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대선자금 박근혜 대통령 수사 및 이완구 총리 사퇴 촉구 기자회견이 15일 오전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앞에서 열려 한국진보연대 회원 등 참가자들이 이완구총리, 이병기비서실장 사퇴를 촉구 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성완종 리스트 파문
성 전회장 운전기사 ‘목격’ 밝혀
다른 측근도 “동승 수행원이 옮겨
들어보고 음료수 아니란 것 직감”
“이총리 출판회때 500만원” 증언도
성 전회장 운전기사 ‘목격’ 밝혀
다른 측근도 “동승 수행원이 옮겨
들어보고 음료수 아니란 것 직감”
“이총리 출판회때 500만원” 증언도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2013년 4·24 재선거를 앞두고 있던 이완구 총리에게 선거자금으로 3000만원을 줬다는 의혹을 뒷받침하는 정황과 측근들의 증언이 속속 나오고 있다. 성 전 회장이 2012년 1월 당시 이 총리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500만원을 냈다는 증언도 추가로 나오면서 이 총리가 성 전 회장에게서 적어도 3500만원을 받은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정성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15일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이완구 총리가 2013년 재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이후 선거 지원에 대한 답례 차원에서 국회 앞 중식당 ‘외백’에서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과 단독으로 만났다는 제보가 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해 정 의원실 관계자는 <한겨레>에 “재보궐선거 후보 등록일이던 2013년 4월4일 이완구 당시 후보가 충남 부여의 선거사무소 칸막이방에서 성 전 회장과 독대했으며, 이후 5월 중하순께 서울 여의도 국회 앞 3층 중식당 ‘외백’에서 선거 지원에 대한 답례로 두 차례 독대를 했다는 구체적인 제보를 입수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총리는 답변에서 “선거에서 당선돼 국회의사당에 돌아온 뒤 충청권 의원들을 모신 적이 있지만, 특정 의원(성완종)을 만나지 않았다”고 부인했고, 4월4일 만남에 대해서도 “선거 후보 등록 첫날이어서 사무실이 (사람들이 몰려) 입추의 여지가 없어 (만난) 기억이 없다. 돈을 받은 사실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이 총리의 답변을 반박하는 성 전 회장 측근들의 증언이 이날 각종 언론을 통해 잇따라 제기됐다. 성 전 회장이 2013년 4월4일 당시 재선거에 출마한 이완구 총리를 만나기 위해 부여의 선거사무소를 방문할 때 동행한 운전기사 여아무개씨는 15일 <엠비엔>(MBN)과의 인터뷰에서 3000만원이 담겼다는 문제의 ‘비타 500’ 박스가 차 트렁크에 실려 있는 걸 직접 목격했다고 밝혔다. 여씨는 “그때 (비타민 음료 박스를) 우리 차에 갖고 있었다”며 “따로 (수행 직원) 하나가 따라갔으니까 아마 그 친구가 (음료 박스를 성 전 회장과 이 총리가 있는 자리에) 올렸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앞서 성 전 회장은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난번 재보궐선거 때 선거사무소 가서 이 양반(이 총리)한테 3000만원을 현금으로 주고 왔다”고 주장한 바 있다.
성 전 회장의 또다른 측근도 이날 <서울신문>과의 전화 통화에서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이 인사는 “그때는 2013년 4월4일로 당시 충남도청 신청사 개청식 직후 (성 전 회장을) 이 총리의 부여 선거 사무소로 모시고 갔다”며 “차에 비타 500 한 박스가 있었는데 동승한 수행원이 회장님 지시로 박스를 챙겨 사무실로 올라가 두고 내려왔다”고 말했다. 이 측근은 “박스에 테이핑이 돼 있어 안을 보지는 못했다”면서도 “(박스 무게를) 들어보면 알지 않나. 안에 담긴 게 음료수가 아니라는 것을 직감했다”고 말했다.
성 전 회장이 이 총리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500만원을 냈다는 증언도 나왔다. 경남기업 전직 간부는 이날 <제이티비시>(JTBC)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직원이 (이 총리의) 출판기념회에 500만원을 냈다”며 “성 전 회장이 다른 출판기념회에 낸 것보다 더 많은 금액이었다”고 말했다. 이날 드러난 의혹들을 종합하면, 성 전 회장이 이 총리에게 줬다는 돈은 최소 3500만원에 이른다.
김경욱 이정애 기자 da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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