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 페이스북 갈무리
새누리 최고중진 연석회의에서 자진 사퇴 촉구했는데
“반론 없으면 당 지도부도 내 말이 맞다는 거 아니냐”
“대통령도 입 다물고 있지 말고 유감 표명해야” 요구도
“반론 없으면 당 지도부도 내 말이 맞다는 거 아니냐”
“대통령도 입 다물고 있지 말고 유감 표명해야” 요구도
새누리당 비박(비박근혜)계 이재오 의원은 15일 친박(친박근혜) 핵심들이 포함된 ‘성완종 리스트’와 관련해 리스트에 이름이 오른 8명 전원의 공직 또는 당직 사퇴를 요구했다. 스스로 거취를 정하지 않으면 당이 나서 출당이나 제명 등 엄정한 조처도 검토해야 한다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 연석회의에서 “내일(16일) 대통령이 외국에 가는데 대통령이 없는 동안 직무 대행자가 있어야 한다. 총리가 부패 문제로 수사를 받느냐 마느냐 하는데 그 총리가 대통령 직무 대행을 할 수 있겠냐”며 “총리는 사실 여부를 떠나, 정치적으로 국정에 막중한 책임이 있다고 한다면 총리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럴 때를 대비해 부총리를 두 명이나 두지 않았나. 부총리가 총리 대행을 하면 된다”면서 “대통령이 외국에 가기 전에 부담을 줄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 의원은 “(리스트에 오른) 본인들이 거취를 결정하지 않으면 당이 이들에게 엄혹한 대처를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는 “이 리스트에 대해 막연하게 ‘검찰 수사를 지켜보자’ ‘특검으로 나중에 간다’, 이렇게 하면 지금까지랑 똑같다. 그러면 아무도 새누리당을 믿지 않는다”면서 “(이 총리의 거취 문제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결정을 못 하면 의원총회를 열든지 원내대책회의를 하든지 당의 공식적 의결을 거쳐 이번에야말로 부패 문제에 대해 엄혹한 대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16일 남아메리카 순방을 앞두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한테도 이번 사건에 유감을 표할 것을 요구했다. 이 의원은 “대통령 최측근들이 무려 7명이나 스캔들에 관계돼 있는데, 대통령이 입을 다물고 있다는 것은 옳지 않다”면서 “‘나를 위해 일했던 사람들로서 이런 일에 관계됐다는 건 매우 유감이다. 검찰이 진실을 밝히기 바란다’는 정도는 얘기하셔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 의원은 회의가 끝나고 나온 뒤 기자들과 만나 “오늘 최고중진회의에서 내가 이야기를 했는데 다른 의원들이 ‘나는 반대’ ‘아니다’ 같은 반론이 있었다면 추가 논의가 있었겠지만 내 이야기에 아무도 반론을 안 하면, 내 말이 맞다는 거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새누리당 의원들이 암묵적 동의한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당 지도부도 그런 입장과 같다. 뭐 이런 것 아니겠습니까”라고 덧붙였다.
성완종 리스트에 오른 여권 인사는 이완구 국무총리, 새누리당 홍문종 의원, 서병수 부산시장, 유정복 인천시장, 홍준표 경남지사,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 김기춘·허태열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다.
정혁준 서보미 기자 june@hani.co.kr
아래는 이 의원이 15일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 모두 발언내용. 이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facebook.com/jaeohyi.joy/posts/822304577852522) 아래 내용을 공유했다.
