤄진 디제이피(DJP·김대중+김종필) 연합을 계기로 야당 인사들과 친분을 맺기 시작했다. 디제이피 연합을 논의할 때 협상 파트너였던 것을 인연으로 김한길·이해찬 의원과 만남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일보>가 공개한 성 전 회장 일정표에는 김 의원과 자주 만난 것으로 되어 있다. 김 의원은 성 전 회장이 목숨을 끊기 전날인 지난 8일 저녁 성 전 회장과 만나 함께 냉면을 먹으면서 괴로운 심정에 대한 토로를 들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의원은 “성 전 회장과의 관계가 정치적이 아닌 인간적 관계였기 때문에 만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 전 회장은 이해찬 의원과도 친분을 유지해 2012년 6월15일 충청권 명사 모임인 ‘백소회’가 개최한 이해찬 당시 민주통합당 대표 당선 축하행사에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 전 회장이 2000년에 창립한 충청포럼의 행사에는 충청에 지역구를 둔 의원들이나, 충청이 고향인 야당 의원 상당수가 참여한 바 있다. 김영환·박병석 의원과 전병헌 최고위원, 양승조 사무총장 등이 충청포럼 행사나 모임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사자들은 충청포럼 활동 자체에 대해 부인하지는 않고 있지만 “특별한 관계가 아니다”라며 선을 긋고 있다. 한 충청권 의원은 “충청포럼에 나가긴 했지만 특별한 관계는 아니었다”며 “평소 사람을 챙긴 건 경남기업 문제 때문이었을 것이다. 야당 의원에게 돈을 줄 이유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밖에 충남 공주를 지역구로 둔 박수현 새정치연합 의원은 “성 전 회장이 후원자를 소개해줘 500만원의 정치후원금을 받아 정상 회계처리를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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