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1억 받았다는 2011 전당대회
공천권 쥔 대표경선 경쟁 치열
공천권 쥔 대표경선 경쟁 치열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홍준표 경남지사에게 1억원을 건넸다고 지목한 2011년 한나라당 전당대회는, ‘비계파’를 표방했던 홍준표 지사가 당권을 잡을 ‘마지막 기회’였던 선거로 평가된다.
2011년 7월 한나라당 당 대표 경선은 앞서 4월 재보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안상수 지도부가 물러난 뒤 치러진 선거다. 19대 총선(2012년) 공천권을 쥐게 될 당 대표 선거인 만큼, 친이명박계와 친박근혜계의 주도권 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됐다. 홍 지사에게 돈을 건넸다고 주장하는 성 전 회장도 2012년 총선 공천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당시 경선에는 권영세·나경원·남경필·박진·원희룡·유승민·홍준표 후보가 출마했고, 이 가운데 친박근혜계의 측면 지원을 받은 홍준표 후보가 25.5%의 지지를 받아 대표로 선출됐다. 홍 후보는 친이-친박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중립’ 이미지를 강조하면서도, “박근혜의 보완재가 되겠다”며 친박계에 적극 ‘구애’하면서 당권을 거머쥘 수 있었다.
당시 계파가 없던 홍 지사로서는 2011년 전당대회가 당 대표가 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 여기고 사활을 걸었다는 게 새누리당 내부 이야기다. 2012년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홍 지사는 계파색이 옅다는 게 강점으로 작용했고, 인지도가 높은데다 다른 후보들보다 연배나 선수 등에서 앞서 홍 지사로선 어느 때보다 당선 가능성이 높았다는 설명이다. 당시 홍 지사는 의정활동은 오래 했지만, 특정 계파에 깊게 연결되지 않은데다 다른 의원들과의 친밀감도 높지 않아 대외적 인지도와는 달리 당내 조직은 거의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앞서 2010년 당 대표 경선 당시 안상수 후보에게 조직력에 밀려 패했던 홍 지사는 이듬해 전당대회에서는 조직 동원과 세 과시에 열을 올렸던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경선을 가까이에서 지켜본 새누리당 인사는 “전국을 권역별로 묶어 유세했던 ‘비전 발표회’ 때 보면, 홍준표 캠프 쪽의 조직 동원이나 현수막 등 홍보 도구들이 가장 많아, 다른 후보 캠프에선 ‘홍 후보가 무슨 돈으로 저걸 충당하나’라고 수군대기도 했다”고 말했다.
홍 지사에게 당 대표 경선 직전인 2011년 6월 성완종 전 회장의 돈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진 윤아무개씨는 2010년 경선과 2011년 경선, 두 번 모두 캠프에서 활동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2011년에는 공식 캠프에 들어가진 않고 외곽에서 도운 것으로 전해진다.
홍 지사는 그러나 당 대표 당선 뒤, 그해 11월 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디도스 공격 사건 등 악재가 잇따라 터지자 5개월 만에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최혜정 기자 id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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