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모델링하기 전의 국회 의원회관. 지난 2011년 홍준표 경남지사가 이 건물 7층에서 돈을 받았다는 윤아무개 전 경남기업 부사장의 증언이 나왔다. <한겨레> 자료사진
성완종 리스트 파문
18대 총선때는 친박연대 참여
18대 총선때는 친박연대 참여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윤아무개(52) 전 경남기업 부사장을 통해 홍준표 경남지사에게 1억원을 건넸다고 지목한 시점은 2011년 한나라당 전당대회가 치열하게 치러지던 시점이다. 이듬해 19대 총선(2012년) 공천권을 쥘 수 있는 당대표 선거였던 만큼 ‘친이’(친이명박)계와 ‘친박’(친박근혜)계가 주도권을 두고 격렬한 다툼을 벌였다.
당시 경선에는 홍준표 지사를 비롯해 권영세, 나경원, 남경필, 박진, 원희룡, 유승민 후보가 출마했고, 친박계의 측면지원을 받은 홍준표 당시 후보가 25.5%의 득표율로 당대표에 올랐다.
성 전 회장은 지난 9일 스스로 목숨을 끊기 전 <경향신문>과 한 인터뷰에서 돈을 준 이유로 “공천받으려고 한 것도 아니고, 아무 조건 없이 그렇게 했다”고 설명했지만, 정치권 안팎에서는 성 전 회장이 2012년 공천을 노리고 홍 지사 쪽에 돈을 전달했을 거란 분석이 우세하다.
홍 지사에게 성완종 전 회장의 돈을 전달한 것으로 거론되는 윤 전 부사장은 2010년 경선과 2011년 경선 모두 홍 지사 캠프에서 활동했다. 2010년 경선에서는 홍 지사 캠프의 공보특보로 활동했고, 2011년 경선에서는 공식 직함 없이 외곽에서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부사장은 돈을 건넬 2011년 당시에는 경남기업의 사외이사를 맡았고 있었다. 성 전 회장과 홍 지사 양쪽에 몸담고 있던 셈이다. 윤 전 부사장은 2010, 2011년 홍 지사를 도운 뒤 이듬해 경남기업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한 중앙 일간지 정치부 차장을 끝으로 정치권으로 향한 윤 전 부사장은 18대 총선 때는 ‘친박연대’에서 활동하며 ‘친박’ 관련 책을 내기도 했다. 이때 ‘친박’ 좌장인 서청원 새누리당 최고위원과 관계를 맺은 것으로 전해진다.
홍 지사는 지난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씨는 제 경선을 도와준 고마운 분이지만 제 측근이 아니고 성완종씨 측근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김경욱 기자 da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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