제가 한달 만에 나왔다. 지난번에 총리 담화 발표하고 나서 한 달 만에 나왔는데 착잡한 심정을 말씀드리겠다. 지금 당정청이 공동으로 위기에 처했다. 당은 당적을 가진 또 당의 공천을 받은 사람들이 이번 부패 리스트에 올라있고, 정은 총리가 스스로 말했듯이 막중한 책임이 있는 그 자리에 있는 총리가 부패혐의에 연루되어 있고, 청은 대통령과 가장 가까운 사람들이 부패에 연루되어 있다. 사적으로는 모르겠지만 공적으로는 비서실장 세 사람, 그리고 지난 대선 때 선거를 지휘했던 선대본부의 주요간부 세 사람. 이것은 대통령으로 하여금 매우 곤혹스러움을 떠나서 위기에 처해있다고 봐야겠다. 사실 여부는 검찰이 가릴 것이지만 국민의 정서는 검찰에서 사실 여부를 가리기전에 국민들의 분노와 좌절감의 표출은 이미 정치권을 휘감고 있다. 이런 국면에서 당과 정부와 청와대가 국민들의 가슴을 풀어주는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으면 저는 국정이 매우 위기라고 생각한다. 부패척결은 해야 한다. 부패척결은 언제든지 해야 한다. 그러나 부패라고 하는 것은 없는 것을 있게 만들 수도 없고 있는 것은 없게 만들 수도 없다. 경제는 창조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부패는 창조할 수 없다. 있는 것은 있는 그대로 없는 것은 없는 그대로 하는 것이 부패척결이다. 그리고 부패척결은 무슨 목표와 기한을 정해놓고 하는 것이 아니라 민주주의 국가에서 국정의 일상 업무다. 정권을 잡고 정권이 끝날 때까지 언제든지 부패를 척결해야지 무슨 기한을 정해놓고 대상을 정해놓고 부패척결 한다는 것은 이것은 누가 봐도 정치적 의도로 밖에 해석이 안 된다. 저는 부패척결에 대해 대통령의 의지를 높게 평가한다. 지금이야말로 부패척결에 대한 대통령의 의지가 한 번 더 확실하게 표명 되어야 할 때라고 본다. 몇 가지 안을 제시하겠다. 첫째는 리스트에 올라있는 사람들은 이제 검찰이 수사를 할 것이지만 당장 국정에 직결되는 총리문제다. 내일 대통령이 외국으로 출국하시는데 대통령이 없는 동안에 직무를 대행할 사람이 있어야한다. 직무를 대행 할 사람이 총리인데 총리가 부패로 수사를 받느냐 마느냐 하는데 그 총리가 대통령 직무대행을 할 수 있겠는가. 그러면 총리는 사실 여부를 떠나서 그것은 검찰에서 밝히면 되는 것이고 정치적으로 국정에 막중한 책임이 있다고 한다면 총리 스스로 물러나야한다. 이럴 때를 대비해서 이 정부가 부총리를 두 명이나 두지 않았는가. 부총리가 총리 업무를 대행하면 된다. 그리고 대통령이 외국가시기 전에 대통령의 부담을 줄여주어야 한다. 두 번째는 청와대에 한 말씀 드린다. 며칠 전에 대변인이 대통령의 말씀을 서면으로 브리핑 했는데 서면으로 브리핑을 하던 구두로 브리핑을 하던 대통령의 뜻이 전달 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사안의 중대성과 이 부패척결을 할 때 대통령의 의지에 비해 대통령의 최측근 사람들이 무려 7명이나 스캔들에 관계되어 있는데 대통령께서 입을 다물고 있다는 것은 저는 옳지 않다고 본다. 마땅히 내 측근이라도 혐의가 없으면 철저하게 가려라. 이것은 물론 어쩌면 검찰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수도 있겠지만 그러나 부패척결을 할 때도 그랬지 않는가. 그때도 왜 기획수사에 대한 의혹이 있는 것을 대통령이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느냐는 말이 그때도 돌았다. 근데 이것은 훨씬 더 대통령 의지를 밝힐 중요한 문제다. 마땅히 대통령께서 육성으로 국민들 앞에 나와 관련된 내 가까운 사람 또 비서실장 세 사람이나 이 부패에 관련되어 있다고 하니 진실여부는 검찰이 가리더라도 내가 썼던 사람들로 나를 위해 일했던 사람으로 이런 일에 관계되었다고 한다는 것은 매우 유감이다 검찰이 진실여부를 철저히 밝혀주길 바란다는 이정도 이야기 하셔야하는 것 아닌가. 그래야 국민이 믿고 따른다. 저는 외국 떠나시기 전에 이런 조치 있어야 한다고 본다. 다음 끝으로 당의 입장이다. 