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리스트 파문
새정치 “이총리, 재선거 당선 뒤
선거지원 답례 차원서”
새정치 “이총리, 재선거 당선 뒤
선거지원 답례 차원서”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이완구 총리에게 선거자금으로 3000만원을 줬다는 2013년 4월4일 당시 두 사람이 선거 사무실에서 따로 만난 사실을 확인해 주는 제보가 있다는 야당의 주장이 제기됐다. 이완구 총리는 관련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면서, 오히려 ‘성완종 리스트’ 수사가 “대단히 복잡하고 광범위한 측면에서 수사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혀 야당도 성 전 회장과 연루된 듯한 의혹을 우회적으로 제기했다.
정성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15일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이완구 총리가 2013년 재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이후 선거 지원에 대한 답례 차원에서 국회 앞 중식당 ‘외백’에서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과 단독으로 만났다는 제보가 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해 정 의원실 관계자는 <한겨레>에 “재보궐선거 후보 등록일이던 2013년 4월4일 이완구 당시 후보가 충남 부여의 선거사무소 칸막이방에서 성 전 회장과 독대했으며, 이후 5월 중하순께 서울 여의도 국회 앞 3층 중식당 ‘외백’에서 선거 지원에 대한 답례로 두 차례 독대를 했다는 구체적인 제보를 입수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총리는 “선거에서 당선돼 국회의사당에 돌아온 뒤 충청권 의원들을 모신 적이 있지만, 특정 의원(성완종)을 만나지 않았다”고 부인했고, 4월4일 만남에 대해서도 “선거 후보 등록 첫날이어서 사무실이 (사람들이 몰려) 입추의 여지가 없어 (만난) 기억이 없다. 돈을 받은 사실도 없다”고 말했다. 또 별다른 친분이 없다던 성 전 회장과 2013년 이후 23차례나 만난 데 대해서는 “원내대표이자 비대위원장으로 선거법 문제와 지난해 지방선거 공천 문제 때문에 봤을 뿐”이라며 “한 달에 1~1.5회 만나는 건 그렇게 많은 게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 총리는 또한 이날 대정부질문에서 이미경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으로부터 총리직 사퇴 요구를 받고 “고인과 친하지 않았지만 (성 전 회장이 불법 정치자금을 뿌린다는 소문을) 대충 듣고는 있다. 그래서 평소 예사롭지 않게 생각했고, 가끔 동료 의원에게 ‘가능하면 (성 전 회장을) 조심하면 좋겠다’고 조언했다”며 ‘성완종 리스트’ 수사가 “대단히 복잡하고 광범위한 측면에서 수사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총리의 이런 발언에 대해 이미경 의원은 “검찰 수사가 제대로 될지 걱정하게 만드는 발언”이라고 질타했고, 야당 의원들 다수도 고성을 지르며 거세게 항의했다.
이 총리는 야당 의원들의 거듭되는 의혹 제기에 “남 얘기라고 함부로 하면 안 된다. (당신도) 언제 어떤 입장에 처할지 모른다”며 강경하게 맞받아치기도 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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