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왼쪽)와 정동영 국민모임 후보. 한겨레 이정우·강창광 기자
임종인 대변인 “2차례 특사 주도한 책임자”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참여정부 때 두 차례 특별사면을 받은 것과 관련해 국민모임 정동영 후보 쪽에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연루 의혹을 제기했다.
정동영 후보 쪽 임종인 대변인은 13일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를 통해 “비리 혐의로 처벌받은 기업인이 한 정권에서 2번씩이나 특별사면 혜택을 받았다. 성 전 회장에 대한 2번의 특별사면을 주도한 책임자가 모두 문 대표였다”며 “특히 2007년 문 대표가 비서실장 시절 이뤄진 성 전 회장의 특사는 여러 가지 면에서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특사였다. 특혜성 또는 대가성 의혹이 매우 짙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2007년 특별사면의 경우 초고속 사면이었을 뿐 아니라 성 전 회장이 스스로 상고를 포기했다는 점에서 청와대와 사전 교감이 있었던 것은 아닌지 의혹이 제기된다. 비슷한 시기 경남기업 계좌에서 5000만~1억원의 뭉칫돈이 빠져나간 점도 의혹의 근거”라고 메시지에 적었다.
그가 보낸 메시지에는 “성 전 회장의 2번의 특사 특혜에 대해 문 대표는 반드시 해명해야 한다. 또한 검찰 수사나 ‘성완종 특검’을 실시할 경우 반드시 문 대표도 조사대상자에 포함돼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었다.
이에 대해 임 대변인은 14일 <한겨레>와 통화에서 “문 대표 관련 의혹이 시중에 나돌고 있어서 몇몇 기자들에게 관련 내용을 정리해서 보낸 준 것일뿐 공식 입장을 낸 건 아니다. 단순 정보 전달 차원의 글”이라고 설명했다.
성 전 회장은 2004년 8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유죄가 확정된 뒤 9개월 만인 2005년 5월 특별사면됐다. 2007년 11월에도 ‘행담도 비리’와 관련해 배임 혐의로 2심에서 유죄를 받았지만 상고를 포기했고 이듬해 1월 특별사면 명단에 포함됐다. 두 번째 사면 때는 정부 보도자료 ‘주요 인사’ 명단에서 성 전 회장이 빠져 있어 ‘비공개 특사’ 논란도 있었다. 성 전 회장 첫 사면 당시 법무부 장관은 김승규 장관이었고, 문 대표는 민정수석이었다. 두 번째 사면 때는 정성진 법무장관이었고, 문 대표는 청와대 비서실장이었다.
김원철 기자 wonch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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