당은 보수정당은 항상 부패로 망한다. 진보정당이 분열로 망하듯이 보수는 부패로 망한다. 그래서 이것을 극복하기 위해 보수진영은 끊임없이 개혁하고 변화를 하고 새로운 것을 제안해 내고 그렇게 몸부림치는 것 아닌가. 저는 이번에 김무성 대표체제나 유승민 원내대표체제가 바로 보수정당의 깨끗한 모습,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려고 등장했다고 본다. 지금까지 우리 당이 어떻게 지내왔는가. 얼마나 많은 부패를 겪었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부패로 감옥을 갔는가. 그러나 그때도 아무런 일이 없다는 듯이 그때그때 미봉책으로 끝나지 않았는가. 이번에는 그럴 수 없다. 설사 성완종 리스트가 더 공개가 되어 우리 정치인들이 한사람밖에 안 남는다 하더라도 이번엔 당이 이 리스트에 대해 막연하게 검찰의 수사를 지켜보자, 검찰의 수사가 미진하면 특검으로 한다고 이렇게 해가지고는 지금까지 한 것과 똑같다. 국민들이 아무도 새누리당을 믿지 않는다. 이번에는 당이 일반적인 당원이 그랬다 던지 하면 문제가 적지만 이것은 당과 정부의 핵심들이다. 만약에 관계된 사람들이 스스로 거취를 정해서 당과 대통령의 부담을 줄여주지 않는다면 당은 이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 그것이 그들을 위해서도 좋고 당과 정부를 위해서도 새누리당이 말로만 부패척결이 아니고 진짜 무언가 이번 기회에 보여주는구나 하는 것을 보여줘야지 지금까지 했던 그대로 검찰을 지켜보겠다 때가 되면 말 하겠다 하면 당장 총리가 대통령 직무를 대행해야하는데 총리가 막중한 책임이 있으니 자릴 못 그만 둔다? 막중한 책임이 있으니 자리를 그만 두어야 한다. 이것을 저는 당이 최고위에서 결정을 못하면 의원총회를 열거나 원내위원장 회의를 해서 당의 공식적인 의결을 거쳐서 이번에야 말로 부패문제에 대해 엄혹한 대처를 해야 한다. 제가 이렇게 강조하는 것은 제가 국민권익위원장 할 때 부패에 대한 여론조사를 매월 하는데 항상 1번이 정치권이었다. 부패가 가장 심하다고 보는 것이 어디냐는 조사에 항상 정치권이다. 그런데 우리 정치권은 그냥 이리 와서 끝나왔지 않는가. 이번에 지도부도 결연한 의지를 가지고 있으니 이번 기회에 당은 본인들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지 않으면 당이 거취를 결정하게 하는 결정을 해야 한다. 그래서 새누리당이 큰일을 겪더니 달라졌구나 하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큰일 겪고도 똑같다면 우리 당을 왜하고 왜 선거를 하느냐 뭐하려고 개혁을 이야기 하는가. 그래서 김무성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께서 이 부분에 대해 분명하게 대처해야한다. 이것은 이완구 총리 스스로도 담화문에서 부패에 관한한 철저한 무관용 원칙에 따르겠다. 철저한 무관용 원칙이다. 남의 부패는 무관용이고 자기 부패는 관용이면 안 된다. 그래서 이번기회에 당이 정말 사즉생의 각오로 임해야한다고 본다. 끝으로 개인의 말을 트집 잡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현직 총리인데 내가 관련되면 목숨을 걸겠다는 이야기는 이것은 어쩌면 국민들에게 위협적인 발언이고 당과 검찰에 협박 비슷하게 들린다. 어떻게 목숨을 거느냐. 한 사람의 목숨을 걸고 리스트를 제공했는데 한사람은 이게 밝혀지면 목숨을 걸겠다는 이야기를 어떻게 하느냐. 목숨을 걸 일은 거기에 있는 것이 아니고 정치적 입장을 분명히 하는데 목숨을 걸어야한다. 우리가 데모를 많이 했는데 데모할 때 항상 머리에 결사항전이라고 쓰고 데모한다. 그렇게 머리에 결사항전 두르고 하는 사람들이 다 죽는가. 그 정도로 결백을 강조하는 것으로 보지만 그런 발언은 당과 대통령에게 도움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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